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는 택시 탔다.

필리핀도 퇴근시간만 되면 그랩이고 택시고 다 잘 안잡히더라

요새가 생각보다 엄청 큼. 거의 3시간을 걸어다녔다.

요새 앞에 성당이 있는데 모여서 뭘 하나 봤더니 결혼식이더라.

오토바이 모는 놈이 호객 행위를 계속 해서 거절했는데

길 잘못들어서 빈민가에서 30분 넘게 헤맸다. 호객행위하던

그 필리피노 아저씨가 지나가다가 또 마주쳤는데 거 보란듯

세워주길래 탔더니 5분도 안탔는데 산티아고 요새 매표소

앞에서 350페소 부르더라. 바가지라고 따졌더니 나 구해준거라고

그 정돈 받아야겠대. 성당에서 요새 반대편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빈민가 판자촌인데 진짜 다큐멘터리 보는거같더라. 관광지인데도

분변 냄새 엄청나고 사람들 표정이 참 칙칙해. 사진도 못찍겠더라

외국인만 보면 코인!코인! 하면서 애들이 손 내민다.

요새 안에는 박물관도 있는데 사진은 못찍음. 요새 전시관에 지프니

모형 갖다놓은거 보면 여기선 지프니에 애정이 큰가봐.

요새 안에 갖다놓은 대포는 포강이 6각형인데 강선 개념이 처음

등장한 시기에 주조된 무기다. 포탄에도 튀어나온 것들이 붙어 있는데 저 구형 포강에

맞물리라고 만든 옛날 포탄이다. 책으로만 봤던건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음.

택시비는 300페소 부르더라. 한국 돈으로 6천원 즘 한다.

그랩도 비슷한 가격이었는데 이번 택시기사는 양심 있는 듯.

내가 묵는 곳은 옥타곤 마제스틱 호텔이다. 2성급이지만 제법

지낼만함. 첫날 들어갔던 공항 앞 싸구려 호스텔 장애인 객실보단 나음. 거기서 3시간만 자고 아침 먹자마자 탈출해버림.

그 유명한 LA카페가 여기서 가까운데 막상 가려니까 좀 무섭다.

이 호텔 주변이 한인타운 + 할렘 일체라 밤에 돌아다니기가 좀 그래.

길거리에서 그냥 누워있는 노숙자 천지야. 보면 배고픔도 싹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