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대학 서열이라는 것은 단순 재미를 위해 작성된 것이고, 대학 갈라치기, 특정 대학 비하나 올려치기 등의 목적으로 쓴 것이 절대 아님을 강조드립니다.
*입시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대학서열' 가지고 싸우는 것을 보면서 가진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끄적여놓은 글이기 때문에 반박시 님 말이 다 맞음.
서론
우선 대학 서열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학 입시가 생겨난 후로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과거 70년대에는 신문에 대놓고 대학 배치표를 게재할 정도였는데, 원래는 수험생들의 원서 접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이 때는 대학 진학률이 10%도 채 안됐기 때문에 대학에 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게 여겨졌지만, 어쨌거나 이는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서 대학들 간의 서열과 인식을 만들게 되는 표면적인 계기가 되었다.
신문에 게재된 1976년도 대학 입시 배치표
사실 대학 서열화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 대학 서열화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은 옥스브리지, 골든 트라이앵글, 러셀 그룹 등이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미국 역시 아이비리그 등이라는 용어와 함께 아예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매기는 대학 순위가 미국 입시 내에서 매우 높은 공신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도 동경대, 교토대를 필두로 구 제국대, MARCH 등 다양한 대학서열용어들이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 비해 해외의 경우, 학교의 네임밸류에 비해 학과나 전공, 진로를 더 염두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학 간의 서열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처럼 대학 서열이라는 것은 '사회현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어떤 시장을 가듯 경쟁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순위가 존재하듯, 입시 시장에서도 대학들 간의 경쟁이 엄연히 존재하고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 평가받는 대학의 가치에는 편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대학 서열'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학생들의 선호도, 기업의 선호도, 사회적인 인식, 대학 순위, 교육 수준, 연구 평판, 교수 평판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쨌거나 이 '대학 서열'이라는 것은 사회 현상이기 때문에 사회적 인식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모든 서열은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매겨지며, 그 '가치'는 '인식'을 통해서 발생한다. 기업 등에서 평가하는 대학의 기준도 결국 기업 인사팀 내부에서의 사회적인 인식이다. 즉, 'A대학의 서열'은 'A대학 학위가 갖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사회적인 가치'로도 볼 수 있다. 대학평가기관들도 가장 가중치를 많이 부여하는 항목이 '사회적인 인식'인 이유도 여기서 기인한다. 물론 대학을 졸업하고도 사회생활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쭉 방구석 백수생활을 이어간다면 그 대학 졸업장은 아무런 인식과 가치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 졸업장을 받는 것 자체를 목표로 둔다기보다 그 졸업장을 활용하여 사회에서 무엇을 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일컫는 대학 서열은 결국 '사회적인 인식'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회적인 인식'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일까? 이 사회적인 '인식'이라는 것 자체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100% 정량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마다 개개인의 환경이나 역량 등에 따라 높게 쳐주는 대학과 낮게 치는 대학이 다르고 이마저도 그 안에서 굉장히 애매모호한 경우도 많다.
"A대학 정도면 괜찮은 대학이죠. B대학이요? 거기도 좋다고 들었어요."
"둘 중 어디가 더 좋은 것 같냐고요? 글쎄요, A대학이 더 좋지 않을까요? 거기가 더 세련된 느낌이 들어요."
"인서울? 잘 모르겠어요."
주변 사람들의 평판을 따라가는 사람도 많다. 각 학교의 인풋 또는 아웃풋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사람도 있으며, 심지어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얼마나 좋은가로 대학을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풋으로 대개 수험생들의 입결을 따지며, 아웃풋으로는 사법고시 혹은 로스쿨 합격자 수, 행정고시 합격자 수, 대기업 취업률 등 다양하다. 대기업 인사팀에서 공공연히 사용되는 대학등급표가 있지만 이것 역시 중소기업에 가면 평가가 확확 바뀔 것이고, 대형 로펌의 경우에는 서울대만, 혹은 SKY만 쳐주는 곳도 많으며, 이러한 곳들도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서 따져보았을 때 소수의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이 지대하긴 하나 전체를 반영한다고 보긴 어렵다. 세계대학순위나 국내에서 발간하는 중앙일보 대학 평가 등도 유명하지만 이들은 객관성 등 여러모로 비판이 많으며, 대학의 '질(Quality)'을 잘 대변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계 3대 대학평가 중 하나로 불리는 2024 QS 세계대학평가 한국 대학 순위
이렇듯 우리가 사회집단에서의 인식으로 참고해 볼 수 있는 지표는 개개인의 생각과 느낌, 인풋과 아웃풋 지표, 각 기업이나 소수집단에서의 지표, 기관대학평가 정도로 추릴 수 있다.
