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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소백산 다녀옴
3시30분 알람에 맞췄으나 피곤해서 꺼버렸다. 3시40분 놀래서 벌떡 일어나 머리감고 준비한다. 능선이 그렇게나 아름답다는 소백산으로 떠나보자. 존나 밟았다. 근처까지는 빠르게 잘 왔다. 이 씨발 판단 미스 휴게소에서 아침먹고 간다는 내 판단은 이기적이였다 그분들도 노동자였음을 잠시 망각 결국 소백산 도착 6키로 앞두고 단양 시내를 방황하다 불켜진 국밥집 포착 씨팔 7시 영업시작 시간 계획이 꼬이기 시작한다. 뭐 꼬여야 재미난 여행이지... 근데 갑자기 집에 존나 가고 싶다. 시간 계획이 다 빠그라 지니까 그냥 다 싫어졌다. 그리고 너무 춥다. 존나 피곤하고 졸립고 막 허리랑 발목도 아픈것 같아. 몰라 존나 졸립고 존나 그냥 다 귀찮고 배고프고 집에가고 싶었다. 갑자기 컨디션이 아주 좆같아졌다. 7시 영업시작과 동시에 주문 단양(?)국밥을 먹었다. 코로 먹었다. 이 씨발 내가 이럴줄 알았어 날 밝았다 씨발 좆같네 이제 나에게 낭만과 여유 따위는 없다. 오직 시간 단축이 필요할뿐 응 안녕. 반가워 소백산! 나 오늘 소백산 아다 따이는 날이얌 계곡 물소리 들으며 치고 올라간다. 브린제써모스라는 속옷이 존나 따뜻하고 어쩌고 좋다길래 사봤는데 속았다. 진짜 개속았다. 개사기였다. 그냥 내복이였다. 등산할때 입어도 그만 안입어도 그만인 그냥 내복이였다. 옘병들을 하고 있네... 그 위에 두꺼운티를 입었다. 패딩은 등산 시작 10분만에 배낭속으로 들어갔다. 존나게 추운데 존나 덥다. 겨울에 존나 치고 오르는 등갤러들은 알겠지 그 유명한 소백산 겨울 칼바람은 두꺼운 티셔츠에 1990년 이후에 나온 패딩정도에 핫팩이면 떡을 백번치고도 남는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서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확인했다. 작금의 현대인들이 한국에 있는 산들을 등산하면서 기능성 속옷이니 하드쉘이니? 레이어링이니 개 염병 떠는 논리들은 모두 히말라야나 k2에서의 지옥같은 환경을 극복해보려는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으며 아웃도어 브랜드 자본의 가스라이팅에 넘어가서 허우적 거리며 지갑을 열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려주고 싶다.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은 쓰지 말아라 아주 개지랄 염병들을 하고 있다. 50만원 100만원짜리 좆빨나는 이미 수십년된 고어텍스기술 바람막이보다. 이미 10만원 이상이면 더이상 나이질게 없는 패딩에다가 핫팩 1만원치 듬뿍사서 몇개 챙겨 산에 오르는 조합이 훨씬더 탁월하다는걸 하루빨리 깨닫길 바랄뿐 산에서 조난당해 저체온증? 어휴 그때 우리를 살려주는건 아주 비싼 좆빨난 아웃도어 브랜드의 씹창질이 아니라 몇천원짜리 비닐우의, 넥워머, 비니, 핫팩이다. 소귀에 경읽기겠지? 오랜세월 레이어링이니 하드쉘이니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등에 열심히 가스라이팅을 시전했고 현재도 열심히인 아웃도어 브랜드 직원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말 존나게 많았다. 좆같은거. 미안. 능선봐야한다. 계속 올라가자. 춥고 덥다. 오르다 보니 계곡에 얼음 땡! 씨발. 등갤 공식 에너지원 바나샤인토마토 그리고 좆카리스웨트 라랄랄라 라랄랄라 조.카.리. 스웻~ 요즘 광고 안나오네? 딴거 필요하냐? 