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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은 120509 밤 엘리 김/류/용/민/승/정/준 후기

Li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5.10 23:05:07
조회 387 추천 4 댓글 8

주말 연타 막공이 잡혀있는 판에 주중에까지 엘리를 끼얹어야 하나 싶었는데, 선영엘리를 다시 못 보고 보낸다는게 못내 아쉬워서 어제 선영엘리 자체막공으로 관람횟수에 +1, 이앰개여, 나한테 표 한 장 더 팔아서 막공 스케줄 그모냥으로 짠 보람 있나요?-_-;;

 

공연 자체는 쏘쏘했지만, 어차피 선영엘리 팬심으로 간 공연이었고 그 지수는 100% 채워졌으니 뭐 그럭저럭 만족. 엘리를 주마다 계속 봤는데도 선영엘리는 근 25일만에, 김류페어는 근 40일만에 본 거라서 그거만으로도 참 좋더라.

 

처음엔 선영엘리만 주구장창 보다가 최근 옥엘리만 몇차례, 그리고 다시 선영엘리를 보니 차이점이 좀 더 눈에 들어왔는데, 배우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어린 씨씨일때는 확실히 선영엘리 쪽이 더 어리다는 느낌. 옥엘리는 여자로서의 자각이 이미 있고 여자로서의 밀당-도 있는데 선영엘리는 아직 그런 거 없는, 아직 그저 소녀. 아빠한테도 애교스럽고, 바트이슐로 가면서 마차 잘못 몰아 혼난 하인한테 괜찮아요, 하고 속삭여줄 정도로 상냥하지만 그게 뭔가 옥엘리처럼 활달하고 개방적이라기보다는 자기가 선택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그런 모습을 보여줄 거 같은, 어딘가 수줍고 안으로 파고드는 데가 있는 공주님.

 

그래서 요제프의 손을 잡으면서도 물론 황제인 남자, 가 언니가 아닌 나를 선택했어-라는 요소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자기를 그런 눈으로 보아주는 남자가 처음이라서 정말 사랑 그 자체에 빠지는 거 같은 모습. 그러다보니 민제프도 성인남녀케미가 끓던 옥엘리때와는 달리 좀 더 첫사랑 소년처럼 수줍수줍-해 보이고. 그렇게 첫사랑 그 자체에 빠져버린 엘리라, 황제가 아니라면 우린 행복할텐데, 가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오더라.

 

너무 소녀 엘리라 첫날밤에 아무 일도 없었을 거 같긴 하고- 소녀의 꿈은 첫날밤에도 깨어지지 않았는데 그 첫사랑의 베일이 사라지고, 겁없이 황제를 남편으로 택함으로써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알게 된 엘리의 외침이 어제 선영엘리의 "나는 나만의 것". 제아무리 화려한 궁정이라고 해도 자신에게는 그저 커다란 새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 스스로가 그 안에서 그렇게 조피나 요제프가 바라는 대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아버린, 자신이 잘못된 곳에 서 버렸다는 것을 께달은 좌절과 비탄,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 이 모든 것을 그 노래 하나로 말해주더라. 나 입때껏 엘리 보면서 루돌프의 거울송과 장례식 씬에서 글썽해진 거 외에는 눈물 난 적이 없었는데, 어제는 나는 나만의 것, 에서 내가 눈물이 툭툭 떨어져서 당황. 음을 높이건 낮추건, 내게 이 노래는 오직 선영엘리만의 노래로 기억될 듯.  

 

그렇게 어딘가 안으로 파고 드는 데가 있다보니 죽음을 훨씬 더 예민하게 인식하고, 죽음과의 거리가 한결 더 가까워 보이기도 했고. 마지막 춤 전 상황에 있어서도, 옥엘리 같은 경우엔 본인의 결혼식, 이라는 거에 온 정신이 쏠려 있어서 죽음이 나타난 순간 아 어디서 봤던 존재인데- 축하해주러 왔나? 저기 내 드레스 이쁘죠?- 모드라면 선영엘리 쪽은 죽음을 본 순간 아, 그때 그 왕자님이다- 하고 반가워서 한참 다가가다가 아, 근데 지금 내 결혼식이었지- 나 저 왕자님한테 가면 안 되는 거구나, 하고 깨닫고 물러서기 시작한다는 느낌.

