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헌병은 아니고 해군 군기 헌병임
들어가자마자 천안함 터졌고, 그 해 10월말에 연평도 터지고 제대 직전엔 김정일 퇴갤함
14년쯤 군생활했던 친구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다이나믹했던 마지막 개구리 세대임
그냥 비슷한 거 다른 거 위주로 써보면
(1) 부대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강도의 차이지 없는 얘기는 아님
- 세탁실 점호 : 장소가 어디든 취침점호 끝나면 병들끼리 자체점호 먼저. 분대장이 갈굴 거 있으면 주임일병(일병끗발)한테 지랄 먼저 하고, 다 끝나면 일병 끗발이 자기 밑으로 다 불러서 갈궜음
말로 조지는게 대다수고, 대가리 박게 하는 건 정말 드물게 일년에 대여섯번 정도. 그 때는 당연한거라 문제삼지 않았음
- 구타 : 주먹으로 때리는 부위는 가슴 한 군데만. 구둣발로는 정강이만. 이게 암묵적인 룰. 세탁실 자체점호 때 아니면 2인 1조 필요한 특정 근무 때.
흔한 편은 아니고. 대놓고 하지도 않았음. 나도 6개월 선임한테 한시간동안 가슴 정강이 맞았고, 나도 근무 중에 후임 둘 구둣발로 두번씩 깠음
기껏해야 한두살 동생인데 미안하지.
기억이 희미해지면 맞후임 맞선임 이름은 기억 안나도 날 때린 사람이나 내가 때린 사람은 절대 잊을 수가 없음.. 잘못한 거지
드라마처럼 뒤에 못 있는데 밀치거나 바지를 벗겨서 헛짓거리 한다거나 라이터로 체모를 태운다거나 하면 그 때 기준으로도 이건 쉴드가 안되는 사안이고.
근데 14년쯤에 임병장인지 김병장인지 크게 터졌잖아. 뉴스 보니까 부대마다 정말 다르구나 + 내 후임들은 착한 애들이었구나 더 미안해짐
디테일이 정말 좋았다고 느껴지는 게 짬이 차면 점점 헬멧을 사진처럼 이마가 보이게 뒤로 쓰게 됨. 이거 저 헌병 하이바 써본 사람이라면 안다. 저게 짬의 상징임
(2) DP (군탈 체포조)
대학교가 서울에 있어서 휴가때 고터나 강변터미널 한번씩 가면 사복입은 체포조 까까머리 애들 몇 번 본적 있음. 아마 수방사 애들이었겠지
구교환이나 고경표처럼 머리 기르기 힘듦.
해군같은 경우엔 수사과 부사관들이 움직임. 병 거의 안씀. 수사과가 사건 보고서 써서 중대장 결재 올려야하는데 그거 대외비임.
진짜 병 데리고 나가야 할 상황 아니면 사건 진행상황 안알려줌.
그리고 탈영이랑 자살은 부대 규모 상관없이 소문 서너시간이면 다 난다. 간부들이 더 떠들고댕김.
그리고 웃긴건 자살 탈영은 일년에 몇 번 없고, 부사관 사고치는 게 훨씬 많음. 불륜, 자해, 자작극, 횡령 아주 기상천외함
일년 간 부사관 사고치는 횟수 50번이면 장교가 한 10번 되고 병이 한 7번 정도 됨
어떤 부사관놈이 보험비 타먹으려고 영외에서 커터칼로 자해해놓고 초딩한테 칼맞았다고 구라치다가 걸림.
그때 수사관이랑 같이 출동나갔는데 어이가 없드라. 며칠 지나고 지가 자수함ㅋㅋ
그리고 보면 영내생활하는 애들이 DP 두명 은연중에 무시하는데. 실제로 검문소 일하는 애들보고 니네가 헌병이냐 집지키는 개냐 하면서 무시함
(3) 부조리 기억나는대로 - 거의 상병부터 열외 시작
- 식판 닦기 : 헌병대대라 병만 60명 정도 있는데, 식사시간 끝나면 짬 제일 없는 2~3명한테 식판닦고 식당 청소하게 다 시킴
- 전투복 다림질 : 병장들 옷 다 다리미질. 군기헌병 근무복이 기본적으로 3개임. 개구리 + 근무복 (사지/카키) + 행사복 (동계/하계)
- 장구 닦기 : 번쩍거리는 건 다 닦음. 왁스 같은걸로 닦았는데. 이름은 기억 안나고 차 광택내는 것처럼 닦다보면 검게 묻어나는 거 있다.
- 군화 닦기 : 내가 막내일 땐 해병대 세무 솔질하다가, 일병 될 쯤에 까만 군화 닦는 걸로 바뀜. 물광 한 10개 하면 불광 한두개 하는 정도
- 빨래 : 양말 수건 공용이었고, 속옷은 선임들 거 다 말려서 이름 맞게 관물대에 정리해서 넣어둠. 바뀌거나 없어지면 그날 자체점호
- 청소 : 부대 전체 점검 같은 예외 아니면 무조건 상병 미만
- 모기잡기 : 이등병 담당
매일마다 위에 적어놓은 걸 다 해야지. 짬 없으면 자는 시간이 거의 11시 ~ 11시 반이었음
- PX는 상병 이상부터 혼자 가능. 일병 밑으로는 간부가 심부름 시킨 거 아니면 절대 X
- 사격이나 기타 훈련 짬처리 등
이거 말고 몇 개 더 있는데 대충 이 정도고 중령인 대대장 빼고 간부들도 다 알면서 묵인함.
예비군 2~3년차때야 요새 군대 편하지 하면서 꼰대짓 하지, 시간 더 지나고 민방위 쯤 되면 군인 애들 측은함.
개월 수나 부대 상관없이 자기 있는 데가 젤 힘드니까.
월급 올라가고 휴대폰 쥐어줘도 군대는 군대다.
누가 21살 되서 다시 군대갈래 물어보면 무조건 다시 갈 거 같다. 군대 자체가 좋은 경험은 아니지. 뺄 수 있으면 빼야 하는 게 군대고.
극소수 아니면 다들 20대 초중반에 가니까. 갔다오고 나서 미화가 많이 된다. 그냥 20대가 그리운 거임.
이 사진 09년때 계룡대 해병대에서 파견 온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옷 제일 잘 입었음. 다른 헌병 행사복 사진들 보면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요거 내가 알기로는 거의 20년 다되가는 사진. 1함대로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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