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신규 서비스를 론칭한 스타트업은 다양한 문제에 당면한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당황하다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난관을 겪기도 한다. 이는 구성원의 역량 부족 때문이 아니다. 경험이 부족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AWS코리아가 25일 스타트업 개발팀을 대상으로 ‘AWS 스타트업 게임데이(이하 게임데이)’를 개최했다. 스타트업이 사업을 전개하다 발생할 수 있는 개발 분야의 다양한 이슈 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AWS 솔루션을 통해 직접 해결해 보는 이벤트다. 참가팀끼리 경쟁하는 게임 방식으로 재미 요소를 더했다.
스타트업 개발팀 대상으로 진행한 AWS 스타트업 게임데이. 출처=IT동아
‘보안 이슈에 대응하라’
이번 게임데이 주제는 보안이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관리자 계정 보유자의 갑작스러운 퇴사,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서비스 장애 등 5가지 가상 시나리오가 주어졌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진행 방식은 이렇다. 참가팀에게 미션이 주어지면 각 구성원이 역할을 분담하고 AWS 솔루션을 이용해 해결한다. 이후 AWS코리아 솔루션즈아키텍트의 검토를 거쳐 포인트가 제공된다. 제한 시간이 끝나면 각 팀이 얻은 포인트를 합산해 높은 순으로 순위를 매긴다.
참가팀에게 부여된 미션은 AWS가 선정한 것을 기준으로 AWS코리아 솔루션즈아키텍트들이 국내 상황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솔루션아키텍트가 미션 수행 결과를 평가하는 이유다.
이날 행사에는 뮤직카우, 에이슬립, 그리팅 등 다양한 연차와 분야의 스타트업 14개팀이 참가했다. 참고로 게임데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따로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 사내에서 AWS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어야 한다.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선 AWS 솔루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WS 스타트업 게임대회 전경. 출처=IT동아
행사는 당초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AWS코리아는 참가팀이 모든 미션을 수행하려면 3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전반적인 난이도가 준비한 것보다 높지 않았다는 게 참가팀의 반응이다.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은 “사실 어려운 미션도 있었지만 AWS 매니지먼트 서비스 덕에 다소 쉽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WS코리아 김도연 한국 스타트업세일즈 총괄은 “AWS가 제시한 가이드에 맞춰 3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미션 수행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라며 “그만큼 국내 스타트업 개발팀의 역량이 뛰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상팀 “게임데이의 장점은 체험형 프로그램"
이날 행사에서는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 달려 팀, 두들린 팀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에이슬립 소속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과 김도연 총괄(오른쪽). 출처=AWS코리아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은 AI 기반 수면 분석 앱 ‘슬립루틴’을 서비스하는 에이슬립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개인마다 전문 영역이 있는 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인프라, 보안 등을 전부 다 수행하고 있다.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은 실제 상황에 근접한 시나리오, 유망한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크 기회 때문에 참가를 결정했다.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은 “높은 점수의 미션을 먼저 공략한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라며 “실무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익했다”고 전했다.
뮤직카우 달려 팀은 2위에 올랐다. 출처=AWS코리아
달려 팀은 음악 관련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서비스하는 뮤직카우의 정보관리 본부 팀원으로 구성했다. 팀원은 클라우드, 보안, 네트워크 등 업무를 하고 있다. 주변의 권유를 받아 참여했다.
달려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로 미션을 먼저 정리한 것과 효율적인 역할 분담을 꼽았다. 중간에 막히는 부분이 있었지만 팀원끼리 서로 도와 해결했다고. 달려 팀은 ”AWS 솔루션으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행사”라며 “팀원과의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두들린 팀은 팀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3위를 차지했다. 출처=AWS코리아
두들린 팀은 채용 관리 솔루션 그리팅을 서비스하는 두들린 소속이다. 회사명과 팀명이 같다. 두들린 팀은 실제 상황에 가까운 시나리오를 통해 실력이 향상되고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킹을 위해 참여했다.
두들린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로 ‘팀원 간의 신뢰’를 꼽았다. 두들린 팀은 “각 구성원의 역량이 좋기 때문에 서로를 신뢰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빠른 상황 판단과 역할 분배가 이뤄졌다”며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수상팀은 체험형 프로그램이어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 지식이 아닌 경험이기 때문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것. 몰입도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지존시큐리티마스터 팀은 “학교에서 공부한 건 거의 까먹지만 실제로 구축하면서 체득한 부분은 오래 남는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달려팀은 “세미나나 콘퍼런스와 비교하면 몰입도가 다르다”며 “시간은 짧았지만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단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시간이 정해져 있어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은 "게임데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해결하는 모의 훈련"이라며 “서비스를 진행하다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오늘은 서로 경쟁했지만 이를 계기로 활발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AWS코리아 김도연 한국 스타트업세일즈 총괄. 출처=AWS코리아
스타트업 역량 강화 위한 이벤트
AWS코리아가 게임데이를 개최하는 건 스타트업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AWS코리아는 스타트업 개발팀에게 시스템 장애, 보안 사고 등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스타트업 개발팀은 평소 연습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머리로만 알았던 대응 방법을 실습할 수 있다. 팀원과 손발을 맞춰 가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방식은 AWS코리아에게도 이득이다. 고객사에 자사 솔루션에 대한 이해를 보다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 보통 기업이 자사 솔루션을 알리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콘퍼런스나 세미나, 웨비나 등이다. 전문가의 프레젠테이션, 시연을 통해 특장점을 전달한다. 게임데이는 참여자가 미션을 수행하면서 특정 상황에서 AWS 솔루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실제로 체험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콘퍼런스나 세미나보다 효율적이다.
AWS코리아는 스타트업 대상 게임데이를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국가 구분 없이 참여하는 게임데이도 구상 중이다. 오는 6월 일본에서도 스타트업 대상 게임데이가 열릴 예정인데, 한국과 일본 수상팀을 대상으로 게임데이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까지 확장하고자 한다.
김 총괄은 “AWS코리아는 스타트업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라며 “재미와 배움, 네트워킹, 홍보의 기회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게임데이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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