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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먹으면 변하는 엄마가 싫다. 그런데 술을 매일 마신다.모바일에서 작성

엄마그러지마제발(39.122) 2024.07.09 11:37:29
조회 462 추천 2 댓글 10

엄마는 술을 항상 먹는다. 일어나면 술, 밥먹으면 술, 안주가 없어도 술, 자다깨도 술,,, 이젠 365일 중 360일은 술을 마신다.
그마저 마시지 않는 날은 병원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할때만 그렇다. 약을 7일치 받아도 2~3일만에 술을 마시는게 우리 엄마다.

얌전하게 술만 마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 엄마는 그렇지 않다. 술만 마시면 다른 사람이 된다.

첫째로, 술취하면 모든 이야기는 자신을 공격한다 생각한다.
“엄마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게 왜 힘들지?”
이때 술취한 엄마와 멀쩡한 엄마는 각각 다른 대답을 해준다
술취한 엄마 :“내가 니 깨워도 못일어나더만 왜 내탓하니? 나는 알람 소리를 듣지도 않고 벌떡일어나는데 니아빠 닮아서 그래”
멀쩡한 엄마 :“사람마다 잠에 대한게 다르더라고 너도 노력하면 쉽게 가능할거야”

둘째로, 일잔적인 이야기도 결국 아빠에 관한 이야기가 나타난다.
술취한 엄마 : “니 아빠가 주는 돈이 좋으면 니아빠한테 가서 살아, 내가 얼마나 아둥바둥 살았는데 니애비는 이제서야 니한테 돈 줘서 뺏어가려고 하네 ”

물론 술 먹은 엄마가 틀린말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저게 지금 할 말일까? 왜 아침잠에서 아빠로 넘어간걸까? 왜 몇일전에 한 얘기를 이제서 꺼내는걸까? 왜 내가 이혼한 엄마아빠의 싸움 가운데에 항상 있어야 할까?

셋째로, 알콜성 치매를 겪는다.
술취한 엄마 :“니 애비가 나한테 돈만 줬어도 예뻐해 줬을텐데 니한텐 돈을 잘 주는구나”
그래서 내가 말한다. “엄마는 왜 돈돈 거려? 엄마는 돈때문에 이혼한거 아니잖아”
그러자 엄마는 내가 언제 돈돈 거렸냐며 노발대발한다. 분명 방금전 말했는데... 그리고선 말을 지어내어 ‘인정’이라고 말했다고 우긴다. 그리고선 집 나가 살라고 하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간다.

놀랍게도 위 3가지가 방금 전 1시간 내에 일어난 대화의 흐름이다. 그 대화의 시작은 “아침에 일어나는게 왜 힘들지?”라는 내 말이었고, 나는 공감을 원했을 뿐이다.
엄마가 술에 취했다는걸 알았다면 피할 수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난 엄마가 술 취해있다는 몰랐다.
평소라면 이미 변한 눈빛과 말투를 느끼고 대화자체를 하지 않았을텐데... 9시부터 취한건 변수였다.



나의 엄마는 술을 매일마시고 아빠는 업으로 도박을한다.
난 외동이라 어디 기댈곳도 피할 곳도 없다.
대학생 시절 엄마에게 벗어나 자취하던 시절이 그립다.
술먹은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술 다 깨면 전화하라고 하고 그 후 오는 욕 가득한 카톡은 읽지 않으면 되니까...

나는 언제까지 술취한 엄마의 감정쓰레기통으로 살아야 할까?
언제까지 술취한 엄마의 응석을 받아줘야 할까?

그렇다고 내가 집을 나가면 엄마를 버리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2년간 대학교 근처의 자취가 끝난 후 집에왔을때 본 광경 때문이다.
설거지는 하나도 되어있지 않고, 집 안을 가득 채운 쓰레기와 술병, 그리고 사람이 겨우 누울만한 공간에 누워 자는 엄마, 그 바로 옆 기어다니고 죽어있는 바퀴벌레들....


중학생때부터 나에게 스트레스만 주던 엄마를 왜 버리지 못하는 걸까? 내가 제대로 받은것도 거의 없는데...
엄마가 변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일까?
엄마라는 존재가 필요해서 일까?


난 두서없이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적어가면서도 눈물이 흐른다
술... 난 너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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