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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썼던 글 보실래요앱에서 작성

새싹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16 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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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은 늘 불안할 따름, 이것은 나의 의식이 어언 먼 훗날로 접어들던 시기 쯤에 늘 느껴지던 죄악감이었다. 나의 쓰임새를 찾는다. 찾아본다. 생각하다. 덮어두다. 그렇지만 나를 쓸 곳이 마땅치 아니할 따름. 조용히 담배를 피려던 그때면 나에게 약속이 온다.

 여자의 분내. 그것은 내게 너무 새초롬히 다가온 식초이다. 물론 시큼하다만은 그것만이 내 삶을 씻겨주는 안식 아닌가? 옷을 입는다. 거울을 바라본다. 오늘 외모는 반반하다. 아니, 그냥 그럴 거 같은 기분이다.

 지하철을 타고 1시간을 달렸다. 1번 출구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창문 너머를 봤다. 익숙한 실루엣의 그녀. 시간이 멈춘 듯했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끌리듯 그 찰나를 기억했다. 두근. 그녀의 모든 모습을 눈동자에 담기에는 차마 내 인지가 미치지 못했다.

 그 찰나에도 에스컬레이터는 내려간다. 그 잠깐에도 잠깐 스쳐간 그녀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움직였다. 어느덧 숨을 쉬는 법조차 잊어버렸다. 혈액은 순환하지 않는데도, 창백한 손끝에서는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어느덧 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렸다.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서로의 눈빛이 닿았다. 잠깐의 정적 후, 그녀는 부끄러운 듯 기둥 뒤에 숨었다. 또,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굳어버린 나의 모습이 신기하다는 듯 다가오고, 마침내 나에게 도달했을 때 다시끔 나의 호흡은 재개했다.

 장밋빛의 그녀, 립스틱 색깔이 유난히 장밋빛을 띠던 그녀다. 사실 갑작스러운 만남인 연유로, 나는 그녀의 사진만 보고 온 참이었다. 이전까지는 그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다. 몸의 모든 감각이 그녀를 향했다. 마치 포식자를 앞에 둔 피식자의 경종과도 같았다. 

 분명 내가 더 나이가 많다고 들었는데도, 그녀에게 잡아먹힐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애초에 그녀가 나의 사진을 보고 만나자고 했던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이 위기감을 타파할 능력 따위는 없었기에 나는 그녀가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맞잡은 손을 보며 헤실헤실 웃는 그녀의 미소에 나는 강한 충동을 느끼고 말았다. 철인과도 같은 성정이라, 이런 충동을 느껴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당장이라도 그녀와 입맞춤을 하고 싶은 감정이다. 이런 건 좋지 않아, 스스로를 최면시키며 나는 발걸음을 뗐다.

 막상 어딜 가자니 갑작스러웠던 터라, 아무런 준비된 것이 없었던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을까. 우리는 목적지 없이 분주한 길거리를 배회했다. 그러다 한 식당 앞에 멈추게 됐다. 통유리창 너머로 노출콘크리트가 보인다. 그 아래에 붙어있는 고딕한 조명이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데이트 장소로는 제격이겠지- 나는 그녀를 이끌고 가게에 들어섰다. 그녀는 명란크림파스타를 시켰다. 나는 메뉴판을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그녀와 같은 것을 시켰다.

 잠깐의 시간 동안, 그녀는 잠시 담배를 피자고 했다. 담배? 나는 그녀가 흡연자인지 몰랐기에 당황했지만, 피차 본인도 흡연자인 마당에 뭐가 문제일까. 그녀가 이끄는 손을 잡고 나는 가게 앞 공터에서 담배를 꺼냈다. 쪼그려 앉으며 불을 붙이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의 불꽃은 나의 머릿속에 퍼지고 퍼지며, 놀이의 형상을 띤다.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잠시 멍을 때리고 있던 찰나, 그녀가 날 올려다봤다. 정말로 예뻤다.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술을 마셨다. 여자와 술, 그대의 술잔. 나의 분주한 걸음. 나는 술을 잘 못 마신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하는 술이라면 몇 잔이라도 나를 취하게 할 순 없다. 나는 그런 백금화 같은 청량한 색의 정신을 가지고선 그녀와 술을 따랐다. 그녀가 너무나 예뻐보인다. 하지만 난 취하지 않았다. 안 취한 거야. 맞아, 그냥 그녀가 너무 예쁜 게 문제인 거야. 몇 잔을 더 홀짝여봐도 난 취하지 않았음을 느꼈다. 아까보다 그녀가 더욱 예뻐지고 날 더 유혹하는 것 같지만 원래도 그런 여자였을 거야, 난 취한 게 아닐 거야.

 그녀의 손이 내밀어져온다. 그녀가 나에게 기댄다. 우린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침묵이 흐른다. 입술이 맞닿는다, 이건 다 그녀가 잘못한 거야. 나쁜 아이에겐 벌을 줘야 해, 이건 상식이야. 먼저 유혹한 네 잘못이라고, 되뇌였다. 

- 새싹이가 전여친한테 차이고 나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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