등산은 언제나 이 조합이면 끝나는거다. 이렇게 녹인 쇳물을 뭉친후 담금질로 녹였다 가열했다 두들기고 가열하고 두들기고 가열하고 녹이고 그렇게 칼 도 가 완성되는것이다. 나도 소백산 귀여운새 만났다. 존나 귀여움. 한참봄. 헥헥거리며 존나게 올라와도 전망 그런거 안나옴 ㅠㅠ 응 그래 도파민뿜뿜 계단에 눈이 얼어붙어 있구나 쬐깐 더가니 계단 다 덮어져 얼어있음 하지만 아 이젠 섹스할거야 는 안낌 난 하산때만 낀다. 사실 5만원 넘는 등산화라면 오를때는 그닥 문제될게 없다. 하산할때는 아가리 다물고 끼는거고 존나 치고 오르다가 문득 하늘을보니 한없이 아름다운 파란 하늘이다. 축복 받았다. 지난 몇달간 계속 파란하늘과 함께하는 등산 등산병자에게 파란하늘보다 더한 축복은 없다. 이 나무 나오면 거의 다 온거지? 갑자기 전망이 펼쳐지면서 미치도록 설레이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얼굴에 마스크 장착하고 패딩 꺼내입고 침 질질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존나게 뛰었다 존나 멋있다? 진짜 이맛이다. 도파민 뿜뿜 이게 섹스지.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1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일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나도 찍어봄 소백산 비로봉 1439 고지 진짜 씨발 좆 후들리게 강력한 강풍 체험이였다. 스키 고글을 챙겨가자... 소백산 전망은 말 그대로 1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일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1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일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주목초소에서 간단하게 빵먹었다. 단양에서 김밥파는곳을 못찾아서 급히 편의점에서 빵사왔다 응 씨발 그런건 관심없지? 바람이 초소를 엄청때리는게 재난영화 특수효과 소리 같았다. 겁나서 초소에서 나가기가 싫어진다. 그래도 어쩌겠나 산에 와서 먹었고 감상했고 사진찍었으면 하산이지 초소에서 쉬다 나오니 칼바람에 몸이 날아갈 것 같다 이번만큼은 하산의 아쉬움 그런게 없었다 아무 생각 안들게 하는 슈퍼강풍 씹쌔끼가 목마른데 얼었네? 응? 얼어? 이 씨발 목마르다니까 얼어? 이 좆같은 새끼야. 얼음? 땡. 안녕 소백산 다음에 또 만나자. 봄에도 정말 아름다울 것 같은 소백산 능선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1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소백산 능선길은 말 그대로 일품이였다. 사진 찍을때마다 핸드폰이 휘청휘청 거린다. 소백산 천동코스 급하게 4시간 30분 즐겼다. 자 이제 집으로 가자 가 아니라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을 네비로 찍어본다. 근데 시간 계산이 살짝 꼬였다. 그래서 갈팡질팡 고민이 많아진다. 좀 늦은감이 있는데 그냥 집에가야하나? 시간이 촉박하다. 배고파 밥도 먹어야 하는데 시간이 존나 촉박하다. 두어시간 달려와 도착전 휴게소가 있길래 잽싸게 뛰쳐들어갔다. 시간이 촉박하다. 쉬야를 빠르게 갈겨줬다. 시간이 촉박하다. 돌솥비빔밥은 좆같이 뜨거워서 흡입이 불가하다. 시간이 촉박하다. 빨리 나올것 같고 빠르게 흡입가능한 육회비빔밥을 시켰다. 시간이 촉박하다. 안나오네 씨발 오래걸린다. 시간이 촉박하다. 