[테니스코리아= 백승원 객원기자]라파엘 나달(스페인, 3위)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그의 말을 빌리면 최악의 경우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은 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 불참도 예상된다.

1월 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엑슨모빌오픈 단식 1회전에서 2번시드 나달이 예선통과자인 34세 미카엘 베르레르(독일, 127위)에게 6-1 3-6 4-6으로 졌다.

이 경기에서 나달은 지난해 11월 받은 맹장염 수술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최근들어 자신을 괴롭힌 등과 손목 부상에서도 자유스럽지 못했다. 서브 스피드의 급격한 감소가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그의 상태는 나달이 과연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은 호주오픈에 참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경기 후 나달은 "오늘은 조그마한 부분까지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이 큰 부상 후 세 번째 투어 복귀다. 그렇기에 두어달 정도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호주오픈에 대해서는 "물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 뛰고 싶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다. 확신할 수가 없다. 하지만 대회 참가를 목표로 몸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혹시 호주오픈에 불참하게 된다면 다음 대회는 리우오픈(2월 16일 시작)과 부에노스아이레스오픈(2월 23일 시작)이 될 것이다"며 호주오픈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서 "부상 복귀 후 예전의 기량을 바로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당장 눈앞의 성적 보다는)조금 더 길게 봐야 한다. 현재 나는 '열심히 연습을 해야 해. 그리고 호주오픈을 잘 준비해야 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호주오픈에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1회전에서 질 수도 있다. 아니면 두어 경기 정도를 이길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나달은 부상 때문에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다. 먼저, 지난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등 부상으로 제기량을 펼치지 못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윔블던 16강에서는 손목 부상으로 닉 키르기오스(호주)에게 패했다. 이 때문에 나달은 강제적인 휴식기에 들어갔다.

3개월의 휴식기간 동안 나달은 북미 시리즈 마스터스 대회인 로저스컵과 웨스턴앤서던오픈에 불참했고 US오픈 타이틀을 지키는 것도 포기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10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마스터스에서는 맹장염에 걸려 1회전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양쪽 무릎의 만성적인 질환까지 더하면 나달의 몸에 성한곳이 별로 없다.

과연 나달이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부활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일찍 은퇴를 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글= 백승원 객원기자, 사진= GettyImages/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