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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생산직 현실

ㅇㅇ(59.20) 2024.11.25 14:14:59
조회 410 추천 2 댓글 2

대기업 생산직이 최고가 아닌 이유

울산 현차 생산직 인기에 대하여

by홍그리May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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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울산친구들과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유독경제적 격차가 두드러진다. 1인당 GDP가 3만 불이 넘는 국가에서 지역별로 경제적 수준이 차이나 봤자 얼마가 차이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GRDP(각 지역별 소득 수준)을 비교해 보면 전국에서 울산이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은 약 100년 전부터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이 3대 산업이 고루 발전한 도시다. 거제나 포항은 조선, 여수는 석유화학에 치우친 것과 달리 울산은 고루 이 3대 산업이 고루 발전하며 IMF, 금융위기 때에도 큰 타격이 없었다. 이 때는 대기업 생산직이라고 하면, 특별한 스펙이 없는 이들도 전국에서 몰려와 직업 훈련소를 몇 주 거치면 정규직으로 다 받아주는 시대였다. 지금 현대자동차 생산직 모집공고를 올리면 700명을 뽑는데 전국에서 약 20만 명이 가까이 지원을 한다. 직업에 대한 인식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먼저 과거에는 아무나 교육을 받으면 들어갈 수 있었던 현대자동차 생산직이 최고라는 인식은 어떻게 생기게 된 걸까. 울산에서 몇십 년을 산 경험으로 빗대어보자면 지원자 20만 명 중 대다수는 업무의 연장선이 없어 내 할 일만 하면 집에 갈 수 있다는 장점, 정년 만 60세까지 보장, 교대근무로 인한 특근 등 높은 월급 이 세 가지일 것이다. 특히 1987년 이후 노동운동을 통해 권리를 쟁취한 울산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최고 임금, 고용보장, 연공급을 획득하며 생산직의 위상을 높였다. 이 세 가지의 원초적인 근원은 ‘중산층으로의 갈망’이다. 대한민국에서 흙수저가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은 암묵적으로 합의되어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을 가거나, 전문직&메이저공기업& 5급, 7급 공무원을 하거나, 사업으로 대박을 치거나, 유명인이 되거나. 근데 이 넷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때 현대자동차 생산직만큼 중산층으로 갈 수 있는 빠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한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직업 안정성으로나 위 넷에 절대 꿀리지 않거든.

현차 생산직은 초봉 6천이다. 성과급, 특별성과급에, 임담협 성과급에, 복지포인트까지 하면 그 이상이다. 성과급은 약 기본급의 750% 정도에 근속연수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므로 15년 이상만 근속해도 연봉 1억 가까이 된다. 30년 근속에는 연봉만 1.5억이 넘는다. 심지어 타 생산직과 달리 야간근무를 안 하고 주간 2교대만으로 이 연봉을 받는 거다. 뒤에는 든든한 노조가 뒷받침해주니,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타 업체 이들에게는 울타리 너머 차별일 뿐이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다.


“돈이 있어도 만약 행복하지 않다면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물론 현차 생산직보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세상에 수도 없이 많지만, 근무 여건을 고려했을 때에는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 직장임에는 확실하다. 돈이 부족하면 돈을 맞춰주고, 근무여건은 역행하지 않고 나날이 좋아지기만 하니까.

근데 이건 좋은 방향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울산의 대기업 생산직은 미래에 절대 괜찮은 대안이라 할 수 없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


이제 세상이 변했다. 아직 과연 상위노동계층을 사람들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할까? 이는 울산만이 가져온 독립적인 ‘중산층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현대사회는 지식기반산업이 돈을 부르는 시대다. 미국 나스닥 1위부터 쭉 한번 보자.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제조업은 테슬라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마저도 전기차에다가 일론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등 다른 지식산업에 투자한다.

울산에 있는 기업은 생산직 증원보다 이제 대졸 엔지니어의 숙련도에 더 집중한다. 수출이 잘 되고 내수시장이 활황이던 과거에나 생산량을 늘려야 하니 생산직을 증원했지, 이젠 기업의 미래지향적 가치를 따지는 거다. 기업이 작년매출 그대로 올해 매출을 달성했다면 그건 현상유지가 아니라 퇴보하는 것이다. 기업은 매년 성장해야만이 존재가치가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에 현대차가 몇백 명 생산직을 채용한 것도 사실 정치적 색깔이 짙다. 실제로 울산의 대졸엔지니어 제외, 사무직 정규직은 SKY출신 몇 명뿐이고 이 사람들마저 지방이라는 이유로 줄퇴사를 한다. 이 외엔 다 계약직, 알바뿐이란 거다. 이미 들어온 생산직 직원들도 안심할 수 없고, 그저 ‘노조가 지켜주겠지’라는 막연한 믿음뿐이다.