씨발 오래걸린다. 시간이 촉박하다. 밥을 코로 흡입하다가 가만보니 다들 돈가스를 먹고있네? 엥? 밥시간 한참 지났는데? 심지어 포장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네? 엥? 니미 씨발? 밥시간 한참 지났는데? 돈가스? 아니 왜? 휴게소에 돈가스를 포장하러와? 엥? 니미 씨발 뭐지? 밥시간 한참 지났는데? 돈가스? 포장?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거긴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돈가스 맛집이였던거다 하...씨발 주차장 자리 널럴 당연히 등산객들 이미 쏵다 빠져 나갔다 오후 3시 태백산 시작. 나는 북한산 좆문가다. 소백산 태백산 모른다. 그래서 시간이 촉박하다. 검색해보니 유일사 코스는 왕복 4시간 코스 어쩌고 저쩌고 시간이 촉박하다. 2시간내로 쫑내야 한다. 씨발 시간이 존나 촉박하다. 까딱하면 깜깜한 산에 혼자 남게되는 제일 싫어하는 좆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건 피하자 원치 않는 나홀로 야간산행으로 심장터져 죽을뻔한적이 두번이나 있었다 나에게 있어 깜깜한 밤의 산행은 뭐랄까? 존나 하다가 싸지 못하고 마무리 지어야 하는 좆같음? 아 씨발 예시가 꼬였네 그건 아닌데 씨발 좆같은 소리말고 어쨌튼 소백산은 정상 칼바람이 심하더니 태백산은 입구부터 강풍이 부네... 그시간이 그랬던건지 올라가기 존나 싫다. 진짜 집에 가고 싶다. 밤이 아닌데도 밤에 귀신한테 쫓기는 절박한 심정으로 진짜 존나 역대급으로 치고 올라간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하산객들이 전부다 '저 병신새끼는 뭔데 이시간에 올라오지?' 눈빛으로 얘기하는 것 같다. 좆까라 마이싱이다. 강풍때문에 존나 추운데 존나 더워서 땀이 흐르니까 땀때문에 존나 추운데 존나 치고 올라가려니 존나게 덥다. 근데 진짜 잠깐 멈춰서서 숨돌리며 사진이라도 한두장 찍으려면 존나 춥더라 그래서 패딩 꺼내려다가 그럼 또 존나 존나 더울테니 응 씨발 좀 더 가야 하는데 해가 능선 근처까지 내려왔다. 태백산은 등산로 중간에서도 제사 지내고 기도 드리고 그러는갑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막걸리 3병 감 3개 귤 3개 초코파이 3개 였더랬다. 뭐? 씨발 뭐? 안건드렸어 씨발 왜 사람을 의심하냐 어라? 스피딕하게 치고 올라가는데 특이점들이 많았다 씨발 아이젠 낄까 싶다가 그럴 시간이 없다. 사치다. 근데 괜히 너무 조급하게 굴었나 진짜 너무 힘들었다. 멈춰서서 건너편 산 능선을 바라보니 근처 초등학교에서 바람개비 만들기 전시회를 진행중이였다. 필요한 준비물은 수수깡과 색종이 일단 색종이를 잘 접어서 바람개비 모양을 만들고 수수깡에다가 핀으로 꽂으면 되는데 꽂으면? 하여튼 씨발 꽂는다는 말만 나오면... 장군봉 도착! 진짜 이곳에 올라 기도 드리시는분 계셨음 드디어 나도 와봄 장군봉 1567고지 이렇게 소백산 첫경험 아다 따이고 태백산 첫경험 처녀막 손상 하루에 두 산한테 당했다. 숨막힌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태백산 천제단 여기서 마지막 남은 방울샤인 먹으려고 자리 잡았다가 cctv 가 너무 적나라하게 앞에 있어서 부끄부끄 다시 장군봉으로 돌아와 냠냠했다. 아이젠을 끼고 여유롭고 낭만있는 하산길에 접어든다. 는 개소리고 씨발 진짜 존나 급하게 내려옴 해넘어갈라 빨리빨리 한국 사람은 빨리 빨리 씨발 사실은 존 나 무서움 ㅠㅠ 씨발 어두워지면 귀신 쫓아온다 빨리 빨리 내려오다가 잠깐 서서 해봤다 이쁘지? 사랑해 뭐? 근데 밤 산 무서워? 