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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잡이 사건은 연구 가치가 출중한 사건이었다.

ㅁㄴㅇㄹ(14.34) 2015.08.29 22:02:39
조회 1017 추천 14 댓글 48
														


그 자체로는 너무 작은 사건인데다 비슷한 사건들을 모아서 같이 논문으로 낼 수도 없지만, 타진요 사건과 관련해서 살짝 양념 정도로 들어갈 수는 있을듯.


물론 내 분야가 아니긴 하지만;;;



규모가 워낙에 다르긴 하지만 타진요사건과 유사점은 스스로 합리적 의심을 한다고 하지만 법적 테두리까지 넘어서 법적 문제로까지 번진 것.


하지만 단순히 유사점만 있다면 대마잡이 사건에 관심 가질 이유가 없다.



대마잡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 자체로 어느 쪽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논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2주가 걸렸다'라는 것인데, 이는 증명할 방법도 반증할 방법도 없었다.


반면 타진요 사건에서는 '검증'을 목적으로 한다는 부여잡을 끈이 있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검증을 요구할 권리는 전혀 없었지만) 적어도 그들의 논리 내에서는 그들이 부여잡을 끈이 있었다.


정상적인 사람이 보기에 그들의 행태는 비이성적 광기였으나, 그들은 자신들이 객관성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자연스런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그런 '검증'이라는 구심점이 없다면 모였던 광기가 흩어질까? 아니면 여전히 뭉쳐서 하나의 방향성을 이루게 될까?


만일 후자라면 그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마잡이 사건 초기에 그들이 취했던 검증 전략은 이 사건이 대마잡이가 열등감에 일으킨 해프닝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대마잡이의 신원을 물었고, 인증을 요구했다.


대마잡이가 학력을 인증하고 고학력자임이 증명됨으로써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들의 그 다음 전략은 대마잡이가 젠을 쓴다는 가정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것이었다.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대마잡이를 직접 대면함으로써 검증이 가능했다.


물론 대마잡이가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적었다.


그런데 의외로 대마잡이는 검증을 요구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자신이 젠을 쓰지 않음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대마잡이가 이렇게 나오자 대마잡이를 만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때부터가 중요하다.


대마잡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증명/반증하는 방법은 애초에 없었고,


이제는 간접적으로 증명/반증하고자 하는 방법들도 모두 사라졌다.


이제는 무슨 짓을 해도 객관성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은 이어졌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난은 적어도 대마잡이를 검증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이상 그런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자신들이 스스로 그럴 기회를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비난은 이어졌다.



그들의 내면은 어땠을까?


아무런 기능도 더이상 하지 않는 비난을 계속하는 자신들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니, 애초에 그들의 내면에서 그들 행동을 정당화하는 과정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존재하긴 했을까? 내 예상은 no 이다.



아마도 감정적인 한국의 문화 + 비이성적인 행동들이 딱히 비판받지 않는 한국 문화가 그 배경일 것이다.


그 배경 위에 그들의 감정이 더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 '감정'이란 어떤 것일까?


두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일종의 (뒤틀린) 정의감과 열등감.



전자는 검증방법이 모두 사라진 이후에는 후보에서 제외된다.


검증방법이 사라졌기 대문에 '의혹 제기'는 더이상 비난의 이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의혹제기가 비난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부여잡을 썩은 동앗줄이라도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더이상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는 비난을 계속한 것은 그들의 열등감 때문이다.


지나치게 경쟁적인 한국 문화가 그들로 하여금 남이 어떤 식으로도 앞서가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도록 했을 것이다.


(아마 학력 인증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크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마잡이는 학력 인증을 하면 조금이라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열등감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이 점이 타진요 사건과의 큰 차이점이다.


타진요때는 잘못된 방향이긴 했지만, 부여잡을 썩은 동앗줄이라도 있었고, 스스로를 정당화할 요소가 있기는 했다.


그런 요소가 제거되더라도 광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마치 심지 없이도 타는 불꽃 같다고나 할까.


이것은 한국인들이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충동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생각보다도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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