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페온영지에서 놀다가 보니 요즘 너무 닥사위주로만 한거같아서 한숨 돌릴겸 벨리아로 돌아왔다

벨리아가 농사짓기 좋은땅이라고 하는데 온도가 높은 지형이고 지하수량이나 습도 등 작물키우기에 괜찮다고 한다

옆에 크론성도 있으니 닥사와 농사를 병행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농사를 하기 위한 밑작업에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필요한건 씨를 뿌릴 울타리, 새 서리를 막을 허수아비, 수분을 조절해줄 수로, 재배시간을 감소시키는 비료,

그리고 제일 중요한 씨앗이다

씨앗은 일반, 고급, 특상품으로 나뉘고 당연히 특상품 씨앗을 심어서 수확하는 것이 최종테크다

처음이라면 일반씨앗을 심어서 품종개량으로 상위씨앗을 노리는 것이 정석이지만

npc가 파는 일반씨앗보다 거래소에 올라온 고급씨앗이 더 싸길래 고급 당근씨앗을 몇개 사들였다

공헌도 10으로 단단한 울타리를 하나 빌리고 목공예 공방을 지어서 허수아비와 수로를 만들었다

유기질 비료까지 준비하고 보니 시간과 기운이 꽤나 많이 들더라

그래도 풍년을 기원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한땀 한땀 밑작업을 했다

단단한 울타리는 총 열칸을 제공하고

저기에 허수아비와 수로가 한칸씩 차지해서 씨앗은 울타리 한개당 8개를 심을수 있다

울타리를 설치하고 허수아비를 세우고 수로를 설치한 다음 비료를 뿌렸다

뿌리는 모션도 없고 그냥 아이템만 달랑 사라져서 뿌린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사용했으니 효과는 있겠지

그리고 씨앗을 심었는데 그냥 다 자란 당근이 땅에 박혀있는 모습이더라

작물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볼 수 있었으면 더 만족감이 컸을텐데 이건 아쉬운 부분이다

씨앗까지 다 심고나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었다

잠깐 크론성이나 다녀와볼까 하는 생각이 든 순간, 갑자기 작물이 엉켰다는 메시지가 떴다

해당 작물을 찾아서 가지치기를 하고 나니 이번엔 다른 작물이 엉켰다고 뜬다

농사할때는 자리를 오래 비울수 없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순조롭게 자라던 도중 물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작물 상태를 확인해보니 지하수가 바닥이 났다

물을 뿌려줘야 하는 부분인데, npc가 파는 요리용 생수같은 것보다 직접 정제수나 증류수를 만들어 뿌리는 것이

더욱 효과가 있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곧바로 빈병 열개를 사다가 벨리아 앞바다로 달려들어 바닷물 열병을 만들어냈다

이제 이걸 가열해서 증류수를 만들고 텃밭에 뿌려주면 다시금 지하수가 차오르는 식이다

근데 가열했더니 증류수는 안나오고 소금이 나온다

...

알고보니 증류수는 강물을 가열해야 나오는 거였다

아니 조금만 생각해봐도 바닷물을 가열하면 소금이 나올텐데 이 간단한걸 생각못한 댕청함이라니

바닷물을 뿌릴수는 없게 되있어서 곧바로 맵을 켜고 가장 가까운 강줄기를 찾았다

서부캠프 옆에있는 발레노스 강이 그나마 제일 가까운 거리인것 같다

마굿간에서 말을 끌어와 전력질주로 서부캠프까지 달린 후 강에 뛰어들어 강물을 담고 있으려니,

그새를 참지 못하고 작물들이 뒤엉키고 벌레가 파먹기 시작했다

...

몇병 담지도 못하고 또 미친듯이 달렸다

가지치기야 성장이 멈추기만 할 뿐이니 그냥 가서 쳐내면 도로 자라지만

벌레가 생겼는데 저걸 안잡아주면 작물 건강이 계속 떨어져서 수확을 못하게 된다

가까스로 시간내에 도착해서 벌레를 쳐죽이고 떠온 물을 뿌려서 수분을 보충해줬다

내 말에 전력질주가 있다는게 이렇게 감사한 적이 없었던것 같다

...

당근은 순조롭게 자라서 이제 4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로그아웃하면 지멋대로 자라는게 아니라 작물도 성장이 멈춰버리고

내가 접속하면 그때부터 또다시 자라기 시작하므로 결국은 저거 수확하기 전까진 매달려있어야 한다는거다

귀찮고 번거롭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키운다는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시작은 괜찮은것 같다

이제 이것들이 다 자라면 품종을 개량해서 특상품 씨앗을 노려야 하는데

과연 나와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