각 집단에서의 대학 평가가 전부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인식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이러한 수많은 평가들 사이에 가중치를 두어서 종합 점수를 매기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가중치'를 어떻게 둘 것이냐다. 각 집단의 인구수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두어야할까? 예를 들어 X기업의 사원수 20,000명, Y로펌의 변호사 수 800명이면, 200:8의 가중치를 두어서 계산해야 하는가? 이러한 경우에는 각 집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중치에 반영하기 어렵다. 800명짜리 중견기업과 800명짜리 국내 1위 로펌 중 사회적 영향력은 어디가 더 높은가를 물어보았을 때 대다수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게다가 만약 이 800명짜리 기업이 업계에서 어마어마한 매출을 끌어다주는 유명한 기업이라면 전자를 택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또 문제는 이 사회적 영향력 역시 객관적으로 정량화하기 힘든 지표라는 것이다. 매출이나 순이익,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매기면 공공기관이나 매출이 1순위가 아닌 집단, 주식이 상장되지 않은 기업들의 지표를 반영할 수 없다.
가중치를 매기는 과정 자체가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관계로 가중치를 빼고 전부 1:1로 더하는 방법은 사회적 영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인 인식을 나타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니면 몇몇 집단만의 평가를 반영해도 꽤 정확하지 않겠는가?'라고 질문해도 상술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으며, 그 집단들을 선정하는 과정도 쉽지 않아 더 험난할 것이다.
고로 각 기업, 기관이나 집단들의 대학 평가들을 가지고 가장 사회적인 인식을 잘 반영한 대학서열을 매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다음은 개개인의 생각과 느낌이다. 사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우리나라 5천만 국민에게 대학서열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매기는 방법이다. 대학 간의 서열은 결국 사회적인 인식을 나타낸다는 결론은 앞서 이야기했으므로, 그 대학들의 실질적인 질(교직원 1인당 학생 수, 학교 예산, 교수 및 연구진 등)을 논하는 것은 대학의 '서열'을 매기는 것과는 무관하다. 물론 대학의 질이 높을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인 인식이 좋아질 가능성은 높다. 5천만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통계학적으로도 신뢰도가 충분히 높을 정도로만 표본조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필자는 커뮤니티에 글이나 쓰는 평범한 인간이므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표본조사 방법은 택하지 않겠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설문조사를 정확하게 실시한다면 그 방법을 통해 나온 서열이 필자가 후술할 대학서열에 비해 더 정확하다는 의견에 찬성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결국 인풋과 아웃풋 지표이다. 우리가 여기서 따져봐야할 것은 당연히 '이 지표들이 사회적인 인식을 잘 반영하는가'이다. 인풋 지표의 경우 사실상 대학 입결표가 유일한데, 이 대학 입결이라는 것은 수능이나 입시를 치룬 학생과 혹은 그 학부모들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된 결과이다. 학생들이 대학 원서를 쓸 때, 대개 본인의 수학(修學)능력을 고려하되 그 한도 내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할 것이다. 물론 학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요즘 굉장히 많아졌지만, 어쨌거나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 내에서도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학부모의 입김이 센 가정의 경우, 학부모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도 있다. 이 '좋은' 대학을 선정하는 기준은 역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대학 입결표는 이들만의 '사회적인 인식'을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웃풋 지표의 경우 어떠한가? 이러한 아웃풋 지표들은 해당 학교가 뛰어난 학생들을 많이 배출하므로 사회에 나가서 받는 인식에 크게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대체로 사람들이 상식 수준에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에서도 아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방법은 상술한 각 집단에서의 대학 평가를 고려할 때와 비슷한 문제점이 발생한다. 로스쿨, 행정고시, 기술고시, 각종 국가고시 혹은 그외 많은 지표들을 모두 고려해서 서열을 매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률저널에 게재된 2024학년도 로스쿨 입학생 출신대학 현황
본론
결론적으로 전 국민 대상 전수조사 혹은 표본조사를 하는 방법 외에 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대학 입결표를 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수능이나 대학 입시를 치루는 것은 아니며, 결국 학생과 학부모들도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소수의 집단에 불과하다는 단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전 국민 대상 표본조사와 상당히 유사한 방법이다.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수는 444,870명인데, 이들의 학부모까지 반영해서 학생 1인당 1~2명씩 추가하여 대략 100만 명으로 잡아도 이 대학 입결표는 대한민국 국민 100만 명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된 지표이다. 이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가 약 ±0.137%로 매우 높은 신뢰도를 가진 조사이다.
