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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좌표

괴물해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7 01:09:22
조회 113 추천 0 댓글 0

제 영혼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제 영혼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제 영혼은 어디에 있기에,


이 두 눈은 현실과 동떨어진 광경을 보고 


이 두 귀는 가 본 적도 없는 도시를 빠르게 달리는 바퀴 소리를 들으며 


이 가슴은 금빛 길 위를 달리던 카트의 엔진처럼 떨리는 걸까요



황금문명 오르에트.


영원에 가깝게 바래지 않는 황금처럼 이 이름도 제 영혼에 아로새겨져 지워지지 않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길을 걸으면 


아스팔트에 반사된 햇빛은 눈부신 금의 광택이 되고


높이 솟아오른 전봇대들은 신의 얼굴을 그린 토템이 되며


지하철 입구는 고대 유적으로 향하는 길이 되는 이것이 마술이나 저주가 아니면 무엇인가요?



어째서 저는 2024년에 삶과 동시에 2023년 미지의 유적 속에서도 살고 있는 걸까요.



세계를 그리고 재단하던 측량사들의 지도 속에서도,


온 세상의 서사를 기록하며 관리하던 서기관들의 책 속에서도,


노래를 지어 널리, 후대에까지 전하는 음유시인들의 가사 속에서도 


저는 한 번도 오르에트라는 단어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토록 찬란히 빛나는 광경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그토록 웅장히 서있는 고디우스 형상의 조각상을 단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누군가 그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누군가 그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을 리가 없단 말입니다.



아무도 기록을 남기지 않은 그곳의 기억이, 대체 왜 제 가슴 속에서만 살아있는 걸까요.


프레티온이라는 마을에서 오르에트까지 찾아왔다는 녹색 머리칼의 신비로운 소녀의 온기를,


한 번도 여자를 가까이 한 적 없는 제 몸이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그 의문의 뒤를, 드래프트가 빨릴 만큼 바짝 쫓으면


고글로도 막을 수 없는 바람의 진동이 뺨을 타고 흐르고,


전자파 밴드로도 차단할 수 없는 전율이 온 몸을 타고 흐릅니다.



시속 300km를 넘는 바람같은 속도에도, 닿기만 해도 목숨이 위험한 비밀장치의 위협에도 주눅드는 일 없이


좁고 위험한 돌길을 빙판에서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꺾이는 스펙터 V1은 아름다운 스키드 마크를 그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넓디 넓은 나라를 제패한 황제도


신의 권위를 등에 업은 교황도


셀 수 없이 많은 보물을 지닌 대부호도



하늘을 제외하곤 머리 위에 둔 것이 없으며 넘쳐흐르는 황금을 발 아래에 둔 우리에게는 부러울 것 하나 없었습니다.


온 세상을 황금과 고디우스의 힘으로 지배할 수 있을 줄만 알았던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역사에 기록된 황제들의 무덤 사이에 있습니까?


수많은 사람이 신으로 모시며 따르는 대현자들의 무덤 사이에 있습니까?


사전 공지도 아니고 뉴스 기사로 유출된 소식에 뒤이어 갑작스레 하드디스크의 저편, 휴지통 속에 들어간 데이터 더미들 사이에 있습니까?



그 시절, 자유롭던 우리의 영혼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입니까?



우리의 방은 자유로웠습니다. 


누구도 우리의 방을 침범하지 못 했습니다.


누구도 우리의 채팅을 막지 못 했습니다.


아잉련과 응샛기만으로도 우리의 의지를 전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지금은 영혼의 대화가 단절되었으며 


모여야 할 영혼들은 뿔뿔이 흩어져 기억조차 잊은 채로 살고 있습니다.



황금의 신 고디우스조차 사악한 악마 조재윤을 막아내지 못 했다는 사실에,


나는 슬픔을 느낍니다. 공포를 느낍니다. 분노와 좌절과 온 몸이 쥐어짜이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그 시절, 미사일과 물폭탄이 난무하는 길에서도 끄떡없던 나의 몸은 오르에트의 토템처럼 무너져내렸으며,


외계인의 우주선이 쏘아대던 전자파에도 멀쩡하던 나의 정신은 빛바랜 황금처럼 흐려져버렸습니다.



그 시절엔, 설령 우리끼리 싸우고 갈라지고 등질지언정 서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눈물만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어린 아기의 눈물은 닦아줄 어머니가 있고 


술 한 잔을 삼키는 대신 토하는 한숨은 들어줄 친구가 있지만


저희의 슬픔은 달래줄 사람이 없습니다.



저희의 영혼이 되돌아올 장소를 돌려주십시오.


카트라이더를 되돌려주십시오.


그것만이, 오직 그것만이 제 유일한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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