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황하게 써봤자 노친네(?) 잡소리밖에 안되니까 간단하게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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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정확히 기억난다.
2000년 3월 17일.. 2학년 내 생일날 술 존내 처먹고 들어와서 메일 열었지.
근데 이상한 메일이 있는거야.
교대 음악당 근처에서 학관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멋진 남자가 지나가더레.
옆에 있던 선배한테 물어봤는데 \'내 친동생이야!\' 라고 그랬다는거야.
친동생? 하고 인교대(당시는 인천교대) 게시판 뒤지니
그 선배의 동생이 게시판에 글을 존내 올리고 다니고 있었고
그거 보고 용기를 가지고, 멜친구 해보자고 하더라.

뭥미?
하면서 형을 불렀지.
참고로 난 경교99영어과, 형은 경교97영어과.
아무튼, 형이 그 메일을 보고 깔깔깔 웃더군.
뭔데? 했더니, 이 여자애 자기 동아리 후밴데, 지나가다가 내친구 전모씨를 보고 누구냐고 물어서 장난삼아 \'내 동생이야 큭큭\' 해줬는데 이렇게 나오네?
그러더라.
에라 이사람아, 하면서 친절하게

아, 형이 장난을 좀 쳤나봐요
그때 본 사람은 제 친구랍니다. 전화번호는 -----  멜주소는 ------ 이니까 여기로 연락해 보세요. 괜찮은 놈이에요 잘 해보세요~ ^^

했지.
다음날 답장이 왔는데 존내 흥분했더라. 엄청 화내더라.

정말 기분나쁘네요. 두사람이서 절 완전히 바보만드시네요

하면서. 너무 미안해서 굽신굽신 사과메일 보냈지. 어이쿠 오햅니다 죄송죄송...
여자는 또 답장 보냈지. 너무 화내서 저도 미안해요 죄송죄송... 사실은 게시판 글쓴거 보고 메일친구 하고싶어서 메일 보낸거에요 멜친구 해요..



그래서 우리는 1년동안 거의 매일 메일을 주고받았지.
서로 얼굴도 몰랐고, 솔직히 알고싶지도 않았어. 멜친구로 만난건데 외모가 왜 중요해?
좀 외로웠던 두사람의 메일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고, 한번은 보통 오는 길이의 메일을 한글로 옮겨봤는데 3페이지에 이르더라.
그렇게 3페이지나 되는 메일을 거의 매일 주고받았지.

그러고 1년 뒤..
결국은 그여자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근데...





일단 여기까지.
2탄 써 말어?
답글 보고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