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를 뒤에서 받는 선수도 있고 좀 더 앞에서 받는 선수도 있는데
앞에서 받는다고 새로운 기술은 아니잖음?


페더러는 보통 칩앤차지보다 딱 한발 더 앞에서 리턴하는 것 뿐인데
(보통 칩앤차지는 일반 리턴보다 앞에서 받음. 페더러는 그보다 좀 더 앞일뿐)
그게 왜 신기술인지 모르겠음. 테니스의 왕자도 아니고.

작전 자체는 좋은게, 00년대 들어오면서 변칙적인 플레이가
코트에서 사라져버림. 다들 베이스라인에서 각도빼는
스트록만 해대기때문에 요즘 선수들은 서브앤발리나 칩앤차지 대응 훈련을 거의 안함.
스트록은 90년대보다 나아졌지만 다양한 플레이에 대응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해졌음. 아무도 그런 플레이를 안하니까.

페더러는 그런 요즘 선수들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고들었음.
만약에 휴이트같은 선수에게 썼다면 그다지 효과가 없었을 거라 생각됨.
휴이트정도 세대가 네트플레이어를 상대하는 훈련과
베이스라이너를 상대하는 훈련을 동등하게 병행한 거의 마지막 세대임.

내가 90년대 선수들을 계속 칭찬하는 것도,
특성 강한 코트들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끼리 치고받았기 때문임.
요즘은 페더러 나달 빼면 거의 대부분 조코같이
각도로 조지는 베이스라이너라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뻔한 감이 있음.
다들 예상 가능한 움직임인데 누가 조금 더 파워풀하고
누가 조금 더 각을 빼는지만 차이날 뿐.

페더러는 이렇게 단조로워진 테니스판에 복고를 들고 나온거임.
물론 미친 재능을 씌워서 더 맛깔나게 만들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예전에 많은 선수들이 가끔씩 사용하던
칩앤차지의 연장일 뿐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정해진 공식대로만 쳐대면서
다양성을 포기해버린 선수들에게 큰 혼란을 안겨준거임.

일반적으로 칩앤차지의 성공률은 20~25% 정도로,
점수따면 좋고 적어도 흔들어 놓자라는 전략에서 사용하는 건데
페더러도 동일한 사상으로 사용하는 것 같지만 성공률은 훨씬 더 높음.
페더러의 미친 재능 + 상대 선수들의 대응력 부재가
이 작전의 성공률을 높였고, 마치 새로운 기술인양 취급됨.

그러면, 앞으로 다른 선수들은 페더러의 이 작전에 대응하는 훈련을 시작할까?
여기에 난 좀 회의적인데 너무 길어져서 패스.

암튼 결론.

1. 기술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2. 페더러의 재능과 현대 테니스의 단조로움이 높은 성공률의 비결.
3. 따건 잃건 포인트를 빨리 결정지어야 하는 페더러는 앞으로도 자주 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