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그룹의 블록체인 관련 팀인 엑스플라(XPLA)가 5일 FTX 사태 관련 투자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거래소가 망했지만 XPLA를 믿고 투자한 것이니, 시쳇말로 얼마나 물렸는지 확인해보고 지원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XPLA는 거래소가 아니라 환불 의무는 없다. 때문에 '지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XPLA의 말 그대로 전례 없는 투자자 보호 행보로 업계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책이 왜 이렇게 늦었고, 얼마나 지원을 해줄지, XPLA에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XPLA팀은 이번 지원으로 XPLA 생태계의 공동체 의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번 구제기금 지원 공지문에는 개인 투자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과 지원 과정이 상세히 공개되어 있다.
XPLA 홈페이지
우선, FTX 거래소에 XPLA를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16일까지 XPLA 공식 SNS 채널에 연결되어 있는 구글 폼 양식을 통해 XPLA 보유 범위 조사에 참여하면 된다. FTX 가입 이메일, 보유한 XPLA 코인 수량, KYC 인증 수단 등의 정보를 제출하면 된다. 이 조사는 'Governance Proposal'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이는 FTX에 묶여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XPLA 물량을 가늠하여, 향후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사전 조사 성격이다.
이후 'Governance Proposal' 절차가 진행된다. XPLA 생태계 참여자들은 지원 여부에 대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XPLA 홀더들이 대부분 FTX에 발이 묶인 상황인데, 무슨 투표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거래소가 아닌 XPLA의 자산을 분배하는 것이기에 투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예비항목으로 배정된 XPLA 리저브(예비) 물량은 투자자 지원을 위한 별도의 지갑 혹은 컨트랙트로 옮겨진다. 이는 XPLA 생태계 참여자들이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적법한 절차를 통해 FTX 거래소로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잔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면 할당된 물량이 개인 투자자에게 지원된다.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XPLA의 가격은 547원이다. XPLA의 리저브 물량은 예상보다 적은 1%에 불과하다. 약 2천만 개로 547원을 곱하면 109억 4000만 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
XPLA 리저브 물량 1% /XPLA 백서
XPLA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FTX 사태와 관련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XPLA가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면서 신뢰성 있는 블록체인 메인넷 프로젝트로서 자리매김하고, 관련 업계 전반에도 선한 영향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늦게 투자 지원 방안이 마련됐을까? 팀이 FTX 파산과 관련하여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라고 한 것이 11월 중순이다. 약 한달 반이 걸려 관련 정책을 내어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 XPLA 팀은 "FTX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해 왔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FTX 측 접촉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FTX 파산 절차 진행으로 인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XPLA 리저브 물량 활용 방안 등에 대해서도 기술적, 법률적 측면의 다양한 검토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팀의 투자자 지원을 위한 목소리는 FTX 관련 이슈가 발생한 직후인 11월 10일 최초 공지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안내됐다"고 했다.
아울러 예비항목으로 배정된 XPLA 리저브 물량이 얼마인지에 대한 게임와이의 질문에 "조사 결과를 근거로 XPLA 리저브 물량이 배정될 예정으로, 배정될 리저브 물량은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정확한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따라서 물량이 파악된다 하더라도 100% 지원이 이루어질 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세 번째, 'FTX 환불 기한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XPLA 외에도 특별한 환불 이슈가 있는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 투자자 지원책은 FTX의 파산 절차 진행에 따라 XPLA 팀의 의지로 진행 중인 사안으로 환불 등에 대한 의무나 책임 사인이 XPLA 재단에 있는 내용은 아니다. 따라서, FTX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홀더를 지원해주는 것은 환불의 개념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해당 지원은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는 팀의 의지로써 도움을 드리고자 진행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환불'로 보기 어렵다. 이번 투자자 지원책은 FTX 파산 절차 진행에 따라 XPLA 팀의 의지로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16일 이후 실제 투자지 지원까지 얼마나 소요될지?'라는 질문에는 "조사 이후 Governance Proposal' 진행, 기술 및 법률적 검토와 더불어 FTX 내 소유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 등이 고려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XPLA 보유 범위 조사를 시작으로 개인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진행, FTX 이슈 관련 절차 진행 상황과 다양한 검토 사안이 존재하는 만큼 소요 기간은 현재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FTX 거래소 파산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지도 한 달반 정도가 지났다. 컴투스 그룹이 XPLA를 믿고 거래소에 맡긴 홀더들을 위한 이번 조치가 얼마나 제대로 이루어질지, 그로 인해 그룹이 가고자 하는 생태계를 온전히 복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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