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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에 대해 씨부려보면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15) 2022.05.30 16:14:11
조회 371 추천 12 댓글 3

나의 해방일지의 성공요인과 패착은 같다고 봄.

이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염씨 삼남매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는 내용이고

그런데 그걸 거칠게 관통하는 게 구씨.

구씨를 뺀 이 드라마는 지난함에도 자극적이지는 않은, 일상적인 이야기만 남음.

나는 구씨를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의 완성도가 결코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에 이 드라마에 구씨의 존재가 빠졌다면 애초에 나오지도 못 했을테고, 정말 소수만 즐기는 극도로 밋밋한 드라마가 되었으리 생각함.

작가는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를 신비롭게 만들면서 극 자체를 끌고 갈 수 있는 구씨라는 인물을 데려왔을 수도 있고, 혹은 구씨의 매력적인 설정을 먼저 끌어내고 나머지 극을 자신이 원하는 톤으로 채워넣었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에서 구씨의 존재는 굉장히 이질적임.

물론 이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음.
정말 신비롭고 환상적인 존재, 혹은 사건이 지극히 일상적인 인물들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는 정말 많으니까.

최근 나온 하일권 원작의 안나라수나마나라 같은 이야기가 딱 그렇고, 문학작품 등에서는 너무 많이 나와서 지양되어야 할 이야기 구조라고 생각함.

어쨌든 구씨라는 신비한 존재를 통해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껏 받고 그 내용도 나는 굉장히 출중했다고 보지만 문제는 이렇게 신비한 구씨의 존재를 극의 중심이 되는 현실적인 톤으로 그 간극을 좁히려 들면서 설득력을 많이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생겼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구씨와 미정이 재회하는 시점에서 그냥 극이 끝났어도 괜찮았다 말 하는 것이 이런 지점에서 나온 이야기겠지.

보통의 많은 이야기들은 구씨를 그냥 계속 신비한 존재로 남겨두는 걸 선택하니까.

그런데 이 드라마는 구씨를 신비로운 존재로 두지 않고 결국 이 드라마가 주요하게 지나는 서사의 층위로 끌어내리기 위해 구씨에 극단적인 설정을 부여하고 캐릭터도 변화시키게 됨.

구씨가 인간 쓰레기가 된 건 이유 없는 추앙이라는 태도의 극단적인 관철이기도 하겠지만 구씨의 개성적인 인물상을 유지하면서도 그 마무리는 현실적으로 하고 싶었던 작가의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구씨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전의 구씨가 보여준 신비로움이 사라져버리고.

그저 그 존재를 정확히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를 끝냈다면 너무 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테니까.

마지막의 미정과 구씨의 만남은 사실 너무 환상에 가까워서 그냥 꿈 같은 느낌마저 주는데

미정이 변화하는 과정은 지극히 현실적인데 반해 구씨와 미정이 극 후반에 만들어내는 모습은 너무 꽃밭이라 쟤가 진짜 훼까닥 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설득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이지.

뭐 대사가 너무 많다 하는 비판은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적할만하다 보이지만, 그럼에도 정말 평범한 말 한 마디로 주요한 부분들을 찌르는 작가의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엄마가 기정이에게 하는, 나도 이런 날이 다 온다. 같은 대사는 그 인물의 과거는 물론이고 극 자체를 관통하는 굉장히 세련 된 대사니까...

여튼 그냥 퇴사직전 월급루팡하며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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