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참 아쉽다 - 구경이 갤러리

구경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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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부터 성수동까지 올드렌즈로 날씨 너무 좋아서 나갔다왔음ㅇㅇ 작성자 : 잠실동성시경

[🔍일반] 결말이 참 아쉽다앱에서 작성

ㅇㅇ(1.227) 2021.12.13 00:55:56

조회 2193 추천 88 댓글 28

영화든 드라마든 물론 모든 떡밥을 다 회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극 전개의 핵심이던 애들은 회수하는 게 극의 완성도를 결정지음

그런 면에서 완성도가 굉장히 떨어지는 결말이었음

1. 송이경 어린시절 서사 필요없다

- 이건 동의. 살인자는 살인자일 뿐

극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 외의

가해자의 서사는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는 게

현실에서도 대중들이 갖춰야할 스탠스라고 봄.

2. 남편 죽음의 진실

- 죽음의 '진실'을 세세하게 밝히진 않더라도

최소한 구경이가 더이상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정도로는 뭐가 좀 풀렸어야 함.

탱크 밑에 떨어져서 왜 살아야 하나를 고민할 때도

구경이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을 다 떨치지 못한 상태였고,

그 때 구경이를 꺼내준 건 제희였음.

구경이가 그동안 열심히 사건해결을 하긴 했지만

완전히 트라우마가 해소되지 않은 채 한 것임.

더군다나 열차 차고에서도 그 트라우마가 아직 다 해소 안 돼서

산타를 죽일 듯하던 사람이 고작 시간이 좀 지났기로소니

본격적으로 탐정사무소를 열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의 변화가 일어난 게 납득되려면

어떤 식으로든 이 트라우마를 매듭지었어야 하는데

분명하게 매듭지어진 게 없음.

3. 산타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 솔직히 이거 땜에 글 쓰는 건데, 가장 실망스러웠던 결말.

열차 차고에서 당장 죽일 것처럼 해놓고

시간이 좀 지났기로소니 산타 집에 찾아가서

네가 과거에 어땠든 아무래도 상관없어ㅎ

같은 청춘 드라마식 갈등 해소를 보여주는 건 좀..

산타는 기획의도를 응집시켰다가 최후에 폭발시키는 존재였어야 맞다

(죽어 마땅한 사람은 있나?있다면 그 사람을 죽여도 되나?)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3자의 가해자(영상 속 20인)에 대해서는

'그래도 죽어 마땅한 인간은 없지' 라고 한껏 위선적으로 말하지만

내 삶을 망가뜨린 가해자(산타?)에 대해서는 죽일 수 있게 되는 게 인간이라는 모순

그걸 드러내는 소재로 썼어야 했고

마치 그렇게 쓸 것처럼 묘사하다가

이렇게 동화적인 결말을 내는 건 그냥 질문을 외면하고 회피한 것밖엔 안 됨

풀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기획의도의 질문을 그렇게 설정하지 말았어야 함.

정 산타를 포용하는 해피엔딩을 낼 거면 적어도

구경이가 마음을 그렇게 바꿔먹게 되는 과정이

좀더 세심하게 묘사됐어야 맞다고 본다.

산타가 구경이 심경 변화의 상징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정작 그 심경 변화가 자세히 묘사되지 않았는데

상징으로서의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나 싶음

물론 시청자들 각자가 이미 벌어진 열린 결말을 갖고 각자 해석하는 거야 자유지만

적어도 작감의 역량을 논하라면 무책임하고 역량부족이라고 본다.

아무리 그동안의 전개가 좋았어도,

아무리 가볍게 보는 작품이더라도

결말이 별로인 건 완성도에 치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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