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월 교미기관에 특히 난폭…등보이지 말아야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최근 전국 곳곳에서 멧돼지의 습격이 빈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멧돼지가 농작물을 파헤치거나 산에서 등산객을 위협하는 일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요즘에는 먹이를 찾기 위해 주택가에 출몰하거나 달리는 차에 뛰어드는 대범함(?)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제 멧돼지들이 농가나 야산에 한정돼 활동하는 것도 옛말이 됐다. 멧돼지로 인한 피해가 최근 도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멧돼지의 출몰은 이제는 놀라울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2008년 197건, 2009년 308건, 2010년 384건으로 증가하면서 도심 출현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멧돼지가 농가뿐만 아니라 도심에도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은 개체 수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수렵제도와 유해야생동물 포획허가제도를 전면 개선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좀처럼 멧돼지의 일탈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멧돼지는 도심 주택가에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인명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8일 오후 8시24분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온천리 주택가 골목길에 멧돼지가 나타나 유해조수감시단 엽총에 사살됐다.

6일 오전 11시20분께에는 대전시 중구 대흥동 주택가에서 출몰했다. 멧돼지의 습격으로 김모(70)씨와 민모(66·여)씨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멧돼지의 모습은 도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10일 오후 10시30분께 부산~울산간 고속도로 문수IC입구에서 멧돼지 10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포수들은 고속도로 인근 야산을 2시간동안 수색했지만 멧돼지 포획에는 실패했다. 울산지역에서는 올해 도심, 공장, 주택가, 바다, 도로를 가리지 않고 멧돼지가 출몰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올림픽대로에서 150㎏짜리 멧돼지가 차에 치여 즉사했다.

운행중인 열차에 뛰어들기도 한다. 10일 오전 1시30분께 충남 논산 개태사역 근처에서 전남 목포를 출발해 서울로 가던 새마을호 열차에 멧돼지 한 마리가 뛰어들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사고 수습을 위해 열차 운행이 30분 정도 지연됐다. 코레일은 뒤따라오던 다른 열차에 승객 30여명을 환승시켜 운행했다.

그렇다면 멧돼지를 만났을때는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전문가들은 멧돼지를 만났을 때 침착하게 대처해야 하고 절대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멧돼지는 교미기간인 11월과 12월에는 극도로 성질이 난폭해진다. 멧돼지를 마주쳤을 경우 각별히 조심해야하는 이유다.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움직여서 멧돼지를 흥분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멧돼지를 보고 크게 놀라거나 등을 보이고 달아날 경우 상대가 겁을 먹은 것으로 알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흥분하면 움직이는 물체나 사람에게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특성 탓이다.

또 멧돼지는 후각에 비해 시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경우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눈을 응시하는 것이 좋다. 일정 거리에서 멧돼지를 발견하면 가까운 주위의 나무, 바위 등에 몸을 피해야 것도 방법이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 멧돼지와 마주칠 경우에는 시동을 끈 채 차 안에서 가만히 멧돼지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차의 경적으로 울리는 것은 멧돼지를 흥분시키는 행동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멧돼지는 짝짓기 기간인 11~12월 성질이 난폭해져 멧돼지를 만나면 대처 요령을 지킨 뒤 119 구조대 등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