뭐가 무서워? 밤에 혼자 산에 있는게 뭐가 무섭냐고? 아니 대체 뭐가 무섭다는거야 이해를 못하겠네. 난 깜깜해지기 전에 내려왔지롱 ㅋㅋㅋㅋ 돌이켜 생각해보니 하산 시작으로부터 장군봉 기도하시는분 빼고 단 한명의 사람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소름돋네요 하산길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ㅡ질문ㅡ '태백산 천제단과 장군봉에 있는 재단은 누가 만들었나요? 국공에서 만들고 관리하시는건가요?' ㅡ답변ㅡ '기도빨이 너무 좋은곳이라 수천년 전부터 조상들이 기도를 드려왔던 포인트들이며 현재 쌓아진 정갈한 돌무더기는 근현대에 들어와서 민간에 의해서 쌓아진것이다. 나라에서 관여한바 없다. 장군봉 제단은 모르겠고 천제단은 오래전 원불교에서 쌓지 않았나 추정만 하고 있으며 그 가치가 소중하여 현시점에서는 국공에서 유지관리 보호하고 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재미나게 배우고 내려옵니다. 너무 신나는 등산이였습니다. 강렬했고 행복했던 혼자만의 추억 영원히 잊지 못할거에요. - dc official App
작성자 : 비봉능선죽돌이고정닉
가평역-대보리 잣나무숲 1박2일 백패킹 후기
사전에 계획된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고, 보조배터리 충전을 안 하고 가서 2시간 만에 휴대폰이 꺼졌다는 것을 먼저 말하고 씀.즉 2시간 이후의 사진은 하나도 없다는 것!일단 산불 조심기간 때문에 통제된 곳들을 제외하고, 이래저래 말이 많은 곳도 제외하고, 원점회귀가 아닌 코스로, 1박2일로 갈만한 곳을 찾다가 잡게되었음.물론 원점회귀가 아니니까 대중교통으로 갔다오기 좋게 코스를 짰음.코스코스는가평역-수리봉-송이봉-깃대봉-약수봉-대금산-대보리 잣나무숲 가평역에서 바로 가까운 능선으로 올라가서 능선을 따라서 종주를 하고 대보리 잣나무 숲으로 내려가는 코스였음. GPX를 만들 때는 22.4km에 획득 고도가 1109m 였지만... 현실은 달랐음...가민 인스팅트 2로 측정된 거리는 25.8km에, 획득 고도는 1437m 였음.가장 크게 간과한 것이, 능선이 짧게 많이 배치가 되어있으면 GPX 정보와 차이가 커진다는 것임.GPS 데이터로는 길의 상태나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것도 크게 느낌. 가평역에서 출발가평역에서 북쪽으로 다리 건너서 가면 철제 계단이 보임. 아래로 가는 길이겠거니 했는데 저기가 맞더라...근데 철제 계단이라고 하긴 뭐하고 공사장에 있는 임시계단처럼 쇠파이프에 볼트 조여서 단 계단임. 낙엽도 엄청 많이 쌓여있고 끊어진 곳도 있어서 시작부터 인적이 드물어보이긴 했음.올라가면서 찍은 사진 먼저 다 털고 쓸게... 어차피 2시간 분이라... 관리를 안 하는 등산로고 인적이 드물다고 느낀게 낙엽이 너무 많고 두껍게 쌓여있더라그냥 푹신푹신 발이 들어갈 정도로 낙엽이 많아 나중엔 그것 때문에 엄청 넘어졌음가까운 곳도 나무가 쓰러져있거나 죽은 나무들이 길을 막거나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가지 말라고 놔둔건가 싶을 정도로 길이 막힌 곳들도 있었음1박 2일 다니는 내내 길이 너무 안 좋더라 나중에 하산을 할 때에도 계곡 물길 따라 내려가는데 죽은 나무들이 길을 너무 막고 있더라중간에 점심으로 과자 2개랑 소시지 먹었음. 이 이후부터 사진이 없음...음악 조용히 듣고 새소리 들으면서 올라가다가 배터리 다 됐다고 해서 보조배터리 연결했는데음???뭔가 이상하더라? 왜 충전하면서 쓰는데 자꾸 충전이 꺼지는???