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곰곰히 상상해본다. 

어떤 상황에 의해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식물들이 다 없어지게 되고...

몇 가지만 새로 구입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까? 

아... 모든 식물을 통틀어 생각하면 너무 어렵잖아.. 

일단 폭을 좁혀 오늘은 고사리만 생각해볼래... 

토너먼트로 고사리(양치식물)들만 겨뤄 나만의 4대천왕을 뽑아본다. 

모두 내가 직접 키워본 애들로만 겨뤄봄. 

솜사탕고사리와 보스턴고사리라....  처음부터 너무 쎄잖아.... ㅠㅠ 

둘 다 키우기도 순둥하면서 잘 자라는 착한 애들인데... 솜사탕은 사랑스럽고 보스턴은 믿음직스러운데.... 

이거 거의 엄마냐 아빠냐 수준인데... 

흠.. 나는 보스턴 고사리의 손을 들어주겠다. 오랜 기간 사랑 받는 건 이유가 있지.
솜사탕은 잎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줄기가 부러지는 게 감점 요인이 되었다.

더피고사리와 단추고사리... 

둘 다... 내게는 키운지는 제법되나 사이즈가 잘 안 크는 애들이로다.
심지어 단추 고사리는 호주출신이야.  

그나마 좀 더 풍성하게 키우고 있는 더피 고사리 승!

보통 일반적으로 부르는 아디안텀과 (아마도 프라그란스?) 잎이 조금 더 넓적하고 입체적인 아디안텀 프리츠루시

이쁘기는 일반 아디안텀이 이뻤으나 키우기 더 어려웠으므로(=죽였으므로) 프리츠 루시 승!

페루비아 넘과 핑크 아디안텀

이거도 페루비아 넘을 선택함..
왜냐.. 핑크아디안텀도 광속으로 보냈음.. ㅜㅜ

아디안텀 어렵드라... 

잎이 비슷하게 생겨서 묶어본 소라칼라 고사리와 후마타 고사리. 

그러나 후마타 고사리의 저 거미발의 매력을 이길 수가 없지. 후마타 승!

브론즈비너스 고사리(라고 부르지만 알고보면 아디안텀 히스피툴럼 브론즈비너스)와 루모라고사리 

브론즈비너스 고사리의 브론즈빛은 요정도 보기도 힘들더라. 

늘 선명하게 밝은 선을 잘 보여주고 잎의 질감도 다른 고사리들과는 좀 달리 단단함이 있는 루모라를 선택하겠어. 

다바나고사리와 블루스타고사리.. 

와... 이것도 선택 어렵다... 음.... 거의 짜장이냐 짬뽕이냐.. 수준인데.... 크.... 

어.... 그러니까....난..... 블루스타를 선택하겠어.. 잎의 모양이 시원스럽고 깔끔한 게 좀 더 취향. 

잎의 무늬가 비슷한 프테리스 아지라와 에버잼 고사리의 대결. 

이건... 프테리스 아지리를 선택함. 

에버잼 고사리 요즘 갑작스럽게 키가 너무 큰 잎들 나오면서 수형 엉망이 됨. 

노지에서 키우고 있는 걸로 관중과 쇠고비를 묶었음. 

둘 중에서는 쇠고비를 선택하겠음. 

이건 뭐 그냥 잎의 모양이 쇠고비가 더 내 취향이야. 

키가 커서 묶은 실버레이디와 트란카툴라 고사리. 

이건 트란카툴라 승!

실버레이디 자리 너무 차지하심.. 언뜻 보면 소철인 줄... 

하트펀고사리와 안테나고사리. 

이건 하트펀을 선택하겠음. 

안테나 고사리 제대로 자라지를 않았어. 죽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채 시간을 보내다 결국 보냈음.... 

코다타 고사리와 속눈썹고사리. 

물말림에 몹시 취약한 공통점을 가졌다는 이유로 같이 묶인... ㅋㅋㅋ

이건 고사리다운 수형의 아름다움을 가진 코다타 고사리의 승리!

사자골 아비스(아스플레니움 크리시)와 웜세티고사리. 

둘 다 잎 끝이 갈라지는 공통점이 있어 묶어봄. 

음.. 둘 중에서는 사자골 아비스를 선택하겠음. 

