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전설이나 민담을 좋아했기에 현대물로 재구성해 봤어요.
괜찮으시다면 한번 읽어봐 주실 수 있으실까요?
https://novel.munpia.com/437244
프롤로그
후삼국시대,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운 보양대사가 신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서해 중간에 배가 이르자, 갑자기 바닷물이 갈라지고 해일이 일어났다. 숨 막히게 밀려오는 파도에 배가 뒤집혀 겨우 정신만 차린 보양이 불법을 외우며 바다에 간청했다. 그러자 화려한 금라가사(金羅袈娑)를 입에 문 커다란 뱀이 고개를 내밀었다.
“저는 용이 되고 싶은 이무기 이목(璃目)입니다. 지금은 삼국이 혼란스러워 불법에 귀의한 군주가 없지만, 당신이 저와 함께 신라의 작갑(鵲岬)에 절을 지으면 도적을 피하고, 몇 년 안에 불법을 보호하는 어진 임금이 나와 삼국을 평정할 것입니다. 그러니 대사께서는 저를 제자로 삼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자기를 구해주고 금라가사를 내미는 이목의 요청에 보양대사는 그를 자기 시봉(侍奉)으로 삼아 신라로 돌아왔다.
전란에서 전국을 돌며 설법을 전하던 둘은 이목이 예언한 작갑을 찾아다녔다. 하루는 오악현(烏岳縣)에서 하룻밤을 묵던 보양대사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인궤(印櫃)를 주면서 소리쳤다.
“내가 원광((圓光)이다.”
귀가 찢어지는 호통에 꿈에서 깨어난 보양대사가 북쪽에 위치한 호거산(虎踞山)으로 향했다. 아침 햇살을 나뭇잎의 이슬로 빛내는 산길을 지나, 정상의 절벽에 오른 그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수많은 까치가 한곳에 모여 평평한 땅을 쪼는 모습이 보였다. 보양이 급히 산에서 내려가 까치가 쪼던 땅을 파니 낡은 벽돌이 수없이 나왔다. 그것을 모아 하나씩 맞춰 쌓자, 하나의 탑이 되었고 그제야 보양은 이곳이 옛 절터임을 깨달았다. 그는 그곳에 터를 잡아 절의 중창을 시작했고 이목도 근처 연못에 살며 사찰 중창과 불법 교화를 도왔다.
몇 해가 지난 936년, 고려의 태조 왕건이 삼국을 통일했다. 하지만 전쟁의 후유증으로 황폐해진 땅에는 기근이 찾아왔다. 죽어 나가는 백성들을 안타깝게 여긴 보양은 이목에게 비를 내리라고 명령했다. 처음 이목은 그의 명령을 거부했으나 끝내는 보양의 설법에 감화되어 고려에 비를 내렸다.
비가 내리고 이튿날, 천제(天帝)가 격노해 이목을 잡으려 차사(差使)를 보냈다. 멋대로 비를 내린 죄인 이목을 내놓으라는 호통에 당황한 이목이 보양에게 살려달라고 간청하자, 보양이 그를 숨기고 대신 앞으로 나섰다. 차사가 그런 보양에게 이목을 내놓으라고 다그치자, 보양의 손가락이 배나무를 가리켰다.
“이목(梨木=배나무)은 저곳에 있네.”
그의 외침에 차사는 곧바로 배나무에 벼락을 두 번 내리치고 하늘로 돌아갔다. 벼락 맞은 배나무 곁으로 다가간 보양이 나무를 어루만졌다.
“이목 대신 네가 죽었구나.”
안타까움이 담긴 염불 소리에 밖으로 나온 이목이 죽은 배나무를 어루만지자, 나무가 신비로운 빛을 내며 되살아났다. 그 후, 보양과 이목은 일생을 불교 중흥에 헌신했지만 보양의 전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오직 민간과 다른 전기에만 일부 소개될 뿐이었다. 그렇게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워 운문사를 중창하고 고려 태조에게 총애를 받던 보양은 역사에서 쓸쓸히 잊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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