이 멍청이가 백패킹 간다고 보조배터리 다 충전시켜놨는데 막상 가져간 배터리만 당연히 했겠거니 하고 충전 안하고 들고 나왔음.4% 남은거라도 지켜보려고 바로 껐는데 추워서 못버티고 결국 중간에 방전됨.깃대봉 지나 1박순간 이거 그냥 그대로 내려갈까 말까 고민했음. 근데 나란 새끼는 자신에게 이상하게 가혹한 새끼인 것 같은게,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냥 하기로 했으니 끝까지 가보자 싶어서 다시 출발함.진짜 완전히 단절되니까 내내 매순간 고민하게 되더라.그냥 강행하자니 예상보다 거리가 너무 안 줄어들기도 하고, 사람도 한명도 안 보이고, 너무 길어지면 먹을거랑 물도 부족하고 그랬거든. 중간에 모르는 길이지만 짧아보이는 길로 빠질까... 그대로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길 상태가 너무 안 좋고 잘 안보이는 수준이니까 시계에 있는 지도 대로 끝까지 가보자 싶어서 계속 고민에 고민하면서 지도 따라 갔어.예상했던 박지는 대금산에서 잣나무 숲으로 꺾는 능선길 마지막에서 가까운 헬기장이나 잣나무 숲이었는데 못 가겠다 싶더라.그래도 토요일에 올라가는 길은 다 끝내고 싶어서 최대한으로 이동해서 박지 잡음.(부러진 폴은 중간에 또 사라져서 사진 퍼옴)아참! 사진이 없어서 아쉬운데 트레킹 폴 하나 부러져서 박지 도착하기 전에 비슷한 길이 나무 하나 들고 다니다가 폴대로 썼음.나참... 비자립 텐트 사면서 이런일 생길까봐 보조 카본폴대 하나 샀는데 설마하고 안 가져갔더니 바로 이런일이 터지네 ㅋㅋㅋ진짜 한번 고생하면서 별걸 다 경험해본다 싶더라.박지는 송전탑 바로 옆, 텐트 하나 정도 칠 수 있는 공간 있어서 쳤음.꼭대기 능선에 갈대도 있고 짧은 풀도 있고 바람이 안 부는 것 같아서 쳤는데 다행이 바람이 심하진 않았음.근데 밤 되니까 바람소리가 진짜 굉음소리로 바뀌면서 고속도로 옆에 텐트 친 것마냥 시끄럽더라텐트로 부는 바람은 거의 없었는데 송전탑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인지 산 지형 때문에 나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했음.문제는 7시에 벌써 세팅 다 하고 침낭 들어가서 누웠다는 거임. 다음날 해 뜨는 시간이 6-7시인데 아무것도 할게 없으니까 눈만 감고 있었음. 저녁을 추가로 먹을까도 했는데 내일 물이 부족할 것 같아서 편의점 편육만 까서 먹었어.4시쯤 핫앤쿡에 소시지 넣어서 하나 먹긴 했는데 내일 마실 물이 좀 부족해보였음.호스달린 물가방에 물 가져간게 좀 문제였던 것 같아. 힘들기도 했고 마시기 쉬우니까 너무 습관적으로 마셔서 2L중에 거의 1.7L를 마셔버렸음. 날진통에 한 400ml 남고, 물가방에 물은 200ml 안 되게 남았는데 물가방은 추워서 얼어버렸음.한 10시인가 11시까지 눈만 감고 뒤척이다가 어느순간 잠 들었고 7시쯤 일어났음.물도 좀 부족하고 먹을 것도 없어서 일찍 일어나서 하산하려고 했는데 늦어져서 마음이 급해지더라.전날에 허벅지 약간씩 근육 올라오는 느낌 들어서 걱정했는데, 푹 자니까 또 컨디션 괜찮더라.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힘든게 정말 컸음. 낙엽이 너무 많고 낙엽 아래 얼음끼고 그러니까 한 20번 이상 넘어진 듯. 폴대도 부러져, 계속 넘어지고 길도 안 보여서 진행은 늦어, 물하고 밥 부족해, 사람은 한명도 없어, 휴대폰은 꺼져서 못 봐. 이러니까 멘탈이 진짜 좀 흔들리더라 스쿠버 다이빙 할 때도 비슷하게 '이정도면 누군가는 진짜 패닉 왔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딱 그런 수준이었음.