웜세티는 자꾸만 잎 끝이 까매짐. ㅜㅜ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을 묶었다 ㅋㅋㅋ
박쥐란 vs 미상의 고사리. 

이건 뭐 생각할 것도 없이 박쥐란 승! 

이렇게 28종의 고사리 중 14위까지 선정됨. 

보스턴 고사리와 더피 고사리라.. 

이건 쉽다. 보스턴고사리!

프리츠루시 아디안텀이냐 페루비아 넘이냐.... 

흠... 이건 페루비아 넘으로 하겠어... 

프리츠루시 아디안텀 쟤도 요즘 잎이 이 모양이거든... 드릅다... 

키울 수는 있으나 예쁘게 키우기 어렵다. 

후마타고사리와 루모라고사리라... 

이건 후마타 고사리 승!

내가 토끼발이니 누에발이니 하는 털있는 근경 나오는 다른 고사리는 안 키워봐서 후마타가 그 매력부분을 독차지하고 있어. 

블루스타고사리와 프테리스 아지리. 

이것도 쉽게 블루스타 고사리 선택! 크고 아름다와! 

쇠고비와 트란카툴라고사리라... 

곧바로 트란카툴라의 손을 들어주겠어.. 

저 사진으로만 봐서는 그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트란카툴라는 흐트러짐 없이 짱짱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잎의 근력과 우람함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남다른 사이즈의 아기순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매력 뽀인트! ㅎㅎ

하트펀과 코다타고사리. 

이건 코다타 고사리의 승리다. 

하트펀은 솔직히 어릴 때의 모습으로 숱이 많아지길 기대했는데 이런 모양의 잎으로 자랄지 몰랐어.... 

어릴 때의 이런 하트하트한 잎들이 풍성하게 자라날거리고 기대했는데 저렇게 구불렁거리는 소혓바닥 같은 잎들로 채워질 줄 몰랐어... 

사자골 아비스와 박쥐란의 대결은 볼 것도 없이 박쥐란이다!

이렇게 고사리 7위까지 선정되었음. 

마지막 4대천왕을 뽑아보자. 

페루비아넘과 보스턴 고사리. 

이건 보스턴 고사리 압승. 

페루비아 넘은.... 키울 수는 있으나 예쁘게 키우기 어려운 아이임. 

항상 잎이 많아졌다가 까매졌다가 다 잘랐다가 다시 났다가 다시 까매졌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탈락이다!

후마타고사리와 블루스타고사리... 

흠.... 쫌... 고민이 되는데.... 

이건 블루스타고사리로 하겠다... 

일단 성장속도가 훨씬 빠르고, 키우는 난이도도 훨씬 쉽고, 공간을 휠씬 아름답게 채워주는 것으로 점수를 많이 주겠음. 

후마타는 가끔 잎끝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신경이 쓰인다. 

트란카툴라 고사리와 코다타고사리. 

하... 내가 코다타고사리 별 칭찬없이 여기까지 올린 것 같지만 상당히 좋아하는 애다. 

일단 선이 유려하고 이뻐. 나 고사리~ 하는 아이임. 

잎의 색도 연두연두 한 것이 매우 싱그러워 보이고 잎의 사이즈도 키울 수록 점점 커지는 것이 좋아. 

코다타 고사리의 단점은 한 번 물말리면 끝장이라는 것과 줄기가 연약해 잘 부러진다는 거... 

그래서 선택은...? 

트란카툴라 고사리! 커다란 아기순 못 잃어... ㅎㅎ

박쥐란은 부전승이야 ㅋㅋㅋ

아니.. 이렇게 똭! 놓으면 너무나 이쁜데 누가 덤빌껴..? ㅋㅋㅋ

요즘은 흔전만전이 된 바푸카텀이라고해도 14년동안 키워 온 소중한 녀석인 걸.... 

자.. 그럼 순전히 내 마음대로 뽑은 고사리 4대천왕을 소개합니다. 

보스턴고사리

블루스타고사리

트란카툴라고사리

그리고 박쥐란!

이렇게 4종류는 내가 가진 모든 식물이 없어져 버린다 해도 다시 꼭 사서 키울 식물들이야. 

아마도 초보들에게 키워봐~라고 추천하기에도 적합할 것으로 생각됨.

아... 정신적으로 몹시 피로한 일이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