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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가정에서 자란 썰.txt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2.237) 2015.11.02 01:05:09
조회 151 추천 1 댓글 0

그냥 우울한 기분에 새벽감성 더해서 글 한 번 써본다.

나는 꽤 괜찮은 집안에서 자란 아들이다 친구들은 너 정도면 은수저니까 부럽다고 푸념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우리집이야 말로 흙수저야\' 라고 생각해.

우선 내 어린시절부터 보면 우리집은 아버지가 건물관련 사업을 하시는데 할머니 유산이 꽤 돼서 그걸로 점점 돈을 불린걸로 알고있어. 그런데 아버지가 사업 스트레스 때문인지 왜 그런지... 정말 심하게 다혈질이야. 어느정도냐면 아버지가 사업 때문에 바빠서 일주일에 한 번만 집에 들어오시는데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는 날이면 엄마를 포함해서 온 가족이 초긴장상태야 아버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방문 살짝 열고
"다녀오셨어요..."
이러는데 눈 마주치는 것도 무서워서 심장 엄청 떨린다..

내가 위로 누나 둘, 내가 막내남동생인데 요즘 자녀가 세명이라 그러면 꽤 많은거지. 보통 둘이니까. 우리집이 자녀가 세명인 이유는 우리 아빠가 아들 못 낳으면 이혼해버릴거라고 엄마한테 협박을 해서 내가 태어난거다..

무슨 기분인지 아냐.. 우리아빠는 누나둘한테 별로 관심이 없다. 딸이니까.. 오직 아들 나 하나만 보고 있는데 그 관심이 따뜻한 관심이 아니라 감시같은..
\'너는 아들이니까 이 정도는\',
\'너는 내 아들이니까 이렇게 자라야해.\' 이런거야.
내가 살고싶은대로 사는게 아니라 꼭두각시 된 기분..

그리고 내가 가장 비참한건.. 아빠가 엄마한테 막 욕 퍼붇고 때리진 않지만 손이 올라갈 때면, 엄마는 항상 내 방에 오셔서 소리죽여 우신다.. 그리고 항상 하시는 말이 뭐냐면
"아들, 엄마는 아들 하나 믿고 살아. 왜냐면 엄마가 믿는 스님 한 분이 계신데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아들하나있지? 걔하나만 믿고 살어\' 그래서 엄마는 아들만 믿어.."
나는 이말이 제일 슬프고 제일 싫다 내가 아들로 태어나서 다행이지만, 너무 미쳐버릴거같다 내가 부모님한테 의지하고싶은데 부모님은 끝없이 기대를 하는거야..

그런 말 듣고 자라다보니 나는 사람을 피하는게 아니고 사람에 집착이 좀 심하다. 친구들한테도 \'얘가 나 싫어지면 어쩌지?\'이런 생각 뿐이고 잠깐 연애할 때도 내가 부족해서 헤어지는 것 같고 부모님에 의지를 못 하니까 다른 의지할 곳을 찾게되더라...
결국 대학도 재수해서 들어간건데 자퇴해버렸다.
그래서 어느 날 진짜 그런 생각이 들더라. 사실나는 백수여도 집안에 재산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잇었거든.. 근데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즐거웠던 때가 언젤까 생각을 해보니까 운동할 때 인거야.
내가 어릴 때 부터 체력이 약해서 아빠가 정말 싫어했거든. 남자새끼가 뭘 맨날 아프냐고. 그래서 고등학교 수능 끝나자마자 운동을 배웠었어 사실 나는 운동을 시작한 이유가 아빠가 체격도 엄청 좋고 목소리도 크고 그러니까 내가 체격이 아빠보다 커지면 아빠 앞에서 기 죽지 않을 것 같은거야. 그래서 시작해서 하다보니 아무 생각 없이 땀흘리는게 좋았다. 그래서 군대도 해병대로 갔다왔고 갔다오고보니까 하고싶은 분야가 운동쪽 밖에없는거야. 그래서 대학도 두번이나 자퇴해서 대학은 못 들어가겠고. 그래서 결국 아빠한테 말했더니 아빠건물에 헬스장 트레이너로 넣어주더라.
요새는 아빠랑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니까 아빠랑 자주 얘기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아빠랑 엄마 사이가 너무 안 좋으니까 부부클리닉같은것도 신청해서 가보시라고 했는데 거기서 하는말이 아빠가 어릴 때 트라우마같은게 있더래.
아빠가 홀어머니밑에서 자랐는데 가족에 자기밖에 남자가 없어서 집에는 꼭 남자가 성공해야 여자들도 고생안한다고 생각을 하는거래. 그래서 누나들이랑 나한테도 그러시는거고.. 어쨋든 지금은 아버지랑 서먹서먹하지만 나름 노력하면서 지내고 있다. 긴 글 쓰는덴 재주가 없어서 하고싶은말을 다 못 썼네. 끝까지 읽어줬다면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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