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학교 때 동아리 여자후배랑 너무 말도 잘 통하고 개그코드도 비슷하고 그래서

진짜 잘 어울려 다녔음.  그래서 당연히 주위에서는 사귀는거 아니냐는 그런 이야기도 나왔는데

처음에는 별 감정없이 어울리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까 그 여자애가 좋아지면서 전처럼 어울리기 힘들어지더라..

그때 잠깐 나도 망설였거든 왜냐면 후배가 아니고 이성으로 보니까 나랑 너무 다르더라고.

그 여자애는 학교 홍보 모델 까지 할 정도로 이쁘고 나보다 좋은 과 다니고 그러니까 고백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전처럼 지내지도 못할 것 같아서 동아리도 잘 안나가고 그랬는데 방학 때 그 여자애가 먼저 연락와서

요즘 왜 이렇게 연락 없냐고 영화보러 가자고 그래서..

영화보러 나갔는데 같이 있는 시간동안 너무 좋더라

근데 진짜 고백 할 용기가 안 나더라.

막 의예과 다니는 선배들이 개 이쁘다고 그러고 칭찬하고 그러니까..

내가 너무 초라해지더라. 그래서 아예 동아리 안나갔고 연락도 안했다.

졸업식 때 사진 찍고 있는데 학교 홍보 모델이니까 졸업식에서 안내하고 있던 그 후배 잠깐 봤다.

그때도 개가 먼저 와서 졸업 축하한다고. 이것저것 안부 물어봤는데..

나는 그자리가 너무 불편하기만 해서 대충 대답할 수 밖에 없더라고..

졸업하고도 동아리 후배라서 얼마든지 물어물어 연락 할 수 있었는데..

내가 너무 겁쟁이라서 그냥 잊고 살았는데 얼마 전 소식 들으니까

지극히 평범한 남자랑 결혼했다고 하는데 그때 좀 멍했다...

용기내서 고백해 볼 걸..안되더라도.. 그럼 적어도 미련은 안 남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