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몸이 안 좋은 관계로 중간에 1년을 쉬었기 때문에 지금 시작하면 삼수생이나 다를바 없는데다가...


1년 동안 재수에 얼마나 의지가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되기도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하게 \'나는 안 될 거야\'란 생각 때문에 재수를 할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평소에 합리화를 정말 잘하고 타협도 많이 하지만 정확히 말해서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것 같다.


삶에 목적 의식이 없는 사람은 재수를 해봤자 좋은 대학 가봤자 시간 낭비이고 헛수고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본 적은 없지만 그냥 수능만 보고 달려와서 수능이 끝난 이 시점에 남는 것은 허탈함 뿐이다.


왜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또 자기를 합리화해서 겉만 포장할만한 이유를 찾아낸다.


나의 몸이 안 좋아서, 그래서 1년을 쉬었기 때문에, 그런 환경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건 합리화일 뿐이라고 어렴풋이 내 마음 속에서는 알고 있을 텐데 뭐가 문제 있느냐고?


단지 한탄하고, 원망하고 싶은 것이라면 내 썩어빠진 정신상태와 그것을 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이다.


비록 지금은 목표도 없는 쓰레기에 불과하지만...나중에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만한 뚜렷한 목표를...


그리고 지금은 재수라는 목표에서 멀어져만 가지만 언젠가 그와는 다른 목표를 진정으로 이룩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