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악기느님 만수무강하소서
“열렸네. 여기 터졌네. 그래서 소리가 악기통을 꽉 차게 울리지 못하고 여기로 새는 거야.”
현악기는 나무를 이어붙여 만든 거라 우리나라처럼 온도와 습도가 계절 따라 스펙타클하게 바뀌는 환경에서는 관리를 정말 잘 해줘야 해. 온도, 습도에 따라 나무가 이완, 수축 하다보면 접합부가 벌어지기도 하는데 그걸 터졌다고 표현해. 윤사장 말대로 소리가 새니까 듣기에 이상해질 수밖에 없지.
크랙(갈라짐,깨짐)
목 부러짐(심하게 떨어트리거나 넘어졌을 때...)
터짐 말고도 위와 같은 참사(짤 검색하다 내적 비명 지름ㅋ)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히 다루고 관리도 열심히 하는 수밖에ㅠㅠ
나<<<<<<악기(오조오억배 중요)
지인이 어릴 때 오케스트라 하던 썰 들려줬는데. 지휘자가 바이올린 파트 연습시킬 때 다른 파트는 할 게 없으니 가만 있는데 첼로 파트 어떤 친구가 졸다가(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으면 졸린게 당연) 의자에서 자빠진 거야. 근데 주변 모든 사람들이 첼로만 잡아주고 넘어지는 애는 아무도 신경 안 썼다는(당사자도 넘어지는 와중에 첼로는 안 넘어지게 사수함) 웃픈 이야기...ㅋㅋ
이런 맥락에서 송아가 비 오던 날 악기 케이스에 애지중지 옷 씌우고 본인은 비 맞고 가던 것도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지.
2. 사랑은 f홀을 타고...?
“얼른 해, 세 번. 악기 f홀에다 대고 말해. 안에까지 구석구석 잘 들리게.”
f홀은 현악기 몸통에 있는 f 모양새의 구멍을 말해. 음을 낼 때 울림이 f홀을 통해 나오는 거라 현악기에서 스피커 역할이라고 보면 돼. 현악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언젠가쯤 현악기 특집 때 해보도록 하자.(그리고 윤사장 너도 나 좀 보자)
3. 필하모닉? 심포니?
“어릴 때 제2의 사라 장이라고, 뉴욕필 협연도 하고...”
필하모닉 : 필하모니아(음악을 사랑하는)에서 유래
심포니: 그리스어 신포니아(함께 울린다)에서 유래
옛날에는 필하모닉은 부유한 계층이 유료회원제로 즐기는 음악을 하는 오케스트라, 심포니는 중산층 대상의 오케스트라. 이런 식의 차이가 있었다는데 현대에 들어와서는 차이 없이 쓰이고 있어.
TMI) 1842년에 설립된 뉴욕 필하모닉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야.
4. 랑랑이 우리 드라마를 본다고?!
2회 준영이 음반사러 갔을 때 랑랑이 보이더라고(괜히 반갑)
랑랑은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싸다는 월클 피아니스트이고 화려한 연주 액션(?)으로도 유명해.(이거 때문에 호불호 갈리긴 함.)
영상 가져왔는데 10초 정도만 봐도 느껴져... 연주할 때 표정과 몸짓이 준영이랑 거의 대척점에 있는 분ㅋㅋㅋㅋ
+해나가 집어든 음반은 조성진 5월 신보 '방랑자' (댓글 제보)
5. 쇼팽콩쿨 1위 없는 2위, 박준영.
쇼팽콩쿨은 세계 3대 콩쿨 중 하나. 5년에 한 번 열리고, 연령 제한(17~28세)도 있어.
콩쿨에서 순위 매길 때는 등수 별로 몇 점 이상이라고 정해놓기 때문에 1위 없는 2위 이런 일이 벌어져(실제 역대 수상자 참고). 특정 순위가 비어있는 건 자주 있는 일임... 나중에 준영이가 콩쿨에서 마음 가는대로 연주해서 1위 하는 모습 꼭!! 보고 싶다.
