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교(무신론자)에다가 지크슈에 대한 사전지식 하나도 없이 갔당.
미리 이전 시즌 공연이라든가 dvd, 영화, 넘버 등등으로 먼저 알고 가는 재미도 있지만
하나도 모르고 땡 갔을 때
그 날 것의 느낌도 좋아하는 터라
일부러 아무것도 안 보고 듣고 갔어

돈도 염치도 없는 학생인지라
자주도 못 가고 각 작품마다 많아야 2번 볼 수 있는 나에게..ㅠㅠㅠㅠ
대극장 작품은 진짜 사치 중의 사치더라...

그래도 어찌어찌 알바하고 받은 월급으로 산 지크슈 A석ㅋㅋㅋㅋ
근데 이 똥멍청이 나년.. 까먹고 오글 안 가져가서 맨 눈으로 보느라고
표정이고 뭐고 잘 안 보여서 진짜ㅠㅠㅠㅠㅠㅠ넘 아쉽
폐막이 얼마 안 남아서.. 더 미룰 수가 없었다ㅠㅠㅠ

암튼 보러 갔는데
뭔가 본 공연 때보다 커튼콜 때 더 많이 운 공연은 이게 첨인 것 같아ㅋㅋㅋ
좋은 건가? 나쁜 건가 모르겠지만...
뭔가 그 배우들이 기립박수에 감동 받은 벅찬 표정 짓는 게
나한테도 너무 큰 감동이고 기쁨이어서 눈물이 났던 거 같아ㅋㅋㅋ

그래도 뭔가 그동안은
예수라고 하면
그냥 나랑은 관계 없는, 그냥 신화적인 존재(신을 믿진 않지만)라고만 생각했거든...
근데 오늘 그런 인간적인 번뇌를 보니까.. 뭔가 와닿더라
처음으로 예수가 그런 고통과 고뇌를 겪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짠하고 안타깝고 불쌍하고
은저스가 십자가에 매달려 벌벌 떨면서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데.. 나까지 너무 마음 아팠음

뮤지컬이 너무 좋은 게.. 그걸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그로써 내 세계관이랄까 가치관이 한 단계 넓어진듯한 느낌이 들어
무신론적인 생각을 갖고 살면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인정은 하지만, 이해는 하기 힘들었거든
근데 덕분에 그들을 조금 인정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아ㅋㅋㅋㅋ
이런 느낌 들 때마다 뮤지컬이 더 좋고 소중하게 느껴짐ㅋㅋㅋㅋ오글거리나 새벽이라 이해 점ㄳㄳ

그리고 은저스+한유다 음역대 ㅎㄷㄷㄷ
진짜 한 번만 불러도 목에서 피 나올 것 같은데... 배우들 진짜 사뭇 대단하단 생각도 들고ㅋㅋ

글고 나 한유다 작품 이제야 두번째? 세번째 같은데
감히 한지상이란 배우의 재발견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음.. (나한테만이지?ㅋ...미안...)
춤도 갱장히 쫠깃쫠깃 하게 잘 추고ㅋㅋㅋ섹시미 터지더라

집에 오는 길에 진짜 독실한 아는 언니한테
성경에 대해, 유다에 대해, 예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왔거든
검색해보니 유다의 슈퍼스타가 천사의 옷을 입었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악마 같이 보인다는 후기가 많던데,
유다 또한 그냥 나약한 인간이었다고 생각해보니 유다가 그렇게 사악하게만은 안 느껴지네

난 사실 관극 당시에는 대체 이 뜬금 없는 씬이 뭔가 했어ㅋㅋㅋ
아직도 그 뜬금포가 뭔진 잘 모르겠지만..
혹시 아는 개로리 있으면 나한테 이 씬의 의미 좀 설명 해줄 개로리??????

아무튼 진짜 두어달만에 본 공연 덕분에 참 기분 좋당ㅠㅠㅠㅠㅠㅠㅠ
언제쯤 보고 싶은 자리에서 보고 싶은 공연 마음껏 볼 수 있을까......ㅠㅠ휴


P.S.
오늘 내 옆자리 아저씨 진짜....
30초에 한 번씩 머리 쓸어넘기고 이마 긁고 안경 치켜올리고 하느라
손이 휘적휘적............. 거슬려 뒤지는 줄......
게다가 폰은 왜 자꾸 진동 오시나여ㅎㅎㅎ 자꾸 시간 확인하지 마세옇ㅎㅎㅎㅎ
심지어 보는 내내 왜 자꾸 오그라드는 감탄사 내뱉나여...
"오~예!!!스" "쥬ㅣ쥬ㅓ스 쿠로ㅑ이슽!!!!" "예스!!!" "부로ㅑ~~붜!!"


머리 만지는 관크는 대체 어케 고나리 하나...
머글들이 보면 존나 예민폐처럼 보일까봐 고나리도 못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