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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을 맞이한 수단의 잊혀진 전쟁
https://youtu.be/UWG1anEqaOE?si=2wZtQEki0K19xnce 정확히 2년 전, 수단에서 내전이 터졌다.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그리고 지금은 트럼프 행정부에 집중할 동안, 수단은 아직도 끝이 안 보이는 내전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한 늙은 독재자의 권력욕과 두 장군의 라이벌리, 수단 사회의 모순으로 촉발된 이 전쟁은 나라를 두 쪽 냈을 뿐만 아니라 온갖 국가들의 체스판으로 만들었고, 수많은 국민들을 죽음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수단은 전쟁과 혼란에 익숙한 나라다. 절대다수의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수단 역시 내부적으로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집단들의 반목에 시달렸다. 그 중 하나는 남수단이었는데,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수단 북부와 큰 접점도 없었고, 종교 역시 대부분 기독교를 믿어 이슬람이 압도적 주류인 북부와 정서적 괴리가 심했다. 다른 하나는 바로 서부의 다르푸르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여러 주민들은 종교는 이슬람을 믿지만, 대부분의 (북)수단 사람들과 다르게 아랍 피가 섞이거나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아 비-아랍인으로 분류되었다. 이들 역시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수단 주류와 차이가 있었고, 그들에게 차별을 받았다. 수단 공화국은 오랫동안 이 두 지역과 분쟁을 겪었다. 남수단과 다르푸르는 자신들과 전혀 다른 사람들이 지배하는 중앙정부의 손길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남수단 지역은 1950년대부터 거의 내내 독립 전쟁을 진행했고, 다르푸르 지역도 2000년대 초반부터 저항 운동이 일어났다. 이런 수단을 비교적 최근까지 다스린 사람은 오마르 알 바시르라는 이름을 가진 잔인한 독재자이다. 1989년 쿠데타를 통해서 정권을 장악한 바시르는 이슬람 종교법인 샤리아를 전국에 도입시켜 이슬람 독재 체제를 수립했고, 내부의 정적들을 폭압적으로 탄압했으며, 반란을 일으킨 남수단과 다르푸르 지역에 잔인한 학살을 감행했다. 정적을 많이 만든 바시르는 쿠데타나 혁명을 방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보전하기 위해 한가지 묘책을 썼다. 그는 공권력과 군사력을 특정 기관에 몰아주는 대신 여러 개의 기관에 분산시켜 이들이 서로를 견제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자신 없이는 작동하지 못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곧 수단의 주요 기관들은 바시르를 위해 충성 경쟁을 하게 되었고, 바시르는 경제 실정과 국제적인 제재, 그리고 남수단 지역의 분리독립 같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약 30년간 권좌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런 바시르가 권력 안정을 위해서 새롭게 만든 조직 중 하나가 바로 신속지원군(RSF)이었다. RSF의 전신은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반군을 지지하는 비-아랍계 시민들을 잔인하게 약탈하고 학살하던 친-정부 ‘잔자위드’ 민병대였다. 2013년 공식적인 정부 기관이 된 이들은 바시르의 수단 정규군 (SAF) 약화 정책과 함께 점차 위상이 높아져 사실상 수단 정부군(SAF)과 별개로 움직이는 제2의 군대가 되었다. 이들은 예멘 내전에도 파병되었고, 다르푸르 외의 다른 국내 반란 세력들을 진압하기도 했다. RSF의 지도자는 모하메드 함단 단갈로, 일명 헤메티라고 알려진 인물이다. 헤메티는 바시르의 충성스러운 심복으로 일하면서 RSF의 위상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금을 비롯한 각종 광물 자원에 대한 이권도 얻으면서 사실상 군벌이나 다름없는 입지를 얻게 되었다. RSF는 장비를 현대화하고 실전 경험을 쌓으며 병력도 많이 확보하면서 군사적으로 정규군과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한편, 굳건하게 버티던 바시르 정권은 2019년 위기에 봉착했다. 30년의 폭정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시민들은 대대적으로 바시르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열기를 체감한 RSF의 헤메티는 몰래 바시르를 끌어내릴 음모를 꾸몄고, SAF의 압델파타흐 알 부르한 중장을 포섭했다. 서로 견제하라고 만든 두 기관이 협력하자 30년을 버텨온 바시르도 어쩔 수 없었다. 두 장군은 2019년 4월 마침내 힘을 합쳐 쿠데타를 일으켜 바시르를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부르한과 헤메티는 처음에 수단 민중의 민주화 요구를 수용하는 척 했다. 