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대작 더 글로리의 국가별 흥행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굉장히 재밌는 현상인데, 한국을 비롯해서  1~3위 안에 랭크된 나라들(베트남, 태국,대만,홍콩,일본,카타르,싱가포르, 사우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보면 WEF의 성격차지수(GGI) 순위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이른바 여혐국가(성차별국가)들이죠.

GGI의 최하위권 국가들이 랭킹에 없는 이유는 이 국가들이 넷플릭스 서비스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후진국이기 때문입니다.

(2022 GGI - 한국 99위)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가 보면,

일단 더 글로리가 '후진 드라마'라서 그렇다고 보는게 맞는거 같고요.

여기서 '후지다'라는건 작품성이나 오락성도 말고도 PC함에 있어 그렇지 못하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겜(제작비 250억)이 영미권이나 유럽에서도 통했던 이유가 스토리의 재미와 시놉시스의 기발함도 있지만 그 근간이 사회적 약자 캐릭터의 공감대 형성이 걸출했던게 이유기도 합니다. 괴물도 마찬가지죠.

다시 글로리 얘기로 와서 비교해보면, 문동은은 사회적 약자 출신이긴 한데 성인 이후는 약자가 아닙니다. 수입으로 보면 중산층이라고 해도 무방하고요. 조력자인 남주 여정은 무려 대형 병원장 아들에 의사죠.

그렇다고 여성과 남성의 성대결을 그렸느냐 이것도 아니죠.

단순히 보면 이 극의 대결구도는 여성과 여성입니다. 착한 여자와 악녀의 싸움.

딱 공중파 막장 드라마 컨셉이고 GGI 하위국들이 항상 열광하는 소재입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주인공인 것과 영화나 드라마의 기조가 약자를 배려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흔한 예로 영미권 영화에선 아동이나 동물이 죽거나 폭력을 당하는 장면의 연출은 극도로 제한이 됩니다.

존윅의 강아지가 한국에서처럼 복날 개맞듯 맞고 보신탕으로 소비되는 장면을 넣으면 훨씬 감정이입이 확실할 텐데 그렇게까지 절대 안합니다.

그런데 더 글로리는 용감무식하게도 그걸 해버렸죠. 

미성년자 동은이 고문 당하는 씬의 연출만 봐도 만든이의 의도가 드러나는 겁니다.

'응 이건 학폭반대 캠페인 아니야~ 니들 즐기라고 넣은 거야~'

중국에서 흥행 성공한  '소년적니'라는 영화가 학교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글로리와 아주 흡사한데 아마도 감독이 이 영화에서 차용을 해왔나 느껴질 정도로 끔찍하고 리얼하죠. (적어도 소년적니의 미쟝센은 정말 기술적으로 완벽해요)

그리고 이런 선정성에 환호하는 한국과 일본, 중국, 말레시아 남성과의 유대감이 생겨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포르노와 리얼리티와 예술의 관계를 전혀 모르고 있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점이죠.

그럼 선악의 대결의 보는 카타르시스냐 이것도 애매하죠.

악역 캐릭터는 사연이고 뭐고도 없는 사이코패스들- 문학적으로 따지면 너무나도 평면적인 캐릭터들이죠.

그러니 관객은 스릴러적인 트릭이나 수싸움을 즐기는게 아니고 그저 어떤 흉악범의 재판 과정을 참관하는 것 같은 수동적 입장이 됩니다. 그저 흉악범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나 어떻게 사형 집행하나 보고 싶어하는 관음적 욕구만 남게됩니다. 마스터베이션의 목적과 비슷하죠.

이런 것들이 한국과 막장드라마 선호국가들에서만 더 글로리가 인기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