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자동차 업계. 비록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주요 대중차 업체들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건 인정할 때가 왔다.
올 상반기에는 중국 업체인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중국산 자동차가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이목이 집중된다.
준중형 SUV 판매량 투싼 제치고 1, 3위
남아프리카 공화국 자동차 생산자 연합(NAAMSA)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하발 H6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5,032대가 판매됐다. 폭스바겐 티구안(3,165대)를 큰 폭으로 제치고 준중형 SUV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것이다. 하발은 중국 SUV 제조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장성기차(그레이트 월) 산하 브랜드다.
같은 중국차 중 체리자동차 ‘티고 8 프로(Tiggo 8 Pro)‘는 1,767대 팔려 3위를 차지했다. 수치상으로는 하발 H6의 1/3 수준이지만 현대차 투싼(1,283대)보다 압도적이다. 토요타 라브 4와 마쯔다 CX-5는 그간 상위권을 지켜왔으나 이번에 각각 6위, 5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3년 만에 재진출한 체리차 10년 100만km 보증 앞세워
한편 체리자동차는 지난 2008년 남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했다가 강제로 철수한 바 있다. 당시의 낮은 품질 수준과 부품 수급 문제, AS 등으로 인한 고객 불만이 쏟아지면서 2018년에 해당 시장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3년 뒤인 2021년 ‘티고 4 프로’ 신차로 재도전을 선언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체리자동차는 남아공 시장에서 티고 7 프로, 플래그십 모델인 티고 8 프로를 판매 중이다. 강제 철수로 이어졌던 과거의 문제점들을 교훈 삼아 대형 부품 창고를 마련했고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차 보증 조건은 10년 100만km로 파격적인 수준이다.
가성비 하나로 시장 공략 중 입지 위협받는 기존 업체들
체리, 하발 등 중국차 업체들은 경쟁 모델보다 많은 편의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저렴한 가격대로 남아공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들 업체의 SUV 가격은 50만 랜드(약 3,465만 원) 미만에 형성돼 있으나 푸조 3008, 시트로엥 C5 등 유럽산 모델은 52만 5천~70만 랜드(약 3,638만~4,850만 원)로 더욱 비싸다. 이들보다 앞서 남아공 시장을 지배해 왔던 유럽, 일본, 한국 브랜드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역시 가격이 깡패다”. “전기차만 잘 팔리는 줄 알았는데 의외네”. “보증 조건이 사기급인데?”. “중국이 싫지만 국내 업체들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국내 승용차 시장에도 진출한다는데 가격만 보고 기대 중”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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