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스튜디오, 반얀트리, 파라마운트….’ 세계적인 테마파크·리조트 브랜드가 한국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류바람과 주5일제 등 한국을 일본에 이은 차세대 동북아 관광 허브로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부지선정을 둘러싼 ‘잡음’에다 토종 브랜드와 역차별 논란 등 해결돼야 할 과제도 많다.

◇한국 진출 러시=영화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유니버설파크 앤 리조트(UPR)’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지역중 한 곳을 한국 사업부지로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UPR측은 “여러 지자체와 설립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시장을 오랜기간 연구했고 유니버설은 영화 등 콘텐츠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성공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미국 LA보다 큰 올랜도급 규모로 2012년까지 호텔, 쇼핑, 컨벤션 센터 등 복합리조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리조트체인인 반얀트리는 서울 남산 타워호텔을 고급 사교클럽으로 탈바꿈시켜 20년간 위탁경영키로 했다. 최근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에 들어가 2009년 오픈할 예정이다. W호텔, 파크하얏트 등 6성급 호텔과 차별화를 위해 ‘멤버십 클럽’ 개념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회원가가 1억원을 넘는 데도 입소문을 타고 벌써부터 가입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마운트와 대우차판매는 인천 송도 대우자판 부지 51만8000㎡에 영화 테마파크를 건립키로 했다. 2013년 개장 목표로 9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MGM 스튜디오와 시흥시는 지난 6월 서해안 갯벌 매립지 410만㎡에 7억달러를 투입해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토종 브랜드 비상=삼성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그만큼 국내시장이 커지고 일본, 중국(마카오), 중동(두바이)에 이어 한국이 세계 관광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아시아 2위·세계 10위의 테마파크인 만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테마파크 컨설팅을 담당하는 등 동양인 정서에 맞는 리조트 개발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롯데월드는 놀이시설 보강과 리뉴얼 확장은 물론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중이다.

그러나 전국에 테마파크 간판을 내걸고 있는 200여개 놀이시설은 입장객 감소에 따른 어려움이 불보 듯 뻔한 상황이다.

◇걸림돌 없나=글로벌 테마파크가 들어서려면 최소 33만5000㎡(10만평) 이상 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땅값이 오른 데다 도로·전기 등 대규모 인프라도 필요해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필요하다.

또 지자체간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는 지역발전을 앞세워 파격적인 유치조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혈세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에버랜드만 해도 팔당 상수원 보호 문제  신규 시설 개장이나 확장에 걸림돌이 많고, 롯데월드 역시 고도제한 등 제약이 많다. 해외 업체에만 ‘혜택’을 준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마파크는 직접 투자하지 않고 로열티를 챙길 뿐”이라면서 “그들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 사업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