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하나 달았는데 뜨거운 관심이 쏟아져서 보충설명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솔직히 저부터 말하면 환격을 언제부터 써먹었는 지도 기억이 안 납니다. 18급 때 사용했는지 아니면 입문은 간신히 뗏다고 볼만한 15급때였을까요? 이창호 정통바둑을 보고나서도 실전에서 못 써먹어서 빌빌됐습니다.

이쯤 설명했으면 저를 저능아라고 확신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상수분들께는 많이 못 미치죠. 제가 봐도 "환격 그 거 10분이면 배우는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거 같고요.

입문자들이나 초심자, 혹시라도 제 글에 공감하실 분들을 위해 부연하자면  "환격 배우는 데 한 시간이나 걸리냐 ㅄ"  이런 댓글들이 달려서 저는 " 숙련자들은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 는 제 의견에 오히려 자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이 바둑대회에 여러 번 가볼 일이 있었습니다. 30급까지 분류해서 22급, 26급 30급 이런 친구들도 대회라고 바둑을 둡니다. 어떤 줄 아십니까? 축, 장문을 써먹기는 커녕 1선으로 기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한 두어달 뒤에 낯익은 친구들을 보는 데 글쎄 급이 몇 계단은 올랐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2선을 기고 계가에 서툰 어린이들입니다. 바둑학원선생님들이 태만하게 가르치거나 아이들이 농땡이를 쳐서 기력향상이 느린것만은 아닐겁니다.  제가 본 아이들이 학습부진이었다고도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기우회에 입문하러 온 머리 다 큰 신입회원들도 두 어달 내에 큰 진전을 보지 못한 채 흥미를 잃고 접는 걸 많이 봐왔거든요. 

제가 신입생일 당시 타이젬 7~8단을 찍던 선배는 제게 1달만 빡세게 하면 본인정도 되는 건 우습다고 말하셨는데, 그 때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요새는 바둑을 배울 때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쪽으로 생각이 변했네요.  이세돌 사범은 어린이들 바둑학원 보낼거면 최소 1년 반정도는 보내라고 하셨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초천재가 아니고, 주변에도 초천재는 없는 것 같아서,  경험의 한계로 인한 몰이해인지도 모르겠으니 동의 안하실 분은 안 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