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은 과도기로 여겨진다. 전기차를 사기 꺼려지는 몇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안정한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화재 위험은 민감한 문제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전기차 화재로 일가족이 모두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벌어졌다. 화재도 화재지만 아니라 요즘 신차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한 가지 사양이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추돌 직후 불길 치솟아 2살 아기 포함 3명 숨져
펑파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 시각) 산시성 원청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아이토(AITO) 전기 SUV ‘M7’ 차량이 115km/h로 주행하다 선행하던 트럭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해당 차량에는 폭발로 불길이 치솟았고 차량을 빠르게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이에 주위에 있던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화재 진압과 탑승자 구출을 시도했으나 사고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에 다 쓴 소화기로 뒷문 유리창을 깨고 구출을 시도했지만 불길이 차량 전체로 옮겨붙었다. 결국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2살 난 아기가 화재로 숨졌고 다른 한 명은 구출됐지만 치료 중 사망했다.
분통 터트린 유족들 안전장치 미작동했다
유족들은 사고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는 ‘열 폭주’의 경우 해당 차량에 방지 장치가 탑재돼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설명서에는 도어 잠금장치가 충돌 시 해제된다고 설명돼 있으나 이 역시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차량은 구매한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설명했다.
특히 해당 차량에 적용된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평소 도어 내부에 매립돼 있다가 도어 개폐 시 전동식으로 돌출되는 형태인데, 사고 후 돌출되지 않아 문을 열 수 없었다는 것이다.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은 공기 저항을 소폭 줄여주며 미관상 깔끔해 최신 차량, 특히 에너지 효율이 중시되는 전기차에서 유행하는 사양이다.
제조사는 결함 부인했다고 도어 핸들 규제 필요한 시점
아이토 브랜드 측은 중국 SNS 웨이보 계정을 통해 “에어백과 고전압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작동됐다”고 결함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아이토는 화웨이가 중국 전기차 기업 세레스(Seres)에 기술을 지원해 생산된 고급 전기차 브랜드다. 화웨이는 해당 차량이 “합작이 아닌 자사 부품 제공 등 기술 지원만으로 제조됐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동 모터로 돌출되는 방식의 경우 오작동 시 강제로 열 방법이 마땅치 않으며, 수동 개폐가 가능하더라도 사용법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중국산 전기차가 아무리 싸게 나와도 사고 싶지 않은 이유”. “전기차만의 문제가 아니네”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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