이들은 수단 야권과 함께 권력을 나누는 기구를 만들었고, 민정 이양을 약속하는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당연하게, 실제로 그럴 생각까지는 없었다. 2021년 두 장군은 다시 한번 정부를 엎어 자신들의 군사 독재정을 수립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반대파를 제거한 두 장군은 점차 서로를 껄끄러워 하기 시작했다. 두 인물 모두 야심만만했고 권력을 얻고 싶었다. 다른 사람과 권력을 나누는 것은 그들에게 맞지 않았다. 특히 상대가 자신을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다. RSF와 SAF는 점점 사이가 멀어졌다. 그보다 덜 알려지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두 집단의 지지 기반의 차이였다. 정통 군대인 SAF는 수단의 중심지인 나일강 유역 중산층과 엘리트층의 지지를 받고, 이슬람주의자들과도 사이가 매끄러우며 여러 민족들이 함께 어우러진 기관이다. 반면 헤메티를 비롯한 RSF는 대부분 그동안 소외되었던 서부 지역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나일강 엘리트에게 오랫동안 무시당한 것에 대해 불만이 많고 이슬람주의자들에 더 적대적이며 자신들과 다른 민족들에 대해 배타성이 강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대변하는 두 집단은 협력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서서히 충돌의 길로 걸어가던 두 장군이 공개적으로 적대하게 된 계기는 군대 통합 이슈였다. 부르한 장군은 미국의 제안에 따라 신속지원군을 수단정규군에 통합시켜 국가 권력을 안정시키자고 했고, 헤메티도 겉으로는 동의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자신의 권력 기반이 흡수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부르한은 2년 안에 통합을 마치자고 했으나, 헤메티는 10년이라는 시간을 요구했다.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군대 통합과 관한 이견이 점점 커지자 수단 전역에서 SAF와 RSF 병력이 각각 집결했고, 군사적 긴장감이 감돌았다. 결국 2023년 4월 15일, RSF가 하르툼 공항의 SAF 항공기들을 포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당초 쿠데타 시도로 여겨진 이 충돌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피 튀기는 내전으로 장기화되었다. 며칠 뒤 혼란이 가라앉으면서 전선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도 하르툼과 그 쌍둥이 도시 옴두르만이 주요 격전지가 된 가운데, 대체로 각자의 기반에 따라 RSF가 서부, SAF가 동부를 차지한 형국이었다. 중동과 아프리카 모두에 한 발씩 걸치고 있는 수단은 피냄새를 맡은 상어들을 끌어들였다. 수단 서부는 최근 들어 금광이 대거 개발되었고, 중부의 나일강 유역은 비옥한 농지를 가지고 있으며, 홍해에 접한 동부 해안가는 대형 항구 포트 수단이 존재해 해상 안보와 무역 거점을 확보하는데 유용하다. 역내 각국은 손익을 따지면서 수단 내전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RSF의 최대 뒷배는 바로 걸프만의 왕국 UAE다. 최근 UAE는 역내의 각종 분리주의, 반군 세력들을 지원하면서 그 대가로 항구나 자원 같은 이권을 취하고 있다. 수단에서 UAE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RSF의 금인데, UAE는 요 근래 (합법과 불법을 가리지 않는) 국제 금 거래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UAE는 여기에 더해 가능하면 RSF의 승리 이후 항구도시 포트수단의 이권까지 얻고 싶어한다. UAE는 피 묻은 황금을 대가로 RSF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있고, 후술할 RSF의 다른 지지자들에게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UAE가 주된 물주 역할이라면, 차드는 그 물자를 수송하는 중개 상인이다. 사태 초기에 수단 군부를 지지하는 듯 했던 차드는 이후 재빠르게 편을 바꿔 RSF를 지지하고 있다. UAE는 차드 동부의 공항을 통해서 무기를 가져오고 그 대가로 금을 가져가며 수익의 일부를 차드 정부에 찔러주고 있다. 이런 금과 무기 거래에는 러시아의 유명한 용병대 바그너 그룹도 연루된 듯하다. RSF와 몇 년간 협력한 바그너 그룹은 아프리카의 광물 개발에도 관심이 많아 광산 이권 확보에 주력했다. 바그너는 내전 발발 이후 공식적으로 철수했다고 알려졌으나, 여러 보도에 따르면 여전히 금광 산업과 무기 거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밖에 리비아 동부를 차지한 군벌 LNA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부도 RSF를 지지하고 있다. 두 세력 모두 바그너 그룹과 계약하고 있으며 RSF와 맞닿아 있기에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하기에 용이하다. 한편 에티오피아는 자국이 나일 강 상류에 짓고 있는 댐 문제로 인해 수단 군부와 사이가 안 좋아 RSF를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는다. 남수단 독립을 지원하며 수단 정부와 수십년간 대립한 남쪽의 우간다도 UAE가 자국을 이용해 무기를 수출하는걸 허용한다고 알려졌다. 