근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능선에 가끔씩 남아있는 눈에 찍힌 발자국 하나가 계속 보이는데 진짜 위로되고 힘나더라 근데 진짜 휴대폰으로 지도를 못 보니까 중간에 빠지는 길 있어도 내려가고 싶어도 못 내려가겠더라.길을 믿을 수가 없고 잘 보이지도 않으니까 지도에 없는 모르는 길을 막 내려가지 못하겠더라고,다음에는 코스 하나만 딱 넣어올게 아니라 중간에 빠지는 길이라거나 전체적인 등산로를 다 넣은 지도도 넣어가야겠다고 생각했음.잣나무 숲 - 계곡 하산대금산 지나서 잣나무 숲으로 빠지는 길이 결국 나왔는데 분위기가 확 다르더라숲이 울창하고 또 서쪽이다 보니 빛도 안들어오고 스산한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음.길은 딱히 없고 완만한 숲이라 대충 방향 맞춰서 아무렇게나 내려가면 됨.바닥은 낙엽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나게 푹신푹신 했음.길 따라 내려가다보면 임도길하고 갈라지는 길이 있는데, 차가 다니는 임도길이 확실히 완만하겠지만 너무 늘어질 것 같아서 계곡 따라 내려갔음.중간에 목 말라서 계곡에 있는 얼음 좀 뜯어서 먹고 그랬음.뒤에 얘기하겠지만 내 루트로 가는건 일단 비추하고 올라가는 길도 계곡은 비추함. 임도길로 가서 돌아오는게 좋을 듯 해.계곡 길도 정비가 된 길은 아니라서 대충 계곡 따라 이리 저리 건너면서 내려가는 거임. 이전 길 내내 그랬지만 계곡에서도 부러진 나무들이 길을 너무 많이 막고 있어서 위험할 수 있겠다 싶더라계곡 다 내려가서 파란 지붕 하나 보고 문명의 흔적을 보니 너무 반갑더라 그러고 일반 도로로 한 2시간 걸어서 시내가서 밥 먹고 버스타고 왔음. 막상 갤러들이 원하는 잣나무 숲 사진이나 캠핑 후기는 못 남겨줘서 미안하네 백패킹은 대부분 임도길 근방에서 할거라고 봐. 다른 곳은 힘들어. 임도길로 내려갈까 했는데 고생하고서 임도길 내려가면서 다 보고 내려가면 다음에 갈 마음이 안 들 것 같아서 좀 피한 것도 있어.다음에 처음 가는 기분으로 차타고 가고, 완만한 임도길을 걸어서 오르는게 좋지 안을까 싶음.잣나무 숲 가려면 임도길 걸어서 올라가고, 연계해서 등산하려는 친구들도 그냥 대보리에서 등산해서 대금산 까지만 오르는걸 추천해.---웬만해서 별별일 다 겪었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1박 2일 산 오르고 내려가는 동안 사람 단 한명도 못 보고니까 없던 불안감도 생기더라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건 드문 경험 같아. 보통 의지를 하는 편이 아니라 의지가 되는 편의 사람이라도, 혼자보다는 나한테 의지를 하는 사람 한명이라도 있는게 나한테도 도움이 되는 구나 싶었음.먹는 거야 좀 부족하게 가져가도 큰 문제 없다지만 물이 좀 없다는 생각 드니까 초조하더라.페트병에 필터 달아서 쓰는 걸 가져갈까 하다가 말았는데 가져가는게 맞았던 것 같아.정 물이 없으면 눈이라도 담아서 녹인 다음에 필터로 걸러먹으면 되는 거니까. 배탈날 것 각오하고 중간에 그냥 머리박고 계곡물 좀 마셨음...마치 대충 만든 GPX 지도처럼 크게보면 별거 아닌데 심적으로는 엄청 힘들었던 것 같음.갑자기 겸손해지고 겸허해지더라.유붕이가 내상 크면 시즌오프 되니까 잘 추스리라고 했는데 나도 집에와서까지 걱정했음...그래서 그냥 월요일 하루 푹 쉬었고, 푹 쉬니까 내상 없이 잘 넘어간 듯.집에 오니까 블다 트레킹폴도 새로 왔고, 곧 미국에서 산 비화식도 오고, 토렌쉘에 마케까지 오니까겨울동안 힘내서 또 나가봐야지
작성자 : 미니멀라이프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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