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배는 우승시 상금 3억원, 준우승시 상금 1억원으로 단순히 상금만 볼때 이 한판은 이기면 무려 2억을 더 먹는 2억짜리 판이다.

또한 이길 때에는 메이져 세계대회를 우승했다는 커리어와 명예가 더해진다.

하지만 두기사가 각각 우승할 경우에 얻는 명예와 팬심 등은 정량화 하긴 힘드나 매우 다를 수 밖에 없다. 

박정환의 경우 이긴다 해도 누구나 이길 걸로 생각하던 자신의 먹이사슬 상 철저한 피식자인 김지석을 잡고 거두는 우승이라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자체의 의미는 크겠지만 부가적으로 생기는 명예나 팬심 측면은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김지석의 경우에는 다르다.

김지석은 3국을 이기고 우승을 한다면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이라는 커리어 뿐만 아니라 

철저히 천적관계에 있던 박정환을 꺾고 거둔 우승이라는 점에서 부가적 명예나 팬심 등이 박정환에 비해서 매우 크다.

앞으로의 기사생활에서도 번기에서 박정환을 눌렀다는 게 엄청난 자산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얼추 금전적으로 이 모든걸 환산한다면 박정환에게 3국 한 판의 가치는 대략 4억 정도, 김지석에게는 7억 정도로 볼 수 있을까

가치를 순전히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고 또 절대 정확하지 않겠지만 그냥 직관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서로에게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고 그렇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할테다.

서로가 흑백 어떤 것이 편할지 본심은 모르겠지만 상대의 기호를 최대한 깨고 본인이 좋아하는 돌을 잡는 중요성을 생각할 때

돌가리기 자체도 1/2의 확률로 하는 최소 1억짜리 단판 홀짝 수준이니 살떨리기 그지 없다.

김지석은 밤새워서 백돌을 짝수로 자연스럽게 잡는 연습을 할테고

박정환은 흑돌을 관례대로 하나 놓을지 다소 틀을 깨는 부담을 안고라도 꼭 백돌을 잡기위해 흑돌 두게를 놓을지 밤새 고민 하지 않을까

왠지 정환이가 돌을 두개 얹어 놓을 거 같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