6. 송아씨, 제 넘순이 좀 해주실래요? (감동파괴의 현장)
원래 대사는 “송아씨. 제 악보 좀 넘겨주실래요?”이고 그 후에 “페이지 터닝 해본 적 있으세요?”라고 간지나게 얘기했지만 실제로 음대생들 사이에선 편하게 ‘넘순이/넘돌이 좀 해줘.’라고 통용됨ㅋㅋ
페이지 터닝에서 연주자가 원하는 정확하고 미묘한 타이밍을 맞추는 게 되게 어려운 일이라고 해. 물론 우리 준쏭이 이렇게 잘 해냈죠.(뿌듯)
악보를 볼 때 한번에 길게 읽어내는 사람도 있고 쪼개서 보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그걸 읽어내는 게 준영이가 말한 연주자희 호흡을 느껴보라는 말이었을 거라고 함! (출처:우리 드라마 리뷰 영상)
송아가 상의 펄럭일까봐 오른손으로 잡고 있는거, 악보 잡고 준영이 신호 기다리는거, 고개 끄덕 하자마자 신속하게 넘기고 악보 아래쪽 잡아서 정리해주는 것 까지 갓벽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박준영 이 다정한 사람아. 악보 끄트머리는 언제 접어둔 거야?(대가리 깸.)
+ 페이지 터닝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페이지 터너>라는 제목의 한국 드라마(3부작. 예고 배경 청춘물인데 개꿀잼!)와 동명의 외국 영화가 있음(2006년 작. 아직 못 봤는데 본 사람 있으면 후기 부탁해.) 두 작품 다 페이지 터너가 연주를 얼마나 망칠 수(도)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실제로 연주 중에 페이지 터너가, 혹은 연주자 본인이 악보 잘못 넘겨서 대참사 일어난 영상을 가져와 봤어.(이 글 쓰면서 두 번째로 정신이 아득해짐...)
이 영상은 유자 왕(중국계 피아니스트)의 페이지 터너가 실수해서 째려보는 영상.
그래서 이번엔 패드에 전자악보 준비한 유자 왕(라벨-왼손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근데 어느 무대에선가 한 번에 여러 장 넘어가서 호다닥 다시 앞으로 넘기고 연주한 적도 있대ㅋㅋ
TMI) 요즘은 패드+블루투스 페달 연결해서 발로도 페이지 터닝이 가능하다고 하네.
7. 물집 잡힌 손으로 피치카토라뇨.. 차라리 죽음을 달라
“똑바로 못해? 오른손 피치카토 소리 너무 약하잖아.”
“여기 물집이 너무 아파서.”
“아직도 물집이 안 터졌어? 연습 제대로 했음 벌써 굳은살 생겼지. 그럼 안 아프잖아.”
아, 어머니 너무 살벌하세요....ㅠ 피치카토는 손가락 끝으로 현을 튕겨서 내는 주법이야. 물집, 굳은살 생기는 건 체질이 달라서 덜 아픈 사람도 있고.. 암튼 물집 잡히면 그때부터 죽음뿐. ‘오른손’ 피치카토라고 콕 집어 얘기한거 보면 ‘왼손’ 피치카토도 있다는 얘기겠지?
(피치카토 폴카라는 곡인데 나도 이번에 처음 들어봤어. only 피치카토만 나오는 곡인데 바이올린을 기타보다 더하게 치네ㅋㅋ 재밌는 곡이니 들어봐.)
이 외에도 현악기 주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다 설명하면 너무 길어져서 이거도 언젠가 할 현악기 특집에!
8. 오늘도 질문 타임
1) 이건 질문은 아니었지만 댓글에 대한 보충설명
1회 TMI에 오케스트라 연주할 때 업보우, 다운보우를 미리 맞춘다고 했었지. 업, 다운을 맞추는 건 미관상의 이유도 있지만 활 긋는 방향에 따라 소리의 느낌도 달라져서 곡 해석에 있어 되게 중요한 문제야.