동아프리카의 민주주의 국가 케냐 정부 역시 헤메티와 회동하는 등 그를 외교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그 대가로 UAE의 투자를 약속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SAF 역시 다양한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헤메티에게 UAE의 왕족들이 있다면, 부르한에게는 딱 백 년 전, 수단이 이집트 영토던 시기 아예 SAF를 창설하고, 이후에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집트 군부 정권이 있다. 이집트군은 비밀리에 각종 군수물자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첩보도 공유하고 있고, 공습 지원과 군사고문단 파견은 물론 심지어 SAF의 군사작전과 전략 분야마저 깊게 관여하고 있다. 이집트 측은 SAF에게 하르툼을 절대로 내줘서는 안되고 타협을 시도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단군은 우습게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모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들은 바그너 그룹을 공격하기 위해 수단에 침투해 SAF와 협력하여 바그너 대원들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것을 돕고, 첩보를 제공하고 공군 유지보수를 지원하기도 한다. 한편 러시아는 전쟁 초기 바그너의 성향대로 RSF에 기울었으나, 2024년 들어서 정부 차원에서는 오히려 SAF에 가까워졌다. 러시아는 SAF에게 포트 수단에 조그마한 해군기지 하나를 25년간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바그너 그룹과 대척점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같은 배를 타게 된 것이다. 평소에 서로 경쟁 관계인 중동의 강국들 이란과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이번에는 같이 SAF를 지원 중이다. 이란과 튀르키예 정부는 각각 자국의 주력 방산품인 마헤르와 바이락타르 드론을 판매하면서 SAF의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전쟁 초기 중재자 역할을 시도한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점점 노골적으로 SAF를 편들고 있다. 거의 전국토가 모래로 뒤덮인 이 마법의 왕국은 수단 나일강 유역 농지 일부를 자국 식량 안보를 위한 도구로 임대했는데, 그 중요한 전략 자산을 약탈자들로부터 지키고자 한다. 그 밖에도 카타르는 UAE와의 오랜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국제 이슬람주의 네트워크를 후원하는데 관심이 많아 SAF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분쟁 관계를 유지해온 끔찍한 독재국가 에리트레아는 UAE가 에티오피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 이웃한 수단에서 RSF가 승리하여 UAE가 후원하는 세력에게 포위되는 것을 막기 위해 SAF를 지지한다. 마찬가지로 얼마 전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전쟁을 겪은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족도 SAF에 대량으로 가담해 싸우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RSF가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금광 수익을 바탕으로 강력한 군대를 꾸렸으며 최근 전장에서 더 많이 활약한 RSF는 SAF보다 정예병이 더 많았고, 황금을 통해서 추가 병력을 모집하는게 수월했다. 여기에 선제 공격을 한 이점도 있었다. RSF는 당초에 계획했던 신속한 정권 장악에는 실패했지만, 전쟁 초기 수도 하르툼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SAF 수뇌부를 동부 항구도시 포트 수단으로 피난가게 만들었다. 서부 지역의 SAF 점령지 역시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미국과 사우디의 중재 시도는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전쟁은 격화되었다. RSF는 계속해서 전선을 밀어붙였고, SAF는 조금씩 후퇴했다. SAF는 하르툼과 그 쌍둥이도시 옴두르만에서 주요 거점을 빼앗긴 채 불리한 싸움을 이어가야 했고, 지지 기반인 나일강 유역에 적군의 침투를 허락했다. SAF의 내부에서는 부르한 장군이 책임지고 내려와야 한다는 여론도 일어났고, 일각에서는 아예 지금이라도 RSF와 협상해서 나라를 동서로 분할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SAF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구 오마르 알 바시르 정권의 엘리트층과 연합했다. 바시르 정부의 여당이던 국민의회 소속 인사들과 보수적 이슬람주의자들, 관료들이 협조를 선언했다. 또한 RSF 및 수단 정부와 오랫동안 교전해온 서부 다르푸르의 여러 반군 단체들과도 임시 동맹을 꾸렸고, RSF의 진군에 불안해하던 부족들에게 접촉해 이들의 민병대도 동원했다. RSF 역시 남수단 독립 이후에도 수단에 남아서 정부와 싸우던 남수단계 반군 세력과 암묵적 동맹을 맺으면서 세력을 확대했다. 한편 RSF는 점령지에 제대로 된 행정과 통치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신 착취에 집중했다.