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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미팅 흑역사 썰...앱에서 작성

ㅇㅇ(106.102) 2021.07.27 22:41:45
조회 410 추천 1 댓글 0

2017년 파릇파릇하던 20살 시절.
E 여대의 동갑내기 애들이랑 대학가 술집에서
미팅 자리를 가짐.

술 한잔 두잔 들어가고 웃고 떠들며 시간 보내던 중
누가 술게임을 제안함.

그렇게 술게임하고 벌주들 마시다가
상대 여자 애들이 좀 힘들어 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흑기사가 돼서 얘네 벌주를 대신 두어잔
마셔줬거든.

그리고 나도 이미 어지간히 마신 상태라 취기가
확 올라오는거야.

근데 내 술주사 중 하나가
별것도 아닌걸로 혼자 막 웃는거거든.

이를테면 테이블에 컵이 놓여져 있는게 왠지
존나 웃기고, 옆 사람이 국자로 찌개를 떠먹는
모습이 왠지 존나 웃기고, 옆 사람이 물 따라 마시는
모습이 왠지 존나 웃김.

그냥 진짜 별거 아닌거로 왠지 모르게
존나 웃겨서 혼자 요절복통을 하게 됨.

물론 편한 상대랑 편한 분위기에서 술 마실 때만
그렇다. 그렇지 않은 술자리에서는 내 몸이 알아서
정신차리게 됨.

문제는 그 한참 미팅 분위기 달아오르던 때에
술집 티비에서, 뇌성마비 장애가 있으신 분의
사연에 대한 프로그램이 나오는 거임.

그리고 그거보고 나 혼자 막 웃음 터졌지.
아, 절대 조롱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로 웃은건
아니었어.

내 술주사대로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엉뚱하게
터져나오는 웃음이었어.

근데 갑자기 나 혼자 배꼽잡을 기세로 웃고 있으니
내 일행 애들이랑 상대 여자애들이 좀 당황해 하는거
같더니 왜 그러냐 하는거야.

내가 딱 티비를 가리키며 저게 너무 웃기다고 했지.

티비에서는 계속 그 뇌성마비 장애인이 나오고
있었고, 여자애들은 저게 웃기냐는식으로
반진지하게 묻더라...

또 그 여자애들 전공이 사회복지학이라 그런지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일만 했던거 같아...

그러다 내가 좀 진정돼가던 참이었고
숨 좀 돌리고 해명하고 그랬지.

그러고 다시 술자리 분위기 이어지게 됐지만
결국 애프터는 실패했고(그 장애인 장면을 보고
웃은탓도 있겠지만 다른면에서도 내가 별로였겠지...)
그때 일행이었던 친구들끼리 술 한잔할 때면
가끔 언급되는 까임 소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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