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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금융권 취업준비생의 하루

느님(203.230) 2013.01.02 11:56:34
조회 381 추천 0 댓글 1


졸업이 무서운 어느 20대 청년백수의 하루
"훌륭한 인재지만 다음에…" 문자에 자존심 무너져

【서울=뉴시스】장성주 기자 = "매일같이 열심히 하고 있죠. 하지만 달라지는 게 없어요. 늘 제자리 걸음이죠. 이게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주저 앉아 울고싶은 심정이예요."

오전 6시 아직 날이 채 밝지 않아 가로등 불빛만이 거리를 메운 시각. 취업준비생 강윤석(27)씨는 자취를 하고 있는 고시원을 빠져나와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전날 내린 눈이 영하 10도의 날씨에 곳곳이 얼어붙어 빙판길로 변했다. 두꺼운 외투속에 몸을 움츠려보지만 차갑고 날카로운 칼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강씨는 넘어지지 않도록 뒤뚱거리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조용하고 정신이 맑은 오전시간엔 영어 듣기 공부가 제격이다. 2시간여 동안은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토익(TOEIC) 듣기 공부에 집중한다.

공부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강씨는 아침을 항상 학생식당에서 1900원짜리 식단으로 해결한다. 학교 밖으로 나가서 먹으면 족히 1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하는 1석2조이기 때문이다.

"1900원짜리 식단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하고 디저트로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죠. 아끼고 아껴도 한달 밥값만 20만원 정도에요. 거기에 휴대폰 사용료 5만원에 고시원 비용 40만원까지…한달에 80만원은 쓰는 것 같아요."

30분만에 밥을 먹은 강씨는 자판기 커피를 한잔하며 도서관에 마련된 경제 신문을 꼼꼼히 읽는다. 최근 '테샛(TESAT)'이라는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현상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이 자격증은 최근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하는 학생들에게 인기다.

강씨 역시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면서 이른바 '금융3종 세트'라 불리는 자격증 중 '증권투자상담사'와 '파생상품투자상담사',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은 모두 취득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여곳에 낸 입사원서는 모두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그는 며칠을 곰곰히 고민한 끝에 '스펙' 부족이 서류탈락의 원인이라고 결론내리고 토익과 자격증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서류에서 탈락도 한두번이죠. 차라리 '불합격'이라는 직접적인 통보가 나아요. '훌륭한 인재지만 다음에 다시 지원하라'는 문구를 자존감을 무너뜨려요. 대학교 진학 때 원서를 넣고 탈락했을 때보다 수십배는 더 큰 충격을 받았어요."

'토익 900점 넘기', '테샛 2급', '인턴 지원하기' 등 강씨는 자신의 목표를 적은 메모장을 책 곳곳에 붙여놨다. 그는 조금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휴대폰 배경화면까지 자신의 목표로 가득 채웠다.

강씨는 오후 내내 묵묵히 도서관 자리를 지켰다. 공부를 하며 끄적인 노트가 10장을 훌쩍 넘었다. 오후 5시가 넘어가자 지친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30분 가량 학교를 돌며 산책을 했다. '취업'이라는 길고 긴 마라톤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체력도 틈틈이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다시 학생식당에서 1900원짜리 식단으로 저녁을 해결한 한 강씨는 'AFPK' 자격증에 도전하기 위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이 자격증은 개인종합재무설계업무에 대한 국내 전문자격으로 '국제재무설계사(CFP)'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강씨는 취업에 큰 장점이 될 CFP 자격증을 따는 것이 또 다른 올해의 목표다.

오후 10시까지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킨 강씨는 짐을 챙겨 다시 고시원으로 향했다.

"새벽에 자취방을 나와 밤에야 돌아가는 '다람쥐 챗바퀴 돌 듯'한 하루하루가 지루할 정도죠. 친구나 여자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사치에요. 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를 꽉 깨물고 성공해야 한다고 다짐하곤 해요."

강씨는 최근 부모님께 용돈을 20만원 더 받기 시작해 한달에 80만원을 받는다. 지금까지 토·일요일 이틀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에 보탰지만 이번 방학에는 이마저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올해 안에 반드시 취업해야 하는 이유가 늘어난 셈이다.

강씨와 같은 청년백수가 100만명을 훌쩍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대 취업자'는 353만9000명에 그쳤다. 이는 1982년 7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에 연평균 377만9000명이었던 것에 비해 20대 취업자는 6.4%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들은 올해 신규 채용규모를 지난해 2만505명보다 7.5% 줄인 1만8957명으로 결정했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한 37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따라서 심각한 구직난이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는 청년고용 할당제를 통해 지자체에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공공부문과 300인 이상의 기업에서 청년고용 할당제를 실시해야 청년백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올해 공공부문 3%만 청년고용 할당제가 통과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육과 교육, 복지 등 일손이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예산을 대폭 늘려 이 분야에 일자리를 늘리면 청년백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사회서비스를 계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ufpi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난 전화기인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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