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4륜 조향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도대체 4륜 조향이 왜 난리일까? 살펴보니, 최근 신형 S 클래스가 4륜 조향 장치를 장착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꺾이는 뒷바퀴의 각도는 보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자아내는데 충분했다. 이 4륜 조향의 기술은 알고 보면 사람들에게 오래전 부터 외면받아온 기술이었다. VDC 기술의 발전으로 4륜 조향 장치의 필요성이 적어지자 한동안 실효성을 잃었던 기술이었고, 벤츠에서 다시 이 기술을 살려내어 강점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런데, 간혹 이런 반응들이 있다. “어? 이거 쏘나타에 들어갔던 거잖아?”라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보였다.
몇몇 반응들은 어디 벤츠와 현대를 비교하냐며 극대노를 표출하는 반응들이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NF 쏘나타 후기형부터 선택사양으로 들어갔던 이 옵션은, 과거 80년대부터 사용해온 4륜 조향장치 기술이다. 4륜 조향은 앞바퀴 조향에 비례하여 뒷바퀴의 토우 각도를 조절해 코너와 조향을 어시스트 하며 주차의 용이성, 고속주행 때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 시 민첩한 거동을 자랑하게 만든다. 각 브랜드마다 나름의 명칭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출시 예정인 G80 스포츠에도 들어갈 것이라는데, 오늘 이 시간 4륜 조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사진 = 다음 블로그 '김군'님)
그놈의 4륜 조향은
무엇인가
4륜 조향은 과거 60년대부터 기술 개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80년대에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졌으며, 일반 승용차 타입보단 스포츠카 사양의 자동차들에게 내어준 기술이었다.
차량의 핸들 조작이 기존의 앞바퀴 조향뿐 아니라 뒷바퀴도 조정이 되게 하는 장치로 저속에서 차량을 매우 용이하게 조종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과거 오일펌프 방식의 기계식 방식과 현세대에서 사용되는 전자식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사진 = 다음 블로그 '김군'님)
전자식 4륜 조향은 G 센서, Yaw 센서, 차속 센서, 스티어링 조향각 센서 등을 통해 정보를 취합한다. ECU에서는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해 차체가 처해진 상황을 판단하고, 액츄레이터 모터를 사용하여 뒷바퀴의 제어가 들어간다. 뒷바퀴의 조향을 역위상 제어인지 동위상 제어인지 판단하여 자동차의 진행 방향과 차체 방향이 일치하게 끔 만드는 방식이며 요즘 사용하는 방식의 표본이다.
기계식인 오일 제어 방식은, 오일펌프로 토출되는 오일을 솔레노이드 서보 밸브로 보내어 ECU가 액츄레이터를 통해 압력을 제어하면서 조향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서술하는 구동 방식은 간단하지만, 오일 제어 방식의 구조는 꽤나 복잡하다.
(사진 = RX-7 Club USA)
그동안 4륜 조향을
사용해온 메이커들
최초로 개발을 시도하여 적극적으로 상용화를 도모한 건 일본이었다. 원래의 취지는 회전반경을 크게 줄여 기동성의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서 비롯된다. 자료조사에 의하면 1962년 자동차 공학회 기술 회의에서 “자동차 후륜 조향장치의 제어 및 안정성에 대한 주요한 개선”이라며 해당 안건이 발표된 후 여러 인력들에 의해 기술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후, 80년대 후반에 들어서 먼저 도입한 마쯔다의 DTSS, 그리고 혼다의 4WS다. 위에서 서술한 오일펌프 방식의 기계식 메커니즘을 사용하였으며, RX-7의 FC3S, 혼다의 2세대 프렐류드에 장착을 하여 출시를 하였다.
횡압력에 의해 뒷바퀴의 조향이 결정되었으나, 두 메이커 다 반응성의 문제와 운전대로 전해지는 이질감으로 인해 크게 빛을 보진 못하였고, 마쯔다는 FC3S 이후로 내놓지 않았으며, 혼다는 기계식에서 전기모터 제어 방식으로 변경한 4WS를 3세대 프렐류드에 장착하여 다시 출시하였다.
혼다의 4륜 조향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조향 각도에 따라 동위상과 역위상이 결정되는 당시에 제법 능동적은 시스템을 선보였다. 스티어링 휠이 140도 미만으로 돌아갈 때는 후륜 조향각을 1.7도로 조향 되었다가, 조향각이 140도를 넘기게 되면 후륜의 조향이 역위상으로 변경되어 최대 5도까지 조향 되었다.
