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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은 반나찌주의자가 아니였다

농사장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2.04 10:32:41
조회 34 추천 0 댓글 0

"하나의 철십자훈장보다 나에게 한 대의 탱크와 기름을 다오" - 롬멜, 독일의 군인

 

 

독일의 장군 롬멜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사막의 여우, 아프리카의 영웅, 심지어 적국인 영국의 수상 처칠까지 그가 대단한 전략가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신화와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이유로 롬멜은 반(反) 나치주의자라는 인상을 깊게 심어주었다.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은 1944년 7월 20일 독일 동프로이센 라슈텐부르크에서 발생했다. 히틀러에 반대하는 독일의 군부 장성이 히틀러를 살해하기 위해 야전사령부 '늑대의 소굴'에 폭탄을 설치했다. 폭탄은 예정대로 폭발하기는 했으나, 히틀러는 간발의 차이로 살아나 미수로 그치고 말았다. 히틀러는 암살 음모에 가담했던 사람들을 색출해 잔인하게 살해했다. 슈타우펜베르크는 피아노 줄에 매달려 교수형 당했고, 롬멜도 이와 관련돼 음독 자살했다.)

 

독일 민족을 위한 비운의 영웅이라는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런 영웅의 이미지가 그를 반나치주의자로 불리게 한 것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니고 있기는 하나, 그는 결코 반(反) 나치주의자가 아니었다.

 

나치 초기부터 롬멜과 히틀러는 상호의존적일 수밖에 없었다. 히틀러가 없었다면 롬멜은 눈에 띄지 않는 군인으로 평생을 보낼 운명이었다.

 

 

1_dyat2001.jpg

마우리체 필립이 쓴 책인 <롬멜>의 내용 (p56, p56, p58)

 

<blockquote dir="ltr" style="color: rgb(70, 70, 70); font-family: 돋움; font-size: 12px; line-height: 18px; text-align: justify; margin-right: 0px;"><blockquote dir="ltr" style="margin-right: 0px;"><blockquote dir="ltr" style="margin-right: 0px;">

히틀러의 프라하 침공을 부추긴 이도,

 

독단으로 프랑스의 마지노 선을 돌파해 서부전선의 승리를 연 사람도,

 

동부전선 패배의 악몽 속에서 잇단 사막의 승전보를 전해 히틀러의 권위를 유지시켜준 이도

</blockquote></blockquote></blockquote>

 

롬멜이었다.

 

롬멜은 히틀러와 상호의존적인 관계였다.

 

롬멜은 히틀러를 맹신하지는 않았더라도 추종했으며, 그에 대한 대가로 히틀러 집권 초기에 히틀러의 경호실장을 역임했다. 마우리체 필립의 <롬멜 평전>에는 그가 나치의 당원은 아니었지만 종종 친나치적인 행동과 발언을 보였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것이 출세를 위한 방편이든 정치적 신념의 표출이든 나치를 따랐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는 적극적인 동조와 격려로 롬멜을 옹호했으며, 롬멜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주인에게 승리를 바침으로써 복종했다. 롬멜이 히틀러 암살에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패색이 완연해진 후의 일이다. 이즈음 롬멜은 노르망디 전역의 패배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는 히틀러의 지도력에 회의를 품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히틀러 암살미수 사건에 롬멜을 끌어들인 것도 '아프리카의 영웅'이 히틀러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선전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롬멜 자신도 이 사건에 서명하는 것 이외에는 별로 한 일이 없다. 롬멜은 그 시점에서 적극적인 반란파도, 완연한 수성파도 아니었다.

 

롬멜의 신화도 연전연패한 연합국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패배를 변명하기 위한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롬멜은 크게 보아 4승 2패의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마지막 단 두번의 패배로써 모든 것을 잃었다.

 

(롬멜이 패한 이유는 정보전의 패배와 물자 부족 때문이었다. 독일군의 암호는 예외 없이 영국 정보부에 의해 해독됐고 물자를 실은 선박들이 줄지어 침몰했다.)

 

여러 차례 강조한 보급의 허술함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무모한 전술의 대가였다. 물론 롬멜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전략가가 담당했더라도 아프리카 전선은 결국 독일의 패배했을 전역이었다. 사막을 누빈 여우의 신화는 롬멜 개인의 능력이 아닌 이역만리 날아와 열사의 흑서와 열악한 보급 사정을 참아가며 끝까지 싸웠던 수많은 아리안 청년들의 피와 눈물 위에 이루어진 것이다.

 

롬멜은 독일의 장래를 근심하며 나치의 비인도성에 방황을 거듭했지만, 끝까지 히틀러에 대한 경외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순적인 인물이었다.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기자들과 영화 촬영기사를 아프리카에 보내 '민족영웅'의 이미지를 띄워 올렸다. 연합군도 그의 전설 만들기에 한 몫 거들었다. 처칠은 의회 연설에서 "유감이지만 상대에게는 용감하고 유능한 장군이 있다"고 고백했다.

 

 

1_dyat2001.jpg

롬멜의 장례식

 

1944년 7월 20일에 있었던 히틀러 암살음모 사건은 실패로 끝났고 롬멜이 음모자들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히틀러는 '국민의 영웅'이 자신의 적으로 법정에 출두하고 교수대로 끌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2명의 장군을 롬멜에게 보내 그가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그와 그의 가족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자살을 권유했다. 10월 14일 롬멜은 음독 자살하여 일생을 마쳤다. 그의 장례는 최고의 예우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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