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맞후임이 그 제목에 언급된 주인공이고 전역한 지 몇 달 안되서 싱글벙글한 썰 풀어봄.

난 내 맞후임이랑 정말 친할정도로 좋은 사이였고 아직도 걔 행동에 잊을 수 없다. 내가 전입온지 3달 뒤 내 첫 맞후임 신병이 왔었고, 내가 걔를 하루이틀동안 좀 많이 챙겨줬었지. 그래서 맞후임도 날 더욱 존경스럽게 느낄정도로 좋아했었고. 근데 며칠 안되서, 내 소대에 있던 소대장이 날아가 버리는거 있지.. 날려보낸게 내 맞후임 신병,, 그것도 지 (어마어마한)빽을 써서. 아마 내가 어제 겪은 일을 듣고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었지.

그 사건의 전말이...

소대장의 지시로 내가 맞맞선임이랑 함께 밖에서 일과작업을 하고 있었고, 창고랑 행정반 등등 왔다갔다해서 바쁘기 무렵 맞맞선임이랑 두손으로 큰 박스 1개씩을 들며 밖으로 이동하고있는중. 어느 타 부대에서 온 간부들이 두돈반에서 내려 우리 부대 근처로 왔거든. 그때 나랑 맞맞선임이 이동중 큰 호령이 들려와서 쳐다봤는데 그때 타 부대 간부들을 우릴보고 한 호령이였지. 근데 우리 보고 경례를 안했다고 난리를 떠는데,,, 보통 우리부대는 타부대쪽은 거의 경례를 안해도 될 정도로 작은 부대였거든. 게다가 큰박스를 옮기는데 앞도 잘 안보이고 땅보고서 걸을 정도여서 주변을 인지하기가 어려웠지.

그래서 기꺼이 큰 박스 내려놓고 경례했는데 타부대 간부가 기본이 안되있어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이러니 맞맞선임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고 당당히 설명해주셨는데, 그게 트리거가 됐는지 타부대 간부들은 더욱 크게 호령처서 나랑 맞맞선임 뺨 한 대씩 친거야. 그래서 우리도 따지려는 중간에 갑자기 우리 소대장이 와서 작업 안하고 뭐하냐면서 묻던데 마침 타부대 간부들이 이 기회를 노려 우리한테 엿먹일 생각인지 자기들이 당한일을 더욱 과장해 지어내서 험담하는거야 그것도 우리가 그분들 보고 비웃고 갔다 ㅇㅈㄹ 할정도로... 그래서 우리도 억울한 걸 말하기도 전에 소대장은 우리 얘기 듣지도 않고 우릴 끌고가서 연병장 4시간동안 완전군장으로 시켜버린거야. 이때 내 옆 맞맞선임은 계속 혼잣말로 욕할정도로 빡쳐있는 상황이었고 나도 속으로 욕하면서 개ㅈ뱅이침.

잠깐 간접행군 끝난뒤, 돌아오니, 내 맞후임이 내 얘기를 전해듣고선 어떻게 그럴수 있다면서 분개해지며 곧 어디론가 가다가 10분뒤, 나보고 억울하신 일 금방 해결 될거라고 말해주더라. 그래서 마편이구나 생각하고(참고로 전부터 우리부대 개선되는 일 거의 없었음) 한 소리를 흘려보내려는 듯 했으나, 다음날 갑자기 부대에 기무대 출신 몇명이 와서 우리 소대장을 찾는거임. 그때 느낀게 설마 후임놈이??란 생각밖에 들수밖에 없었지. 그때 기무대 사람들 보니까 복장과 차림이 위화감이 ㅈㄴ 올라오는 느낌으로 첨 소름 돋았어. 탄피 분실이랑 사단장 방문 등 더 무서운게 위풍당당한 기무대를 실제로 보면 완전 생각이 달라짐. 당연히 어제 있었던 일을 조사하러 여기까지 온거고 소대장과 각각 따로 나랑 맞맞선임 불러서 진술을 했음. 추후 타부대 간부들까지 조사함.

결과는 예상했듯이, 내 소대장은 다른 부대로 전출과 함께 감봉 징계까지 받는 스펙타클한 상황으로 종료됨(타부대 간부들 결과는 불상)

솔직히 난 우리부대 갈굼이나 부조리같은건 있어도 해결이 거의 소용없을정도의 흐름이여서 난 대수롭지 않게 여긴게 후임놈이 완전 뒤집어놓은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알고보니 후임의 아버지의 큰형이 기무대에서 일하신다고...ㄷㄷ

거길로 직통으로 바로 찔러버린 맞후임도 굉장하지만 난 손해볼건 없다고 생각했어. 나도 애초에 잘해줄 생각밖에 없어서 걱정없이 챙겨줬지만 다른 동기들이랑 선임들이 나보고 조심스럽게 대하라는 말 몇번은 들어본거 같에 ㅋㅋㅋㅋ

지금쯤이면 걔 곧 전역할 시즌이겠네

그 영향 덕분인지, 모든 부대원들은 내 맞후임을 잘 건들지도 않았고 내가 전역할때까지도 간부들도 잘해줬을 뿐이다. 나랑 맞맞선임의 누명을 그나마 대신해준 후임도 몇번을 반복해도 고맙다는 생각밖에 안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