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 성도 이름도 모른다.

다만 수녀원에서 알려준 어머니 이름만 알고 있을 뿐.

내가 태어난 건 89년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다고 한다.

서울올림픽의 열기가 가라앉고, 노태우 대통령이 세계화에 한창 힘쓸 무렵.

그래도 우리 어머니께서는 나를 비단으로 된 천에 따뜻하게 감싸 수녀원에 맡겨주셨다.

내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것에 감사를 드린다.

이후 나는 고아원에서 대학생활까지 지냈다.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고아원이라고 해서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사설이 섞인 곳은 대학교까지 지원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살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리고 내가 부모님을 생각하는 부정적인 마인드였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공부에 더 파고 들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있는 S대 졸업 후, 나는 내놓으라하는 S사에 들어갔다.

아직 대리도 달지 못하여 가장 밑에 있는 사원급 직원이나,

그래도 연봉 3500정도 받고, 고시원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15평짜리

전세집 구해서 다니고 있다.

나름 차도 장만해서 타고 다니고 있다.

그래도 가끔 몰려오는 외로움은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