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김성환'님 제보)
옛날 아저씨들이라면 ‘엘란트라’라는 네 글자가 참으로 정겹게 느껴질 사람들이 많을 거다. 1990년 10월~1995년 11월까지 총 5년이 조금 넘는 시간 속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 온 엘란트라는, 현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다. 지금의 아반떼를 존재하게 한 준중형 세그먼트의 창시자이며, 코드명은 J1이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면 알 것 다. 그리고 차를 정말 좋아하는 이들이면 알 것이다. 구아방이라 불리는 J2 아반떼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원조를.
"준중형 차가 뭐냐! 소형 차면 소형 차지!" 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 그 시대의 풍경을 바라볼 때, 당시 중형 차를 가지고 싶었지만, 크기나 비용 문제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에겐, 매력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즉 요즘 말로 말한다면, 가성비 좋은 세그먼트의 시발점이라 말할 수 있겠다. 조금은 아이러니하지만, 스텔라의 후속작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1,500cc SOHC 엔진을 보면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포지셔닝과 코드네임 (Y카), 생김새 등을 보았을 때 진정한 스텔라의 후속은 아니다. 오늘은 포르쉐에게 원따봉을 받았던 엘란트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포르쉐 왈
응 난 1단이었어
그 시대에 살았던 이들이면 기억할 수 있겠다. 고성능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현대의 마케팅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왜, 그거 있지 않은가! 불그스름한 노을 진 배경에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엘란트라를 검정 포르쉐 911(964)가 맹추격을 하며,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겨우겨우 나란히 서서 따봉을 받은 그 광고 말이다.
당시 PC 통신 유머에서 그 따봉은 “난 1단 기어로만 달렸다.”라는 숨겨진 뜻이었다며, 놀림거리가 되었던 적이 있다. 당시의 소비자들도 이걸 보며 “아.. 이건 좀…”이랬던 것이다. 원래 이런 무리수를 두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원래의 차량 컨셉은 휴먼 터치 세단 이란 타이틀로 초창기에 출시를 하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어정쩡한 반응과, 현대에서도 당시 컨셉 자체가 난해하단 내부의 의견으로 인해 곧바로 고성능 세단의 컨셉으로 전향한 것이다.
아무리 놀림당했어도
1.6L DOHC는 물건이었다
사실, 1.5 SOHC는 그 당시에도 엔트리급에 들어가는 엔진이었으며, 연비형 엔진으로 성능은 그냥 그랬다. 의외의 반전은 1.6L DOHC 엔진이었는데, 이 엔진은 미쯔비시의 시리우스 엔진이었다.
시리우스 1.8L DOHC가 베이스였고 실린더의 높이를 줄여서 디튠한 모델인데, 그만큼 엔진의 스트로크가 짧아져서 상당한 고성능을 자랑했다. 본판 자체가 고회전형 엔진이라 당시에도 순정 상태로 7,600rpm까지 활용이 가능한 엔진이었다.
최대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5.3kg.m, 지금 현행 나오는 아반떼의 출력이 최대출력 123마력에 15.7kg.m인 걸 생각하면 엄청난 엔진이었던 건 확실시된 것이다.
역시나 고성능을 외친걸 부끄럽지 않게, 이 엔진을 장착한 모델은 제원표상 안전 최고 속도가 180km/h였다. 여러분의 예상대로, 아날로그 계기판을 장착한 모델은 고속도로에서 속도계 바늘을 꺾는 게 가능했고, 풀옵션 사양의 LCD 전자 계기판을 장착한 차량은 최고 속도 200km/h까지 표시가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엔진은 1987년 미쯔비시 미라지의 퍼포먼스 모델 CYBORG 트림에 적용했던 엔진이랑 동일한 엔진이다. 이렇게 좋은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은 배기량 기준 세금 부과방식으로 인한 판매의 저조로 일찍이 단종된다.
(사진 = HMG 뉴스룸)
1.5L 오리온 엔진만 잘 팔리니
해결책을 내놓은 현대
1.6L DOHC의 판매 부진으로 인하여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단종을 시켰다. 워낙에 안 팔려서 이 자리를 1.8L DOHC 엔진으로 대체하였고, 대책으로 내놓은 1.5L DOHC 엔진을 자리에 앉혀놨다. 이리하여 엔진 라인업은 SOHC 오리온 엔진까지 합하면 3가지의 구성으로 운영하게 된다.
선택의 폭을 넓히고, 대한민국 준중형 차로써 최초로 운전석 에어백과 안티 록 브레이크 (ABS)를 적용하였다. 에어컨의 냉매 규격도 기존 구냉매 (R-12)에서 신냉매 (R-134a) 규격으로 변경되고, 국산차 최초로 신냉매를 적용하게 되었다. 1.5L DOHC는 출시 당시 과거 1.6L DOHC 대비 힘이 달린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으며, 내구성의 문제가 간혹 지적되곤 했는데, 차체가 가볍다 보니 엔진의 부하를 덜 주는 주행법이 가능하여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1994년 단일 모델
100만 대 판매 돌파
초기형 엘란트라부터, 후기형 뉴 엘란트라까지 당시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발전시켜, 준중형 시장을 장악했다. 내수 및 수출에 도합 단일 모델로 100만 대를 생산 및 판매를 하였고, 엘란트라 초기형부터 수출시장을 꾸준히 공략하여 현대차의 수출 역군이 되기 했었다.
이후 1995년 3월 후속 차종인 코드명 J2 아반떼가 출시되었다. 아반떼의 출시 후 중복되는 1.5L DOHC 및 1.8L DOHC는 단종되었고, 1.5L SOHC가 장착된 GLS 트림만이 생존하게 된다. 단일 트림으로 아반떼와 함께 병행 생산 및 판매를 이어오다 동년도 12월, 마침내 엘란트라의 역사는 막을 내린다.
내수의 엘란트라는 끝났지만
수출은 여전히 엘란트라
오늘은, 지금의 아반떼를 있게 해준 엘란트라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봤다. 엘란트라가 국민차로 오늘날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당시에도 최신의 차로 분류되었던 3세대 미라지의 역할이 컸던 것이다. 엘란트라는 아시다시피 미쯔비시 미라지의 언더바디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차다.
당시의 버블 경제 시대의 일본차 답게 하이 - 퀄리티의 파워 트레인과, 당시 중형 차였던 겔랑의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고, 내장재 또한 중형 차에 버금갔던 시절이라 현대차는 이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현대차는 소위 말하는 잔머리를 사용하여 꽤 해낸 게 ‘준중형’이라는 시장을 개척해낸 것이고, 당시에 엑셀보다 한 단계 윗급으로 포지셔닝 하여 엑셀보다 윗 급을 표현하는 식의 영업과 마케팅을 주로 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안 해낸 게 대한민국 준중형차 역사다. 이러한 현대의 수는 정확히 성공이란 표지판을 관통했고, 지금까지 아반떼를 통하여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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