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상병님."

"너 안 춥니?"

"예? 추, 추우십니까? 핫팩 챙겨왔습니다. 드리겠습니다.

은우가 허겁지겁 전투복 주머니 속 핫팩을 꺼내 껍질을 깐다. 코끝이 차가운 것이 공기가 서늘하긴 했 다.

"오. 고맙다? 역시 차 일병."

"하하. 아이 이 정돈 기본이죠."

간만에 웃는 상병의 얼굴에 칭찬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환기되며 은우도 너스레 떨며 뒤통수를 긁적 였다.

"근데 이거 하나론 부족해."

"하나 더 있습니다. 드릴까요?"

"아니 됐고. 꼬추가 존나게 시렵다."

"......예?"

"어떻게 좀 해봐."

"...잘...못 들었지 말입니다."

"시경이랑 희철이가 너 못 따먹겠다잖아."

상병 입에서 김이병과 성이병의 이름이 나온다.

"네?"

"어떻게 따먹는지 모르겠다고." "......"

"아니 근데 씨바 낸들 아냐? 그냥 박으라고 했지!" "....."

"씹냐? 표정이 왜 그래?

"아닙니다!"

"그럼 뒤 돌아서 책상 잡고 숙여. 고추 존나 시려서 넣어야 겠으니까." "......"

"애들이 그러는데 너 아다는 아니라던데. 맞아?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

"야. 차 은우. 바지 벗고 뒤 돌라고."

"저...  상병님."

"어.왜 안에다 싸지 말라고?"

"그게 아니라... "

"그럼 뭐. 너 바닥에서 엎드려서 개처럼 박힐래? 어? 그게 니 취향이야?"

"아닙니다!"

은우는  시키는 대로 바지와 속옷을 벗고 테이블을 짚고 몸을 엎드린다. 찬 공기에 노출된 엉덩이가 제 의지와는 다르게 부르르 떨리고 닭살까지 오소소 돋는다. 엉덩이 쪽으로 바짝 다가오는 상병의 기 척이 느껴졌다.

"너 이 밑구멍은 뭘로 푸냐?"

"...손가락으로 풉니다. 상병님 진짜 이건 아니지 싶습니다. 장난이시라면,"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은우는  뒤 돌기 위해 상체를 세웠지만 테이블에 도로 처박혔다.

억센 힘에 다시 일어나기란 역부족이었다.

"야. 뭐가 진짜 아닌데. 이 새끼 말 웃기게 하네?" "......"

쫙 깔리는 저음에 은우는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츠린다.

"어우... 손으로 하긴 싫은데. 똥구멍을 어떻게 쑤시냐. 그냥 하면 안 돼?"

"안 됩니다.

상병님... 상병님도 다칠 수 있습니다. 싫으시면 제가, 제가 직접 풀겠습니다."

"야 가만 있어 봐. 이걸로 니 뒤 좀 쑤셔도 되냐?"

"예?"

상병이 고민하는 중에 구석에 세워둔 것이 눈에 들어왔고 은우가 그게 뭔지 몸을 돌려 확인하려는 걸 일부러 돌려 막는다.

"허웃. 사,사,사, 상병,상병님. 이거 혹시... 잠시만요!"

"괜찮아 안전핀 걸었어. 그리고 조용히 좀 해."

아래에 닿는 아주 딱딱하고 찬 것에 은우는 단번에 그게 무엇인지 알았다. 흠칫 놀라 허리를 세운 걸 바 로 상병이 뒤통수를 눌러 처박았다. 은우는 몰려오는 공포감에 바짝 몸을 굳혔다.

"허리 들어. 안 보인다"

상병은 대충 구멍으로 보이는 쪽을 총구로 깨작거린다. 오밀조밀하게 주름진 곳을 아무런 윤활제도 없이 문지르다가 쿡쿡 쑤시니 당연히 들어갈 리가 만무하다.

"힘 좀 풀어. 자꾸 튕겨 나오잖아."

"제발 제가 풀게 해주십시오. 너무 위험합니다. 너무 무서워요 상병님!"

"왜? 더 흥분될 거 같은데. 방아쇠도 당겨 줄까?"

공포스러운 말이 은우는 기겁해서 거세게 도리질을 했다.

"이거 왜 이렇게 안 들어가는데. 네가 손으로 벌려봐."

은우는  두 손을 뒤로 해 엉덩이를 잡아당겨 벌렸다. 손가락으로 한다고 했으니까 대략 이 정도 넣으면 되나? 존나 안 들어가네.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리다가 침을 퉤 뱉는 소리와 동시에 예민한 살갗에 끈 적한 게 척 쏘아지는 느낌에 놀라 은우는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움찔한다. 아까처럼 몇 번 더 깔짝이더 니 차가운 금속이 밀려들어 왔다. 안 그래도 딱딱한데 단차 같은 게 느껴지니 이물감이 상당했다. 무엇 보다 위험천만한 존재감에 은우는빨리 해치워야겠다 생각에 힘을 풀기 위해 애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