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화교거리의 형성

서산에 화교가 이주하여 정착하는 과정에는 육로와 바다를 통해 들어오게 된다. 중국의 산둥반도는 한반도에 가장 인접한 지역이다. 특히 우리 서산과는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산의 화교 중에는 산둥반도 출신이 많았다.

그들은 주로 인천으로 들어왔다가 인천을 경유하여 서산에 와서 정착했다. 생면부지(生面不知)의 낯선 타국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더욱 단결할 수밖에 없었다. 서산에 정착한 화교들은 서산화교협회를 결성하여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게 된다. 화교사회는 결속력이 강했으며 고유한 문화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서로 모여 살면서 지금의 번화1로 옛시장(구장뻘)을 따라 조그마한 화교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구시장(구장뻘) 주변으로 형성된 화교상가를 그려보면 지금의 동헌로와 관아문로 사이 번화1로를 따라 6개의 중국인 점포가 나란히 있었다. 덕승반점, 솥장수, 서화원, 영풍상회, 비단 잡화가계 등이 있었고 맞은편 거리와 원도심 일대에 10곳 내외의 상가가 있었다.

-서산 화교 상점의 특징

서산에 거주하는 화교 중에는 3세대에 걸쳐 장사를 한 가족이 있었다. 덕숭상회, 덕숭반점, 한중약국은 손씨 집안이 3대에 걸쳐 서산극장 맞은편 골목 초입에 장사를 했던 곳이다. 손진유(1956년생)씨가 한중약국을 운영했고 그의 아버지 손비귀 씨가 덕숭반점을 할아버지인 손수근 씨가 덕숭상회를 운영했다. 손수근 씨는 1890년 산동성 모평현에서 태어나 1918년 산둥성 위해에서 인천으로 들어와서 서산으로 이주해 성연면 평리에 잡화소매점을 시작했다고 한다.

화교들이 처음 서산 원도심에 정착하면서 구시장과 구터미널 주변에 중국음식점과 잡화점을 차려 장사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 80년대 말까지 약 20여 개의 화교상점이 있었는데 상점은 주로 중국음식점과 잡화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화교 2세대나 3세대는 화교학교를 거쳐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주로 약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손진유 씨도 성균관대 약학대학을 졸업하여 부친이 경영하던 덕숭반점 자리에 한중약국을 개원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이랑 왕래가 많았던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