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 사칭범까지 나오고 이거....

...일단 올리는데 왠지 옛 여친한테 미안하고, 니들한테 존내 속는 기분이다.
좀 찝찝한데 그냥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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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찬찬히 살펴봤는데
내가 아는 다른 어떤 친구보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했던것 같더라.

이제는 그냥 메일친구가 아니라
진짜 친구로 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저번에 이게 3학년 초라고 했는데
솔직히 2학년 여름인지 3학년 봄인지 잘 감이 안잡힌다. 어쨌던.


메일을 보냈지. 메일만 보내지 말고 이제 전화도 종종 하고, 밥도 같이 먹고 그러자고.
1년 반인가를 매일같이 메일을 보냈으니, 피할 이유도 없잖아.
그냥 자연스럽게 같이 밥도 먹고, 심심하면 영화도 보고, 뭐 그랬어.
이주일에 한번은 만났던것 같아. 뭐 전화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했고. 메일은 당연 꾸준히..
그러면서 난 정말 맹세코 한번도 그여자를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았었어.
누가 뭐래도, 친구니까. 진짜 정말로.
게다가 난 따로 좋아해서 들이대는 여자도 있었는걸.

별다를건 없었어. 딱히 뭐 대단했던 일도 없었고.

그러던 중 3학년 여름방학이 돌아왔지.
난 여전히 동아리 회장으로서 밴드 어떻게 살리겠다고 아둥바둥 중이었고
여자애는 지금까지 과외로 모은 돈을 가지고 해외여행을 하겠다고 하더라.
한달짜리였어.

뭐 그러냐. 잘가~ 했지.


방학이 되었고...
한달동안 만나지도 못해, 전화도 못해, 메일도 못보내..
처음 2주일은 그냥 심심할 따름이었는데
4주 가까워지니까 뭔가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
굉장히 공허한게, 뭔가 하나 빠진것 같고...
2년 가까이를 그래왔는데, 없으니 허전하더라.


메일 보낼 수가 없어서, 그냥 지금까지 보내고 받았던 메일을 한번 또 읽었다.
잃고..


아, 이젠 좀 잘 해줘야 겠구나. 나름 소중한 존재구나

라는 생각을 했지.
물론 아직도 이성이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좀 짠하는 그런게 있었어.





여행에서 돌아왔어.
곧바로 고향으로 내려갔더라. 메일을 보냈고, 다시 전화도 했지.
알 수 없었던 갈증은 어느정도 해결되었지..

개학을 했고,
개강파티랍시고 술처먹고 다니며 일주일을 보낸 후에, 저녁때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지.
거진 3개월만에 보는거였어.
만나기로 한 그날, 여자애한테 메세지가 왔지.

\'나 확 변신했다~ ㅋㅋ 못알아보면 어떻하지?\'

해외여행 힘들어서 살 많이 빠졌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뭐 변신이야 뭐.
별 기대는 안했어.

아무튼, 약속된 시간, 약속된 장소에서 신호등을 건너길 기다리고 있었어.
신호등 밑에서 파란 불을 기다리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눈에 들어오는게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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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슬슬 뻔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