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와 모슬리의 경기에서 코토의 한계와 가능성 모두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 코토가 후반에서 아웃으로 빠지는 걸 보면서, 아웃복싱에도 상당히 능하다는 것.
2. 코토가 생긴 것 만큼은 힘과 체력에서 강하지 못하다는 것.

나는 이번 경기에서도 코토의 승리를 점쳤다. 사실 내 주제에 뭐 점친다느니 뭐니 하는 게 우습지만,
나는 코토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예의 인파이팅이 아닌 아웃복싱으로 일관할 것이며
경기는 상당히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가리토는 장점과 단점이 너무도 분명한 선수다. 크고 강하고, 느리고 숏블로에 약점이 있지.
마가리토가 발동이 느리게 걸린다는 건 다시 말하면 그 크고 느린 주먹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상대방의 체력이 어느정도 소진된 시점에서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생각함.

난 코토 정도의 스피드와 두뇌라면, 적어도 12라운드까지는 버텨줄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마가리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경기에서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의 어퍼컷.
마가리토의 스트레이트 정도는 코토가 커트하면서 잽으로 반격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퍼컷이라면, 더군다나 요즘 스텐스 자체가 더 웅크리는 자세로 변한 코토를 끌어 올리기 위해선
어퍼컷이 유효할 것이며 꼭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초반에, 코토는 역시 빨랐다. 그리고 마가리토는 죽어라고 쫓아왔다.
왜였을까? 코토의 거리로 들어감으로써 코토의 주먹세례를 떠안으면서까지 왜 안으로 들어갔을까.
바로 어퍼컷이었다고 생각한다. 경기 초반에 보여줬듯 마가리토의 느린 직선 공격에
코토는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토는 치고 빠지고 하면서 마가리토를 괴롭혔다.

하지만 코토는 자신이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야했다.
적어도 코피가 나기 시작한 이후로 2라운드가 더 지날 때까지는 코토에게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코토는 자신이 마가리토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주지했어야한다.
마가리토의 맷집과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원초적인 힘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했어야한다.

고로 인in 상황에서 마가리토의 주먹이 오기를 기다렸다 타이밍 뺏을려는 객기따위는 부리지 말았어야한다.
철저하게 뒤로 빠지면서, 로프에 기대거나 마가리토의 주먹이 오기를 기다리는 짓 따위는
이기기위해서였다면 하지 말았어야했다. 마가리토의 어퍼가 조금씩 적중해가면서
경기야 어떻게 됐는지 말 안해도 알 것이고....

이 경기 하나로 코토가 거품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자제해야지.
다만 코토가 인파이터로서, 그것만이 복서의 옳은 길이니 뭐니 떠들던 잡배들은 아가리 닥쳐주길 바란다.
아웃복싱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것.....그걸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