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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저가 보는 흙수저.txt

4444(125.129) 2015.10.31 21:39:24
조회 1391 추천 12 댓글 6

얼마 전 군대 동기를 만나서 같이 밥을 먹었다.

이 동기(B라고 하자.)로 말할 것 같으면... 


아버지가 (적어도 B의 고향 쪽에선) 자산가로 유명하신 분이고, 그에 걸맞게 어머니도 엄청 미인이시다. 

B가 대학교 2학년때 만나서 4년째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네 집안도, B내 집만큼은 아닌 것 같지만.... 한달에 한 두번씩 부모님이 유럽 여행을 다녀오실 정도라면야 뭐..

        

여기서 B의 개인적인 능력이 딸린다면 박탈감이 그렇게 크진 않겠지만.... 키 180의 적당한 근육질 몸매, 여자들에게 호감을 줄 만한 ㅍㅅㅌㅊ의 페이스를 지닌 B는 SKY중 한 곳의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고.. B의 여자친구는 같은학교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것이당...ㅜㅜ.. 


뭐 여튼... 완전히 흙수저까지는 아니지만.. 말하자면 흙수저에 가까운 삶(플라스틱 수저라고 해야하나..)을 살던 나는 평소 B같은 은수저들이 흙수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기에 B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


나한테 중학교 동창이 하나 있는데.. 얘를 A라고 하자...


이 친구는 진짜.. 하... 앰창인생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내가 보기에도.. 정말 나락 중의 나락이랄까..


어머니는 정신지체 3급.. 아버지도 경미한 정신장애에다가 알콜 중독... 거기다 지금은 두분 다 돌아가신지 오래..

뭐... 중학교 시절부터 두분 다 요양 시설에서 생활하시는바람에 외동 아들인 A는 친할머니랑 단 둘이 살아오긴 했지만.. 여튼 가족 관계는 그렇다.


가족 상태가 이런데 이 친구 집이 잘 살겠냐... 뭣도 모르는 중학교 1학년 때 이 친구 집에 놀러갔었는데, 진짜 그 어린 나이에도 A가 사는거 보고 울컥할 정도였으니...

나중에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아버지가 남겨둔 쥐꼬리만한 돈까지 다 떨어져버리는 바람에 A내 집은 그 후로 더 힘들게 살았다. 거동도 불편하신 할머니가 집에서 인형눈깔 붙이시는 거 + 고등학생이 전단지 알바 뛰는거.... 이걸로 한달에 얼마나 벌겠냐... 


거기다 A는 피지컬도 절망적이다.. 


한창 클때 많이 못먹어서 그런지 키가 너무 작고 정말 앙상하다. 그... 키가 작은게... 호빗이라고 놀릴만한 그럴 정도가 아니라.. 키 때문에 군대 면제를 받았을 정도니까 어느 정돈지 알겠지. 얼굴은.. 에휴... 언급안하기로 하고.. 


뭐.. 그렇다면 공부 머리라도 있느냐... 그것도 아님.. 


고등학교 졸업하고 몇년동안 편의점 알바만 뛰던 A는.. 애완동물 관리사인가..? 그거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공부하던 도중에 자기가 색맹이란걸 알게되서 중간에 어쩔 수 없이 그만두고.. 간호조무사쪽으로 진로를 돌렸다.

내가 알기론... 중고등학교때 공부에 관심없던 애들도 조금만 공부하면 붙는 시험이 간호조무사 시험인걸로 알고있는데, 이걸 이 친구는 3년동안 공부를 해서 간신히 합격했다.


그런데 진짜 화나는건.. 간신히 얻은 첫 직장에서 계약서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3달 일하고선 한달치 봉급도 못받은체로 쫓겨났다는거야..

이거 알고 친구들 몇명이서 법적으로 뭐 할 수 있는게 없나 알아봤는데.. 뭐 어쩌겠냐.. 계약서에 폰트크기 11로 떡하니 써져있는 내용을 이 놈이 이해를 못해서 냅따 싸인을 해 버린걸... 


A도 진짜 한심하긴한데.. 이 새1끼 멍청한거 알고 이용해먹은 원장이란 새1끼도 진짜...


야.. B야... 봐봐... 세상엔 학벌도 좋고 집안도 좋고 얼굴도 잘생긴 새끼도 있는데 (내가 여기서 "너 말이야 너 이 개새1끼야.."라고 말은 안했지만.. B도 그게 자기라는걸 알고 있었을 것이당..) A같은 놈도 있잖아... 세상은 너무 불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


여기까지 듣던 B는.. 한 2초, 3초,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 이런 사람이 있다면 저런 사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애초에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걸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솔직히 A는 잘나가는 사람들이랑은 일절 관련도 없는 세계의 사람인데, 내가(확실히 기억한다. B는 여기서 "내가"라는 주어를 사용했다.)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신경을 써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걸 활용하면서 살 뿐인데, 왜 잘나가는 사람들이 A같은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살아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 그건 그렇고 우리 동아리에서 이번에...."

  

--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답변이었지만... 막상 은수저 본인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역시 수저마다 사는 세계 자체가 다르구나..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흙수저라고 업신여기고, 무시하고, 이런 수준이 아니라.. 그냥 아예 다른 세계에 사는..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금수저 은수저들한테 아무리 흙수저의 처지를 설명해봤자 공감을 못하는게.. 

그 친구들의 이해력이 딸린다거나.. 아니면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이해 못하는 척 하는게 아니라.. 그냥... 정말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서 이해를 못하는 것이었다는 걸 이번에야 세삼스럽게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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