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율하동에 위치한 원룸촌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최종열 씨는 작년 봄엔 신상 장난감을 발주했다. 젊은 1인 가구들이 주로 찾는 편의점에 장난감이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난감을 발주한 것은 CU 가맹본부가 운영 중인 상생신상제도 지원금을 받으면서 반품 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생신상제도의 악순환
상생신상제도에 악순환을 겪고 있다 밝힌 CU점주협의회장/사진=BGF리테일 홈페이지 캡처
상생신상제도란 2018년 가맹본부에서 상생 차원으로 시작한 전기요금 지원을 중단하며 지난해 새로 도입하게 된 제도다. 매달 가맹본부가 지정한 상생 신상품 중에 80% 이상 발주한 점포에게 최대 지원 금액 15만 원을 지급한다.
CU점주협의회장 최 씨는 "점주들은 발주 유도를 하는 본사 영업사원 눈치를 보다가, 또는 지원이 부족한 반품 비용을 충당하려 상생신상제품 발주를 한다. 하지만 신상품이 잘 팔리지 않아서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최 씨가 발주했던 장난감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대를 지킨다. 국내의 편의점 업체들 중 점포 수 1위인 CU는 허울뿐인 상생제도를 운영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상생신상제도 신상 밀어내기다.
CU점주협의회는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안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사진=CU가맹점주협의회
CU점주협의회 소속 점주 50명이 29일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생신상제도는 상생이 아닌 사실상 신상 밀어내기"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CU 가맹본부가 마케팅의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을 대신해 점주에게 전가하는 상생신상제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저회전 상품 철회 비용을 지원했던 BGF 리테일, 하지만 물가상승과 다품목 전략으로 인해 재고 부담이 늘었다는 주장을 하는 점주들/사진=BGF 리테일 홈페이지 캡처
CU 가맹본부 BGF 리테일은 상생신상제도와는 별개로 오래전부터 상품의 발주와 판매 촉진을 위해서 장기간 팔리지 않은 저회전 상품 철부 비용을 지원했다.
2년~3년 전까지만 해도 저회전 철수 지원금이 충분했지만 최근에 상품의 원가 상승과 함께 본부가 다품목 전략을 펼치면서 재고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상생신상제도의 문제를 말하는 점주들
점주들이 생각하는 상생신상제도의 문제점/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점주들은 CU 가맹본부가 상생신상제품들을 과하게 지정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매달 평균 156개이고 가장 많았던 달은 239개에 달했다고 말했다. 점포 입지를 고려하지 않고 제도를 운영하는 점도 문제이다.
최 씨는 "조리용 소스, 대용량 김치, 완구, 기저귀 등을 직장가나 유흥가 등의 판매가 어려운 점포들도 발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충남 서산의 대산공단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박서현 씨도 "영업사원들의 호소에 공단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소스나 생리대를 발주한 경험도 있다"라고 했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상생신상제도
CU 가맹점주협의회의 설문조사에서 상생신장제도에 대한 평은 좋지 않았다./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CU 가맹점주협의회가 지난 8월 551명의 점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7.7%가 상생신상제도가 본부의 판매전략 또는 신상품 밀어내기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에 BGF 리테일은 내년 상생안으로 신상품 중 상생신상 대상의 상품 비율을 현재 80%에서 7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점주들은 신상품 수의 자체가 늘면 비율을 낮춰도 상생 대상 상품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이들은 전기요금 지원 재개를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 전기요금의 지원이 어렵다면 점포 상권에 맞는 상생신상제품을 발주하도록 개선하고 발주율을 80%에서 60%으로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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