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던 RSF 병사들은 과거 다르푸르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대적인 약탈과 방화, 강간과 학살을 벌이며 주민들에게 끔찍한 전쟁 범죄를 시전했다. SAF 세력 역시 전쟁 범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는데, 특히 이슬람주의 민병대들이 심했다. 그러나 도적떼와 비슷하게 행동하던 RSF에 비하면 세 발의 피였고, 국민 다수의 여론은 그래도 RSF보다는 SAF가 낫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2024년 말이 되자, 내전의 형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하르툼과 동부 지역을 공격하는 RSF 병력들은 점차 보급선이 늘어지고 수단 공군의 폭격이 강해지면서 공세종말점에 도달했다. 또한 이들의 근거지인 서부에서 오랫동안 이들과 싸워온 다르푸르 민병대들이 SAF와 손을 잡고 RSF를 괴롭혔기 때문에 병력과 물자를 동부의 주요 전장 말고 서부에도 대거 투입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신규 점령지가 줄어들고 전선이 고착화되면서 약탈 물자가 감소해 줄어든 파이를 둔 내분도 일어났고, 이에 질린 여러 병사와 지휘관들이 대거 SAF에 투항하기도 했다. 반면 SAF는 여러 민병대들의 연계를 강화시켜 이들을 전보다 훨씬 효율적, 유기적으로 전선에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이란과 튀르키예에서 구입해온 드론 부대 역시 힘을 발휘해 SAF의 공군력을 보탰다. 수단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사회 역시 그래도 자신들에게 익숙한 군부가 전혀 모르는 도적떼보단 낫다며 SAF를 차악으로 지지했다. 설상가상으로 RSF의 횡포에 질린 민간인들 역시 대부분 SAF를 지지하며 RSF 점령지, 특히 나일강 유역 점령지에서 민병대를 꾸려 게릴라전을 벌이거나 SAF에 가담하는 식으로 RSF를 괴롭혔다. 2024년 9월부터 시작된 SAF의 대대적인 반격 작전은 전황에 매우 결정적이었다. SAF는 나일강 유역을 공격한 RSF를 격퇴해냈고, 수도 하르툼을 완전히 탈환하기 위해 북쪽에서부터 근교를 장악한 RSF를 밀어냈다. 이후 2025년의 대대적인 공세에서 하르툼은 완전히 해방되었다. RSF 대원들은 헤메티의 사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웃한 도시 옴두르만이나 서부 지역으로 패주했다. 수도를 탈환하고 승기를 잡은 부르한은 민중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자신의 승리를 과시했다.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헤메티는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다. SAF는 하르툼에 이어 옴두르만의 RSF 병력을 제거하고 있고, RSF 대원들의 사기는 연이은 패배로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RSF를 지원하던 우간다는 최근 RSF와 거리를 두고 있고, 차드 역시나 내부적으로 RSF와 손절하자는 여론이 커지면서 흔들리고 있다. 전장에서의 패배가 사기 하락과 탈영으로 이어지고 우방들의 신뢰마저 해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 머지않아 SAF의 승리로 끝나리라 확정할 수는 없다. RSF는 여전히 수단 서부 지역 대부분을 통치하고 있고, 2월에는 이 점령지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국제 사회에 정통성을 호소할 겸 대립 정부를 선포했다. 또한 지금껏 전쟁을 피해간 SAF의 근거지인 북부를 향해 새로운 공세를 명령했고, 상술한 남수단계 반군과의 동맹을 공식화하며 반격을 노리고 있다. 현재 SAF는 거대한 빅텐트 집단이라 내부 분열의 가능성도 큰데, 실제로 작년 말 주요 이슬람주의 종교 지도자가 부르한 장군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군부 수뇌부와 이슬람주의자들의 불편한 동거가 흔들렸다. 두 세력 모두 평화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전쟁의 빠른 종식을 회의적으로 만든다. 애당초 권력을 나누고 싶지 않았던 부르한과 헤메티는 더 이상 서로를 믿지 못하고, 상대방을 군사적으로 박살내는 것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생각한다. 미국과 사우디, 튀르키예 등이 제안하는 휴전 협상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만약 전쟁이 지나치게 장기화될 경우 두 장군이 실질적으로 나라를 분단하는 평화 협정이 타결될지도 모르지만, 당장은 그조차도 먼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쟁이 주변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1년 마침내 수단에게서 분리독립한 남수단은 이후 대통령 살바 키르(오른쪽)와 부통령 리에크 마챠르(왼쪽), 그리고 두 남자를 각각 따르는 여러 종족들 간의 분쟁으로 인해 이번에는 자신들끼리 기나긴 내전을 벌였다. 이 전쟁은 두 남자가 다시 한번 공동 정부를 꾸리는데 합의하면서 수십만명이 죽고 나라를 파탄낼 동안 아무 것도 안 바뀌며 겨우 끝을 맺었으나, 여전히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평화였다. 