혼다의 4WS 시스템 방식이 오늘날의 4륜 조향 시스템의 기본이 된다. 이후 닛산도 전자제어 방식의 4륜 조향을 선보였다. R32 GT-R부터 사용된 HICAS는 후속작 R34까지 사용되었으며, 닛산의 Z32 페어레이디, 180SX 일부 모델에 걸쳐 스포츠 모델 한정으로 제공해 주었다.
유럽권에서는 BMW E31 850 CSI, 포르쉐 928도 사용되었으며, 포르쉐 928은 바이자흐 액슬이란 상표 명으로 FC3S와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졌고, E31은 AHK라는 명칭으로 전자제어 방식을 사용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4륜 조향과 거리가 멀다.
현대는 2000년대 중반 NF 쏘나타를 통해 AGCS라는 기술을 내놨다. Active Geometry Control Suspension의 약자이며, 현대자동차가 발표할 때, 현상의 ‘원인’을 직접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발표했었다.
기존 일본과 독일의 유수 메이커들이 구조가 복잡하고, 잔고장이 심해 개량을 시도하다가 포기했던 기술을 현대는 간단한 구조로 응답성을 키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뒷바퀴의 토우 값을 변경하여 위험요소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어낸 이 기술은 얼핏 보면 일반 4륜 조향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기술이다.
(사진 = '타이어프로 상계점'님)
이 AGCS는 일반 4륜 조향에 비해 구조가 간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운전석 뒷바퀴의 토우 값 변화만 지원하고, 토우의 값을 인(IN)으로 제어한다. 최대 3도까지 토우 값이 변하며, 능동적으로 1~3의 각도 조절이 아닌 그냥 단일 각도로만 꺾인다. 여기에 한쪽만 제어를 하다 보니 줄어드는 부품의 가짓수 또한 줄게 되었다. 하지만, 쏘나타 역시 모터의 잔고장이 심한 편이다.
하지만 무시하면 큰코다친다. 2008년에는 무려 장영실 상을 수상하였고, 이러한 개념의 조향장치는 전무했었기에 독일의 ATZ지에 특집기사로도 다룬 이력도 있을 정도다. 다만, 옵션 자체가 고가였으며, 옵션 값 자체만 87만 원에 달했다. 2.4 최상위 트림 혹은 2.0L 중간 이상으로 넘어가야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 AGCS를 장착한 NF 쏘나타의 판매량은 극소수에 불과하였고, 워낙 판매가 저조했고, 심지어 미디어 시승에서조차 이 옵션을 장착한 시승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NF 쏘나타 단종 이후 현대는 AGCS를 내놓지 않았다.
발전된 기술로
4륜 조향이 되살아났다.
이후, 4륜 조향은 완전히 퇴물 취급받은 기술이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지는가 싶었지만, BMW는 F01 7시리즈를 내놓으며 4륜 조향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내세웠다. 명칭은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 (Integral active steering)으로 출시 당시 최대 3도가량 후륜을 조향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플래그쉽 모델이나 스포츠 모델들을 위주로 4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여기에 아우디는 이번에 나온 RS Q8에도 동일한 4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시켰으며, RS Q8은 최대 5도까지 저속으로 회전시킬 수 있으며, 37mph 이상의 속도에서는 동위상으로 1.5도까지 회전을 지원한다. 크기가 크고 육중한 무게의 차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민첩함을 제공한다는 게 아우디의 설명이다.
앞으로의 국산차도
4륜 조향 기술을 만나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국산차도 4륜 조향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국산차 최초로 4륜 조향 시스템이 장착되어 나온다. 이번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출시 소식을 알리면서, 4륜 조향 시스템 또한 도입될 것이라 현대차는 발표하였으며, 향상된 저속 선회능력과 고속주행 안정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향후 풀 모델 체인지를 앞둔 G90 또한 G80 스포츠와 동일한 4륜 조향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 점쳐진 적이 있었다. 이유는 BMW의 7시리즈나 벤츠의 S 클래스 등 플래그쉽 모델이 4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가면서, 4륜 조향 시스템의 탑재를 기대하였고 이는 결국 사실로 확인되었다. 이후 향후 나올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들과 현대 기아차들의 대형차 세그먼트에 확대되어 적용될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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