Q) 우리나라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사회에 진출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대학 서열이라는 것은 결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또는 진학해본 사람들 사이에서의 의견이 더 정확할 수밖에 없다. 각 대학의 가치를 더 자세하게 매기는 사람들은 엄연히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다. 이들의 의견까지 반영하려면 실제로 전 국민 대상 설문조사를 해보는 수 밖에 없다.
Q) 대학 아웃풋 지표가 사회적인 인식을 더 잘 반영하지 않는가? 그만큼 더 뛰어난 학교라는 것인데.
-> 위 글을 완전히 허투루 읽은 것이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므로 근거를 동반한 반박은 얼마든지 환영한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지금 대학들간의 '사회적 인식'을 바탕으로 서열을 확인해보는 것이다. 필자는 아웃풋 지표가 인식보다는 학생의 질을 대변하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대학서열에 비해 아웃풋 지표가 뛰어난 학교는 학생의 질, 또는 학교의 질이 뛰어난 학교이지, 사회적인 인식이 그만큼 뛰어난 것은 아니다.
Q) 대학 입시는 다양한 전형(예를 들어 재외국민 전형, 지역균형인재 전형)이 있는데, 이러한 전형들이 논란이 있는 만큼 대학 입결표는 대학서열을 매기는데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없다.
-> 글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틀린 말이 아니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목표는 '인식'을 기반으로 서열을 매기는 것이지, 학생의 질을 기반으로 매기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평균 학생 수준에 비해 특정 학생의 수준이 낮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그 학생의 머릿속에도 대학 서열이 존재할 것이며, 그 대학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원서를 넣기 때문에 그 인식은 대학 입결표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Q) A대학이 우리 대학보다 서열이 높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질문자가 입시를 치뤘을 때는 해당 대학이 더 인식이 좋았을 수도 있다. 그 당시의 대학에 대한 인식을 보려면 당해년도 대학 입결표를 참고하면 된다. 입시 트렌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서열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이 등은 트렌드가 지난 옛날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형성된 용어이며, 여전히 상식적인 대학 서열로 통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최신 인식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최신 대학 입결표일 수 밖에 없다.
Q) 특정 대학의 특정 학과(예를 들어 의대, 취업 계약학과 등)이 해당 대학의 평균적인 입결을 엄청나게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사회인식과는 동떨어지는 결과를 내놓지 않겠는가?
-> 이 이야기는 바로 다음에 후술할 것이다.
Q&A에서 마지막 질문이 골칫거리이다. 특히 이공계열의 경우, 최근 국내에서의 취업난 등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로 인해 의치한약수, 반도체학과 등의 경우, 해당 대학의 일반적인 인식을 벗어나는 엄청나게 높은 입결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가 예를 들어 지방대 의대라고 해서 절대로 SKY보다 낮은 서열이라고 보지 않고, 연고대나 서성한 대학에 포진해 있는 특정 대기업 계약학과의 경우 더 높은 서열의 대학 학과들보다도 높은 입결을 자랑한다. 고등학교나 입시학원의 플랜카드에도 의치한약수나 특정 학과들은 따로 분류를 해 놓는 이유가 여기에서 기인한다. 어쨌거나 우리는 대학 즉, '학교'들 간의 서열을 매기자는 것이기에 필자가 정리해놓은 대학 서열은 이런 부류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는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있다. 물론 의대 내에서도 서열이 존재하듯, 참고지표가 될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각 대학의 가장 낮은 입결을 가진 학과를 기준으로 서열을 매겨야 하는가? 가장 높은 입결? 평균?
