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유가 최근 로엔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연말 대형 기획사 대표인 A씨가 아이유를 만나 재계약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조선DB

지난 연말.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아이유가 국내 대형 기획사의 대표와 마주앉았다.

이날 만남은 이 기획사 대표 A씨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성사됐다. 연예인과 연예 기획사 대표가 저녁 식사 한번 하는게 무슨 큰 일이냐고 할 수 있지만, 이 자리는 평범한 자리가 아니었다. A대표가 아이유를 자기 소속사로 데려오기 위해 마련됐던 것. A대표는 이날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한데 이어 연예계에서 자기 회사가 갖고 있는 파워를 집중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A대표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나보자는 심정으로 이날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아이유에게는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그로부터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고, 지난 3일 아이유는 A대표가 있는 기획사가 아닌 현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오는 9월 전속 계약이 종료되지만 아이유는 지난 4월부터 로엔 측과 재계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서둘러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기간은 3년.

로엔과의 재계약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A대표가 전속 계약 기간이 10개월 이상 남았던 아이유와 사전에 접촉한 것을 두고 뒷 얘기가 무성하다. 과연 그렇게 빨리 접촉을 하는게 상도의에 맞는지부터 아이유는 왜 A씨의 소속사가 아닌 현 소속사와 재계약을 결정했느냐 등 궁금한 것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일단 가요계 파워맨인 A대표가 아이유를 만난 시기는 너무 빨랐다는 것이 중론이다.

배우 기획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의 경우 전속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배우와 새로운 기획사와 접촉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는 계약만료 3개월 전으로 보고 있다.

연매협의 한 관계자는 "배우가 군대를 간다거나 장기플랜을 짜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전속계약기간 만료 3개월 전부터 재계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만약 새로운 기획사가 3개월보다 훨씬 앞서 구체적인 조건을 가지고 접촉을 할 경우 문제를 삼을 수 있다"며 "협회 상벌위에서 구체적인 제재를 할 수도 있지만, 계약 만료 3개월 전 접촉 금지는 기획사들이 서로 지키는 무언의 약속이자 일종의 상도의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힘들게 스타로 만들어 놓았는데 돈과 힘을 모두 가진 대형 기획사가 일찍부터 해당 가수를 흔들어 놓은 것에 대해 어떠한 제재 수단이 가요계에 마련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연매협처럼 가요 기획사들이 모여 만든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A대표를 비롯해 여러 기획사가 아이유의 영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접촉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이런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유는 왜 A대표를 비롯해 무수히 많은 메가톤급 제안을 모두 거부하고 로엔과의 재계약에 합의했을까. 더욱이 아이유는 로엔과 지난 7년간 함께해 온 신뢰와 의리를 바탕으로 계약금 없이 재계약한 것으로 밝혀져 궁금증은 더 커지고 있다.

그 해답은 로엔이 제시한 아이유 전담팀에 있다. 로엔은 아이유의 활동영역확장 및 아티스트의 성장을 위해 소속되어 있는 \'로엔트리\' 레이블을 통해 아티스트 전담 팀을 구성하여 좀 더 체계적이고 밀접한 매니지먼트로 향후 활동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말 그대로 아이유 만을 위한 특별팀이 만들어진다는 설명.

로엔의 제작사업본부 장현진 본부장은 "이번 재계약 체결이 서로의 파트너쉽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다른 기획사들이 제시한 거액의 계약금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만큼 좋은 조건으로 계약서가 쓰여졌을 가능성이 크다.

로엔의 한 관계자는 "사실 아이유는 그동안 회사 후배들을 위해 본의 아니게 희생을 했던 부분이 많았다. 그런 것까지 모두 감안해서 이번 재계약이 진행됐다"며 "앞으로 로엔트리 내에서 아이유의 의견이 더욱 많이 반영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약과 함께 아이유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아이유는 최근 KBS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신디 역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프로듀사\'가 중국에서도 벌써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어 이후 자연스럽게 중화권 진출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08년 데뷔한 아이유는 로엔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가수로, 현재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여성 솔로 보컬리스트로 성장했으며 가수와 연기자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