 

그리하여 류죽음 상태는 참 쉴드불가-_- 였음에도, 김류 케미는 참 좋더라. 몇주간 고성과 디즈니랜드만 보다가 간만에 고성끼리 같이 서 있는 걸 보니 참 좋았;;;; 선영엘리가 되니 류죽음 쪽도, 뭐랄까- 엘리를 자신과 비슷한 기류가 흐르는, 그래서 언젠가는 어차피 자신에게 올 수 밖에 없는 존재로 생각하는 느낌이고, 엘리 본인도 어렴풋이 그걸 인식하기 때문에 죽음의 유혹이 반복되면 될수록 밀어내면서도 점점 더 죽음에게 가까이 가고 있는 느낌이었고.    

 

류죽음은 프롤로그는 좋았고, 워낙 요새 카메라마사지-_- 덕에 비쥬얼이 ㅎㄷㄷ해지셔서 대사없는 첫 등장은 참 좋았으나 마지막 춤부터 목상태에 좀 난감해지기 시작;;; 정말 어제 김류 케미 덕분에 많은 게 커버되더라. 이제껏은 목상태는 별로여도 1막 마지막 리프라이즈는 참 좋았는데 어젠 그 리프라이즈마저 마이크 조절 잘못되어서- 죽음 목소리가 확 죽어버리는 바람에 그 넘버조차 제대로 못 건졌고-_-;; 음향팀, 막주까지 꼭 이래야 하나요-

 

토드들에게는 2막이 1막보다 훨씬 자비로운 부분이라, 2막에서도 그림자송에서 목상태는 티가 났지만 뭐 음모 리프라이즈나 마이어링에서의 연기야 워낙 능숙하고 매끈했고. 선영엘리도 아무것도, 에서 난간을 참 적절하게 이용하는데 류토드 역시 음모 리프라이즈에서 난간을 정말 영리하게 잘 써서, 무대장치와도 케미가 있다면 저런 거구나, 싶고. 그리고 동돌프일때는 미처 인식 못 하다가 다른 돌프로 볼 때면 음모 리프라이즈에서 윤정열씨가 얼마나 노래를 잘 하는지를 새삼 깨닫...뭐 정열씨만이 아니라 장면마다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용진배우라던가(...난 막공에 이분 애드립이 제일 기대됨;) 정말 주목해서 보면 황제에게 차이면서도, 결혼식 장면에서도 깨알같이 연기하고 있는 지숙배우라던가- 아 정말 엘리 앙상블들 애정합니다-

 

점점 더 연기가 물이 오르는데다(근데 어제 오리 쏘는 총소리 타이밍도 틀린 음향팀은 한번 더 반성바람-_-) 여전히 강철성대를 유지하고 있는 민제프에게도 엄지 척- 용케니 같은 경우엔 뭐랄까, 본인의 감정은 크게 투사하지 않으면서 극 전체를 유연하게 설명해 나가는 무난하고 무리없는 루케니라는 느낌이고, 루케니에게 시선이 덜 가니 극에서 안보이던 부분을 확인하고 넘어가는 효과가 있는데...그럼에도 여전히 난 내 시선을 붙잡고 안 놓는 은케니가 최애케니라는게 함정이지만 ㅎㅎ 프롤로그에서는 용케니도 목 많이 안 좋구나, 싶었는데 밀크에서의 고음은 역시나 기막히게 잡아내는 걸 보고 루케니들은 저 넘버 전에 약탄 밀크라도 마시고 나오나 싶었고.   

 

베일이 떨어질 때에서 선영엘리가 정말 너무 지쳐버려서 죽음의 품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마지막 듀엣이 너무 좋아서 다시 말하지만 김류 케미가 백허물을 덮었...-_- 이쪽도 이전보다 한결 진해진 거 같은 키스 뒤에 선영엘리가 고개를 떨구자 그 손을 가슴에 가져다 대는 류죽음의 미소가 이제야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았구나, 하고 죽음 본인조차 안도하는 느낌인 동시에 어딘가 또 가지마요, 왕자님- 하던 어린 씨씨의 목소리를 듣고 엷게 띄우던 미소와도 비슷해서, 이 위-대한 사랑, 이라는 루케니의 대사가 오랫만에 납득되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참 피곤하고 힘든 상태에서 본 공연이었음에도, 선영엘리 한 사람 만으로도 어제 공연은 볼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 서울에서 볼만큼 봐서 지방은 안 갈 생각이라, 어제가 내 마지막 선영엘리.

 

고마웠어요. 김선영배우. 당신이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만, 이번 엘리자벳으로 누가 무슨 상을 받건 간에 내 엘리자벳은 당신 한 사람, 내게 엘리자벳이라는 여자를, 아름답지만 불안정했고 강해 보였지만 그건 약함을 감추기 위한 위장이었던, 인생의 가장 화려한 순간에도 죽음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백오십년 전의 한 여자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만들어 준 것은 당신이었어요. 잊지 않을게요. 안녕, 나의 엘리자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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