가장 높은 입결의 경우 상술한 의대나 특정학과들의 존재 때문에 특정 대학의 입결이 엄청나게 뻥튀기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서강대처럼 의대가 존재하지 않는 학교는 의대를 가진 다른 학교들에 비해 엄청나게 저평가된다. 가장 낮은 입결의 경우 매년 입시마다 발생하는 소위 '빵꾸'의 존재로 특정 학교가 저평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작년 입시의 경우, 고려대 사이버국방과 반도체학과는 경희대, 서울시립대 입결 수준까지 내려가는 엄청난 '빵꾸'가 발생했다. 입시 원서를 넣을 때 지나치게 눈치싸움이 벌어진 결과 정원에 비해 해당 수준의 지원자 수가 적게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고려대를 경희대나 서울시립대보다 낮은 대학이라고 평가하진 않는다. 평균의 경우 입결이 지나치게 높거나 '빵꾸'로 인해 지나치게 낮은 학과들로 인해 평균이 널뛰기하는 대표적인 통계의 함정, '평균의 함정' 문제가 발생한다.
필자가 선택한 입결의 대푯값은 중앙값(median value)이다. 9개의 성적을 성적순으로 나열했을 때 그 중앙에 있는 값, 즉 5번째 값을 중앙값이라고 한다. 10개의 성적으로 짝수일 경우, 5, 6번째 성적의 평균을 매긴다. 중앙값은 통계학에서도 대푯값으로 자주 사용되는 값인데, 평균의 경우 극단적인 값들에 의해 쉽게 변하지만 중앙값의 경우 이들의 영향을 잘 받지 않기 때문에 강건/견고(robust)하다고도 표현한다. 극단적인 백분위 값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입결표에서 이러한 값들의 영향을 덜 받는 대푯값을 설정하는 것은 집단의 성질을 나타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는 오르비에 올라왔던 시대인재 헬린이 입결표를 기준으로 주요 대학들의 입결 백분위를 정리한 것이다.
*시대인재 입결표 자체가 백분위를 기준으로 환산했으며 매우 정확한 수치는 아니므로 대략적으로 이정도다 정도로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더 정확한 입결 정보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입시의 경우, 대부분 인문계와 자연계가 명확히 나누어져 있으며 이들간의 입결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중앙값으로 나타내보니 이 점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인문계 대학서열과 자연계 대학서열로 나누어서 보고 싶다면 이 수치들을 그대로 참고하면 된다.
필자는 인문계와 자연계를 통합한 대학서열을 매길 때 각 대학의 인문과 자연 입결 중앙값의 평균(mean value)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최근 추세에 따르면, 조사기관마다 다르지만 자연계 학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인문계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계속되는 취업난에 의해 자연계 학생들이 꾸준히 늘어나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1:1의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인문-자연 학생의 비율이 달랐던 예전이라면 어느정도 인문계 입결에 더 가중치를 두는게 맞겠지만, 2024학년도 기준으로는 사실상 반반이기 때문에 그대로 평균을 나눠서 계산해도 문이과 비율을 거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귀찮으니 아주 정확하게 가중치를 둬서 계산하진 않고 일단 가중치 없이 그대로 평균을 나눠서 계산해보았다. 어차피 대학별로 두 개의 수치 사이에서의 대푯값만 설정하면 되고, 이 수치들은 중앙값이기 때문에, 중앙값들 사이의 평균을 매겨서 나열해도 신뢰도를 크게 해치지 않는다.
결론
위의 고찰들을 반영하여 2024학년도 기준 최신 주요대학 서열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포항공대나 과기원 등 특정 대학이나 여기에 나와있지 않은 대학들의 경우 필자가 참고한 시대인재 입결표에는 제공되어 있지 않다보니 서열에 반영하지 못했다. 정확한 자료가 있다면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위 서열은 각 대학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반영한 결과이다. 반영 방법은 앞선 본론에서 다 설명했다. 그림에서 각 대학들은 그 대학의 교표로 나타냈으며 교표의 사이즈는 세로 1cm로 비율에 맞게 통일, 교표의 위치는 세로로 입결 백분위를 기준(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 1.25이므로 꼭대기에서 1.25cm)로, 가로는 서열과 무관하다(평행선 상에 같은 위치에 있다면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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