수단 내전이 격화되자 이 허울 뿐인 평화도 붕괴되고 있다. 가난한 내륙국 남수단은 얼마 안되는 수입의 90%를 수단을 통한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데, 이 수익의 절대다수는 엘리트층과 그들을 지지하는 부족민들과 민병대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수단 내전은 남수단의 석유 수출량에 궤멸적인 타격을 줬고, 이는 자원 분배를 어렵게 만들어 집권층의 분열을 심화시켰다. 산발적으로 일어나던 종족 분쟁은 자원이 줄어들면서 더욱 심해져 대규모 혈전으로 이어졌다. 마차르를 따르는 민병대들이 키르의 군인들과 충돌하자, 키르는 마차르와 그의 측근들을 체포하며 가택연금 시켰다. 전운이 감돌면서 키르를 지지하는 우간다군이 수도 주바에 급파되었고, 남수단 전역이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현재 RSF와 연합한 남수단계 반군 세력은 키르 대통령과 친하고, 반대로 SAF는 마차르 부통령과 인연이 있다. 수단 내전으로 인해 붕괴 직전의 위기로 내몰린 남수단이 더시 한번 전면적인 내전을 겪게 된다면, 두 국가의 내전이 하나의 거대한 대전쟁으로 합쳐질지도 모른다. 지역 세력들의 복잡한 관계와 이미 여러 남수단 사람들이 수단 내전에 용병으로 참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우려는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무엇보다도 바로 민간인들이다. 5,100만의 수단인 중 최소 4만에서 최대 15만명이 사망했고, 1,200만명이 국내&국제 난민 신세로 전락했으며, 2,500만명이 현재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SAF와 RSF는 모두 자신들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구호 물품의 전달을 저지해 민간인들의 피해를 늘렸고, 최근 미국 정부의 해외 원조 대량 삭감도 인도주의 위기를 강화했다. 수많은 수단 국민들이 고통에 빠진 채 내전이 언제 끝날지, 일상으로 언제 돌아갈지 걱정하고 있다. 오늘부로 발발 2년차인 수단의 전쟁은 애석하게도 아직 종식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역내 국가들의 대대적인 개입으로 복잡해진 전쟁 속에서 SAF가 승기를 잡긴 했지만, RSF도 여전히 막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내전이 질질 끌리면서 나라가 실질적으로 분단되거나, 최악의 경우 남수단에서도 전쟁이 터져 하나의 초대형 분쟁이 탄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수단의 장군들이 왕좌의 게임을 벌일 동안, 무고한 국민들은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 참고자료 https://www.washingtoninstitute.org/policy-analysis/reconsidering-cairos-approach-sudanese-civil-war https://www.crisisgroup.org/africa/horn-africa/sudan/battle-khartoum-marks-crossroads-sudans-civil-war https://www.crisisgroup.org/africa/horn-africa/sudan/b204-sudans-calamitous-war-finding-path-toward-peace https://foreignpolicy.com/2025/02/03/sudan-rsf-civil-war-saf-democracy-activists/ https://reliefweb.int/report/sudan/two-years-sudans-war-spreading https://www.csis.org/analysis/new-phase-sudans-civil-war https://www.aljazeera.com/features/2025/3/29/sudans-war-risks-merging-with-conflict-in-south-sudan-say-analysts https://www.newarab.com/analysis/sudan-heading-towards-long-term-civil-war https://mondediplo.com/2024/03/03sudan https://thesoufancenter.org/intelbrief-2025-march-13/ https://www.cfr.org/global-conflict-tracker/conflict/power-struggle-sudan https://www.thenationalnews.com/news/mena/2024/12/08/sudans-civil-war-paves-way-for-political-comeback-of-al-bashirs-islamist-followers/ https://www.wilsoncenter.org/article/conflict-sudan-map-regional-and-international-actors https://issafrica.org/iss-today/could-prolonged-warfare-in-sudan-lead-to-the-country-splitting https://3ayin.com/en/egyptsaf/ https://www.theafricareport.com/371576/opinion-who-is-profiting-from-the-sudan-war/
작성자 : 라파헤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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