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을 전공하고 이날 이때까지 주로 영어로 세상공부해 오고 있는 평생영어학도로서 한 마디 올립니다.
 
대학시절 어휘의 제왕이라는 말 많이 듣고 외국인 교수님도 저의 어휘력에 놀라는 듯 했습니다. 대학다닐때 어휘33,000은 원서로 일주일만에 10번 이상 공부했고 학우들이 그기에 나오는 단어 물어면 대부분 맞추었습니다. 어휘33,000에 나오는 단어10개 정도 원어민 강사들에게 물으면 평균3개 정도밖에 못 맞추더군요. 그리고 대부분 발음조차 못하더군요. 영어의 특성상 분야가 다른 곳의 단어는 발음은 물론이거니와 액센트도 어느 음절에 있는 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닉스 발음법은 기본어휘에만 해당합니다. 따라서 원어민이 오히려 저에게 영어단어발음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편, 한글은 \'가나다라...\' 공부 한 두시간만 공부하면 뜻은 모를지라도 읽는 것은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가\'는 항상 \'가\'이니까요. 영어원어민은 참으로 불편하게 살고있구나라는 생각 자주 합니다. 세종대왕만세!
 
대학영어특강 시절, 어휘 22,000 혹은 어휘 33,000같은 책은 사흘 정도에 강의마무리하고 독해쪽 강의에 치중했습니다. 이 책들은 전 세계적으로 홍보되어 저자들이 떼돈을 벌었겠고 그 책들의 수정/번역본들을 만든 비영어권 저자들마저 짭짤한 수익을 건졌을 것이고 또한 그 책들을 이용해 강의한 많은 비영어권 강사들도 많은 수익을 향유했고 항유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원/접두사/접미사 따위만 알면 줄줄 단어가 외워진다고 모두들 말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단어를 무슨 연상법으로 연결시켜 쉽게 학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 학생들은 그기에 감탄하며 맨날 그런 연상하는데 에너지낭비하고 실제 문장이해나 활용시에는 혼돈의 도가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우리가 어린시절 우리말 공부할 때 어원/접두사/접미사 따위 공부하면서 단어암기했습니까? 또한 글자부터 공부하면서 언어학습했습니까?
 
단어는 소리이고 그 소리는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 의미는 상황에 따라 색깔을 달리합니다. 언어의 기본핵심은 소리와 의미의 조합이라 생각합니다. 두 세살 먹은 아이 그 누가 글자부터 공부합니까? 그저 \'이게 뭐야\', \'저게 뭐야\'라고 묻기만 하고 엄마가 \'이건 뭐란다\', \'저건 뭐란다\'라고 말하면 아이는 \'아\'하고 의미파악을 하며 그것을 어디에다가 적거나 그것을 암기하려고 애써지도 않습니다. 자꾸 반복이 되면 저절로 암기되는 것이지요. 글을 읽고 쓰는 것은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폼잡는 행위\'입니다. 다른 애들 초등학교 다니는데 우리애도 보내야겠지요. 남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 다니는데 우리애도 폼을 잡아야 하니까요(우리애보다는 우리가 먼저 폼잡고 싶은 것 아닌가요?).
 
물론 글읽기, 글쓰기를 경시하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단어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내는 의미의 다양한 색깔을 다양한 상황속에 이해하다보면 암기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암기가 평생동안 지속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겠지요. 어쨌든 소리부터 제대로 공부합시다. 그리고 이해하려고 합시다. 그러면 외워집니다.
 
적다보니 약간 두서도 없고 너무 길어져 다음을 기약해야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