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동시에 미국 전역을 곤혹에 빠트리기도 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무려 2년 전인 2021년 5월부터 자동차 도난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데 무려 도난 차량 70%가 현대차 및 기아 차종이다.
이유는 2015년 이전 생산된 현대차와 2011년 이전 생산된 기아 차량에 차량 도난을 방지해 줄 핵심 시스템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도 해당 연식의 현대차 및 기아 차량을 훔치는 ‘기아 챌린지(Kia Challenge)‘ 유행이 식지 않는데, 책임 소재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대립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 리콜 요구한 18개 주 기준 부합하지 않아 거절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 언론 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차량 도난 관련 문제가 리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셈 하티포글루 NHTSA 집행부 국장 대행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등에 보낸 서한을 통해 “NHTSA는 해당 문제가 리콜을 필요로 하는 규정 위반 및 안전 결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안전 표준이 이모빌라이저(도난 방지 사양)를 엔진에 장착하도록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NHTSA가 리콜을 실시하는 기준에 대해 “절도범이 스티어링 칼럼 커버를 부수고 시동을 걸기 위해 도난 방지 부품을 제거하는 행위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18개 주 법무장관들은 NHTSA에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도난 방지 설계가 취약하다며 미 전역에서 리콜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캐나다와 유럽에 판매한 동일 모델에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포함됐으나 미국 판매 사양에서만 제외됐다“라고 주장했다.
틱톡 발 유행 ‘기아 챌린지’ 현대차 2,600억 원 보상
한편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현대차와 기아 차량 중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은 차량을 절도하는 범죄 놀이가 ‘기아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유행하고 있다. 이는 2015년 이전 생산된 현대차와 2011년 이전 생산된 기아 차량에 도난 방지용 시동 제어 장치 ‘이모빌라이저’가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만 해도 작년 도난당한 현대차, 기아 차량이 7천 대를 웃돌았으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경우 살인 사건 5건과 교통사고 265건이 해당 유형의 절도와 연루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해당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스티어링 휠 잠금장치를 무료 배포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손해에 대해 보상해야 하는 현금만 2억 달러(약 2,60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집단 소송에 비난 여론도 “훔친 놈 잘못이지 않냐”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을 두고 비판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직 CBS 기자 버나드 골드버그는 미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케이크를 먹고 살이 쪘다면 이를 만든 빵집 잘못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약국 선반에 진열된 물건을 도둑맞았다면 이를 훔치기 쉽게 진열한 약국 잘못인가”라며 “절도 행위가 절도범들의 잘못인지 절도할 여지를 조금이라도 남겨둔 약국 운영자의 잘못인지 생각해 보라”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대차, 기아를 고소한 일부 지역의 논리대로라면 간식이 맛이 없다면 미국에 비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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