이렇게 악보에 업, 다운이 적혀있긴 한데 모든 음에 표시된 게 아님.(첫번째 동그라미가 업, 두번째가 다운 표시) 저렇게 뜨문뜨문 있어서 그 사이에 연주 어떻게 할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예를 들면 악보에서는 업으로 시작해서 한번에 쭉 6개 음을 이어서 연주한 후 다운으로 바꿔!라고 했는데 내 실력이 딸리면 업 2개, 다운 2개, 업 2개로 끊어서 연주할 수도 있어(초보자 입장). 아무튼 오케스트라에서는 그걸 악장(=콘서트 마스터. 단원 중 오케스트라 전체를 이끄는 바이올린 연주자.)과 현악 파트 각 수석들과 논의해서 정해.
2) 클래식 공연 가봤는데 연주자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좀 졸리더라. 공부하고 가면 재밌어?
우선 졸린 것 때문에 움츠러들지 말았으면 좋겠어! 괜찮아 다른 사람들도 졸릴 때 많은걸(나도)..ㅋㅋ 근데 연주자들이 제일 신경 쓰이는 건 기침소리래. 작게 콜록거리는 소리도 연주 홀에서는 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정말 크게 들려서.. 손수건으로 가리고 기침 소리 최대한 줄여주는 게 제일 좋음. 휴대폰 울리는 건 말할 필요 없겠지? 소리를 듣는 공연이니 관객도 소리 내지 않게 조심하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
공부라고까지 하긴 뭐하지만 공연에서 들을 곡에 대해 알고 가면 훨씬 재밌어.
(최애가수 콘서트 갈 때 새 앨범 나온거 몇 바퀴씩 돌리면서 곡 가사 다 외우고 응원법도 외워가잖아. 그거랑 비슷하달까?)
연주곡 미리 들어보기, 이 곡이 작곡된 시대적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 찾아보기, 연주자가 어떤 스타일인지 찾아보기, 공연장 가서 프로그램 북 사서 읽어보기 등을 해볼 수 있고.
그리고 클래식에는 대규모 오케스트라 공연만 있는 게 아니니까 좋아하는 악기가 나오는 앙상블, 독주회 등을 골라서 가보는 것도 좋아.
(나는 첼로 좋아해서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첼로만 12대 나옴!!) 내한공연 가보고 싶었는데 죽기 전엔 보겠지.....?)
사실 제일 편한 건 해설이 곁들여진 공연인 것 같아. 그럼 미리 찾아볼 것도 없고 당일날 가서 들으면 되니까ㅎㅎ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기본적으로 클래식이랑 친해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람마다 방식은 다르니까 공연장부터 가서 몸으로 겪어보는 방법도 있고, 집에서 여러 영상이나 미디어로 가까워지고 나중에 공연 보러 가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
바로 다음편일지는 모르지만 조만간 클래식을 좀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미디어를 소개해보는 글도 적어보도록 할게!
틀린거 있으면 얘기해주고,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 남겨줘
오늘도 이 긴 글을 끝까지 읽어줬다면 고마워ㅎㅎ
*참고한 정보들 출처
https://youtu.be/Dn8T2kONBto(울드 리뷰영상 회차별로 있는데 재밌더라)
http://auditorium.kr/2015/05/%ED%95%9C%EA%B5%AD%EC%98%88%EC%88%A0%EC%A2%85%ED%95%A9%ED%95%99%EA%B5%90-%EC%9D%B4%EA%B0%95%ED%98%B8-%EA%B5%90%EC%88%98%EC%9D%98-%EC%B2%BC%EB%A1%9C-%ED%8A%B9%EA%B0%95/
https://www.orchestrastory.com/%ec%98%a4%ec%bc%80%ec%8a%a4%ed%8a%b8%eb%9d%bc%ec%9d%98-%ec%a2%85%eb%a5%98/
https://www.orchestrastory.com/1%ec%9c%84-%ec%97%86%eb%8a%94-2%ec%9c%84%ea%b0%80-%ec%99%9c-%ec%83%9d%ea%b8%b0%eb%82%98%ec%9a%94/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7281641031003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21230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2952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60720/7928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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