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종로구 조계사 템플스테이관에는 회색 조끼와 남색 바지 법복을 입은 남녀 20명이 자기소개를 하고 이상형을 밝혔다.
한 남성은 "음주도 안 하고 계획적인 편이다. 여성분은 몸만 오시면 데이트 코스 다 책임진다", "주 4일제 근무라서 연애에 집중할 시간이 많다"라고 했다. 자기소개가 끝나고 1대 1 매칭이 곧바로 이어졌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시 망설이던 남성들은 마음에 둔 여성과 짝이 되려 다가갔다. 짝이 된 남녀는 수줍게 손을 마주쳤다. 이들은 "매운 걸 못 먹는다" "취미가 100대 명산 등반" 등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다.
참가자 원종훈 씨는 "템플스테이에서 사랑을 찾고자 충북 오송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라고 했다. 그는 "거리 때문에 망설여졌지만 대화 코드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길 원해서 신청했다. 장거리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의 좋은 남자 친구가 될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비서로 일하는 최연소 여성 참가자인 김 모 씨는 "20대 초반부터 회사와 집만 오가는 루틴이 반복하고 있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다. 평소에 좋은 배우자를 만나길 원했지만 만날 기회가 없어서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가 개최됐다.
조계사에서 개최된 이색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사진=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인스타그램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18일부터 1박 2일 동안 20대~30대 남녀들을 대상으로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를 개최했다. 조계사에서 만남 템플스테이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 관계자는 "전화 문의, 신청만 1,600건 이상이 들어와 이틀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각 10명씩을 선발했다"라고 전했다. 참가자의 나이는 28세~37세로 경찰, 교사, 개발자, 공무원 등 직업도 다양했다.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다수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최근의 화제가 된 연애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나는 절로'를 개최한 목적
나는 절로가 개최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사진=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인스타그램
만남 템플스테이는 보건복지부 '저출산 고령 사회 대비 인구 개선 사업'에서 추진됐다. 재단 관계자는 "미혼 남녀들의 건강한 만남을 권장하며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서 고즈넉한 환경에서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접목시켰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저출산에 관련된 교육을 듣고 불교와 접목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조계사 진신사리 탑 주위를 돌면서 소원을 빌었다. 종교가 없었지만 불교 자체에 매력을 느껴 조만간 템플스테이를 또 오고 싶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튿날에는 차담이 진행됐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튿날 아침 참가자들은 스님과 차담을 나누기 위해서 다시 모였다. 어색했던 전날의 분위기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섞여 앉았다. 웃으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인연과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차담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옆 사람과 손을 잡고 명상을 했고 술 대신 차를 따라주며 약과를 먹여줬다. 조계사 측은 지속적으로 만남 템플스테이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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