둘째는, 생산직의 도시 울산 자체가 죽고 있다. 한 개인이 현차생산직에 최종합격했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도시 전체를 보아야 한다. 울산광역시의 인구는 110만으로, 해가 갈수록 인구가 줄어 길거리를 걷다 보면 학생을 제외하고 청년이 많이 없다. 내 어릴 적 번화가의 주말 풍경과 비교해 보면 한없이 한산하다. 대기업이 많아 자녀학자금이 나와 대학입학률은 전국에서 제일 높은데 취업할 데가 없어 모두 서울이나 부산으로 빠진다. 대졸엔지니어만이 살아남는 곳이다. 미국의 디트로이트를 연상케 하는 죽어가는 도시에서 중산층이 무슨 의미가 있나? 더 이상 이곳은 다양성과 화려함으로 청년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란 거다. 대졸엔지니어를 제외하고 울산에서 취업하는 사람들을 보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공기업, 공무원이 다다. 내 친한 친구는 공무원준비를 하다 낙방 후 취업이 안되어 쿠팡상하차를 하다 결국 설탕공장 생산직으로 취업했다. 어차피 현대차나 조선, 정유, 자동차 대기업 생산직은 전공자임에도 정규직자리가 앞으로 없다는 것을 이미 직감했기 때문이다. 사내하청과 일자리 합의를 도출할 때쯤이면 이미 40살이 넘어갔을 거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일자리를 구하는 건 더 한정적이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교사, 선생님등 이젠 다양성이 다소 결여된 일자리만 남았다. 울산대졸여성은 취업할 곳이 공무원, 공기업이 다란거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나 예술가, 성악가, 영화디렉터를  꿈꾸는 울산 대학생이 있다고 하자. 어떻게 울산에서 꿈을 키울 수 있겠나? 당연히 서울로 갈 수밖에 없다. 일자리는커녕 기회조차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한민국 지도를 놓고 보면, 모든 대기업의 93%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 중공업, 현대자동차도 한국조선해양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로 본사를 옮겼다. 산업체와 정출연의 연구역량을 고려할 때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된 수도권이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모든 두뇌가 울산을 빠져나가고 있다. KAIST를 본떠 만든 울산의 UNIST는 지역적 한계 속에 울산 울주에서 울산 지역발전, 상생의 개념보다 과학기술에 치중되어 있고 졸업생들은 울산에 취업하지 않고 모두 서울로 가버린다. 오히려 울산시민의 바람대로 국립종합대학이 설립됐었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제조 자동화다. 전 세계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일랜드 다음으로 대한민국이다. 22년 통계 기준 약 27%다. 제조업의 비중이 높을수록 이는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거고, 국가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된다.

대학생 때 용돈이 부족해 울산 북구 현대차 1 공장에서차체를 조립한 적이 있다. 하루 밤새면 14~16만 원을 받으니, 울산에 있는 대학생의 특권 아닌 특권이었다. 보통 대학생이나 촉탁직(2년 계약), 알바생들은 생산직 중에서도 (그나마) 힘든 의장품설치 부분에서 일을 한다. 이 외에도 볼트나 너트를 조이거나 차체를 조립하는 말 그대로 단순업무다. 이는 실제 생산직 정규직과 동일한 일인데 그때에도 이미 대다수의 단순 조립은 기계가 하고 있었다. 미래에는 이 모든 게 100% 자동화될 거다. 노조가 힘이 아무리 강한 들 사람이 할 일이 없는데 어떻게 생산직을 더 채용할 수 있을까? 특히지금은 기후위기가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현대중공업은 탄소를 아예 배출하지 않는 수소로 연료원을 바꿔야 한다. 현대자동차도 테슬라처럼 전기차, 수소자동차 개발 등 환경을 해치지 않는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등장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확하게 10년 뒤만 생각해 봐도 생산직이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답은 나온다.


마지막으로, 한 개인의 입장에서도 생산직이 과연 정답일까 하는 거다. 올해 현차 생산직을 700명 뽑았는데, 그중 대졸자들이 힘든 경쟁을 뚫고 생산직에 들어가도 얼마 안 가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는 단순노동에 대한 회의감과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생산직근무자들은 대졸자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봐 그들의 리그에 끼워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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